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모처럼나간광화문.
친구가미대사관앞에서만나자고한다.
왜하필미대사관인가.그앞에정류장도없는데.
세종문화회관앞에서내려길을건너면KT앞정류장이다.
건너려니세종대왕동상이눈에들어온다.
아,세종대왕.
세종대왕은우리나라의훌륭한임금아닌가.
동상을보니새삼그생각이또올랐다.
그냥지나칠수가없다.
동상앞은많은사람들이저마다의형상으로사진들을찍고있다.
외국사람들도많다.
북악산을배경으로턱자리잡은세종대왕을보니광화문이넉넉해진느낌이다.
그앞에이순신장군이긴칼잡고서있으니더그렇다.
그런데한편에선여러무리의사람들이뭔가피켓을들고지나는사람들을채근한다.
‘세월호특별법’서명을위한캠페인인데,좀거추장스럽다.
광화문광장초입에얼기설기덕지덕지서있는유족들의천막도거슬린다.
그들의심정을모르는바아니고광화문과이순신장군,세종대왕이
그들을품어줬으면하는바람이지만,너무정치화되는것같아안타깝다.
광화문을지나삼청동에서점심을했다.
소주한잔걸친거나한기분으로
옛수도국군병원과현대미술관,선재아트센터쪽으로걸었다.
인사동사거리쪽으로내려오는데,그쪽한편이또시끄럽다.
또무슨서명을받고있다.
송현(松峴)이란글이눈에들어온다.
송현에호텔짓는것을거부하는서명캠페인이다.
그쪽알짜땅에모재벌에서호텔을짓기로한모양인데,그에대한반대운동이다.
그래서시끄럽다.뭐가옳고그른지는잘모르겠다.
나는송현이라는지명에뭔가가떠올랐다.
정도전이죽임을당한곳이송현에있던친구의집이다.
더구체적으로는지금의한국일보사건물이있던자리다.
아마도그일대가송현이었던것같은데,
정도전이이방원에의해죽임을당하기직전남긴’自嘲’라는시마지막구절에도나온다.
"松亭一醉竟成空(송현방한잔술에끝내물거품되었도다)"
시끌법적한길,
그러나나는이길을걸으며정도전을다시한번생각하는계기로삼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