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나를위해기도해달라”며한껏자세를낮추는‘기도동냥’으로만나는사람들에게푸근함을안긴다.파파프란치스코의파격에가까운이런소탈함과검소함은전세계12억신자를가진가톨릭교회수장인교황으로서의그의리더십의바탕이기도하지만,전세계적으로큰반향을
파파프란치스코에겐그러나이런서민적이고친근한아버지의이미지만있는게아니다.어떤부정적현안에대해서는날카로운메시지로써그에대항하는매서움을겸비하고있다.예컨대교황즉위직후"규제없는자본주의는새로운형태의독재"라며자본주의의부정적측면을강하게비판한데서그런면모를엿볼수있다.
한국을방문한그의일정은만일흔일곱살의나이와는무색할정도로빡빡하게짜여있다.이가운데눈길을끄는것은대중적인행사가많다는점이다.16일광화문광장에서윤지충바오로를포함한한국의순교자123위에대한諡福미사를집전한데이어장애인요양시설인충북음성꽃동네로이동,장애인들과한국수도자4000여명을만났다.하루앞선15일에는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천주교신자들과세월호참사가족등5만여명이참석한가운데가톨릭주요행사인’성모승천대축일’미사를집전했다.
이런행사가운데프란치스코교황이세월호참사가족들과단원고학생들을따로만난것은의미가깊다.교황은방한전"세월호희생자유가족과실종자가족에게깊은위로의뜻을전한다"며세월호참사희생자가족과의만남을받아들였을뿐아니라"생존학생들과도만나고싶다"는뜻을피력한바있어단원고학생들과의만남이이뤄진것이다.
프란치스코교황의세월호참사가족들과의만남은브라질부에노스아이레스추기경시절인2004년부에노스아이레스나이트클럽화재참사로200여명의젊은이들이목숨을잃었을때를떠올리게한다.그는수년뒤추도미사에서"부에노스아이레스는일하고아첨하고돈버는데만골몰하고,주말을어떻게즐길까하다더는여기에없는우리아이들을위해충분히울지않았다"며정부와행정당국에일침을가했다.
억울한시민들의죽음을기억하고추모하면서거기에책임이있는사회구조를공개적으로비판한것이다.종교의정치개입이라는비판이뒤따랐다.그에대한교황의일침이날카롭다."성직자가행하는모든행위는정치적인것이다.인간적,종교적가치를설파하다보면정치적결과가따른다.좋든싫든이것이사실이다."
수백명의어린학생들이산채로수장된세월호참사를두고아직도시원한진상규명과관련자처벌등의방향조차결정하지못한채정치권에서는싸움박질이고사회는시끄럽다.이런상황에서교황은먼길을마다않고달려와이들희생자가족들을어루만져주었다.희생자가족을껴안고“(세월호참사를)마음속깊이간직하고있다”고위로한그모습에서파파프란치스코로서의어버이같은자상함과인자함이묻어난다.하지만한편으로그것은생명과인간경시풍조의우리사회에대한날카로운메시지이기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