꽃보다 할배
BY koyang4283 ON 6. 20, 2014
모건프리먼(77),로버트드니로(71),케빈클라인(67),마이클더글라스(70).모두들헐리웃을풍미했던,아니지금도하고있는글로벌명배우들이다.모건프리먼하면’드라이빙미스데이지’가떠오른다.인종차별이심한미국남부지방을배경으로돈많고완고한유대계미망인의중후하면서도자존심강한흑인운전기사역이압권이었다.로버트드니로도새삼두말할필요가없는연기자다.마침며칠전한주말방송에그의대표작인’디어헌터’가재방돼젊었을적그의모습을다시한번볼수있었다.마이클더글라스와케빈클라인은앞의두배우보다는젊지만,각기헐리웃을대표하는배우로손색이없는캐릭터를갖고있다.이들네배우의공통점은나이가많다는점에서헐리웃에서는‘할배’격이다.그러나각자독특한캐릭터로최고의출연료를호가하는명배우다.
이들이한영화에같이출연했다.이들을좋아하는팬으로서는대단한호사가아닐수없다.영화는이름하여’라스트베가스(LastVegas)’다.헐리웃영화의산실인’라스베가스’에이들이헐리웃의원로라는점에서이곳에대한회고적의미를더한’라스트’를합성한것이다.영화는네명의죽마고우가노년에라스베이거스로여행을떠나면서펼쳐지는여정을유쾌하게그린코미디다.라스베이거스는칠순에접어든이들이생의마지막일지도모를한바탕파티를벌이는무대가된다.이런점에서모건프리먼과잭니콜슨이나왔던’버킷리스트’를연상케하는영화다.
노인들의삶은어디서나비슷하다.무기력한일상,잦은병치레,약해져가는몸은공통적이다.이들은이노년여행에서비키니콘테스트와나이트클럽을찾아젊은이들사이에파묻히고,카지노에서연금을판돈으로걸고자신의운을시험하며얼마남지않은생의절정을맛보려한다.그러나그런다고그게채워질까.그럴수록늙어있는자신을발견하며허망감과불안을느낀다.영화는노년의삶이궁극적으로단순한쾌감에의해어떤답을주지않는다는메시지를던져준다.그보다는정신적인그무엇이노년의삶을그나마더풍요롭고안정되게한다.쾌락과청춘의활력을맛보고자하는노력은이들에게는공허함만주는것이고,그런공허함속에더절실히간구되는것은사람들간의정,즉人情이라는말이다.
영화의이런메시지는이들친구들간에여러감정사로맺혔던우정이회복되고,아내에대한새삼스런사랑을느끼고,젊은이에게인생의조언을아끼지않는어른의모습이담긴장면들에서느껴진다.영화는물론개성강한이들네명배우가펼치는익살과해학의연기를보는것만으로도재미있다.이를바탕으로한에피소드가너무질펀해식상함을준다는평도없지않다.그러나어쨌든재미있다.우리시대언제헐리웃의이런명배우들이한꺼번에출연해연기를펼치는영화를다시볼수있을것인가.
이영화는헐리웃판’꽃보다할배’라해도무방할것같다.이런관점에선우리의’꽃보다할배’가먼저나왔으니헐리웃이콘셉트를원용한것이라할수있다.할배라고하지만우리할배들나이가훨씬많다.헐리웃할배들나이를합하니280세다.우리는이순재79,신구78,박근형74,백일섭70해서합이301세다.’꽃보다할배’는노인들의’황혼의배낭여행’을통한여정에서펼쳐지는에피소드를담은일종의로드무비다.재미도있으면서건전하고깊은사고의노년기를보여주고있다.두영화의콘셉트는물론차이가있다.그러나큰차이는아니고양의동서라는관점정도로보면될것같다.헐리웃이나한국이나할배들을주연으로한이런영화나드라마가많이나오고인기를얻고있는것은바람직한현상이다.노인이즐겁지않은나라는즐겁고행복한나라가아니기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