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산은나에겐이른바’모산(母山)’의의미가깃든산이다.
산을알게해준산이바로관악산이기때문이다.
1982년,과천으로이사를가게된연유중의하나도관악산이다.
과천에서산본,그리고다시과천에사는10여년동안매주올랐다.
대충손꼽아봐도5백번이상은올랐다.
이말은연주대를5백번이상올랐다는것에다름아니기도하다.
그시절이좋았다.찌는듯한한여름날,정부청사뒷길로오른능선에서마주치던시원한바람.
나는그때그바람을‘엄마바람’이라고했던가.불성사의그찬우물물맛은또어땠는가.
불성(佛性)이어디따로있겠는가.그차디찬물맛에서나는그것을느꼈다.
영통하다는연주대를그만큼올랐으면뭔가달라졌어야하고뭔가보였었어야하는데,
아직까지도천덕꾸러기이니내가굼뜨고우왕좌왕했던탓인것같고한편으로는
결국관악산이그런나에게문을열어준것이아니었던가한다.
과천향교를기점으로해서제일많이올랐고,
안양관양동뒤로해서오르는코스를제일좋아했다.
1995년일산으로이사를오면서관악산과멀어졌다.
그후관악산을오른것은겨우손에꼽을정도일것이다.
그래서관악산에게좀미안한마음도없잖아있었다.
그저께다시밝은관악산은나에게는이를테면’회상의산행(sentimentalmountaineering)’격이었다.
정부청사뒤로해서오른산길은30년전자주오르던길이다.
문원폭포라는곳이그무렵에는이름이없는무명폭포였다.
육봉쪽으로오르는갈림길쪽에도작은폭포가있는데,
그옆계단길로사당같은것이있었다.계단길이아직있는것으로보아지금도있는것같다.
주능선의아기자기한바위들도옛모습그대로이다.옛날그무렵,우중산행에나섰다가
촛대바위부근에서안개로죽을뻔한일도있다.KBS송신탑아래로떨어지는연주암길도추억의길이다.
게으름이솔솔필때면등산로를피해숲을헤치며내려가던길이다.
그날우리재경마산고29회와33회후배들은정해진코스그래도내려왔다.
케이블카능선길로하산을하면힘이좀든다.한4,50분남짓한길이었지만,
땀에젖었고코에서단냄새가났다.
연주암에서그냥향교길로내려왔었으면좀더추억에젖었을길이다.
그길은관악산에오른첫길이기도하고눈과몸에제일익은코스다.
언젠가한겨울,과천인근에사시는언론계대선배와새벽산행에나섰다.
그무렵연주대못미쳐에산장이하나있었다.혹한의날,사람들이옹기종기산장에모였다.
흑산도출신사람들이무리를지어올라와있었다.그들은얼린홍어를먹고있었다.
우리더러막걸리와함께먹어보라고권했다.나는그때먹은홍어맛을아직도잊지못한다.
앞으로관악산을얼마나더오르게될까.
이제는작심을하지않으면쉽게찾아지지않을것이다.
그런점에서무학산악회의산행지선택과정에기댈수밖에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