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산소가는길에들린부산과마산,그리고고흥.맛있는거많이먹었다.부산서는간만에고래고기를만났다.남포동에서꽤유명하다는고래고기집이다.옛신문사후배들이데불고간집이다.아무래도고래고기에대한것은옛기억에기댈수밖에없다.옛날부산초량에선가허름한어느할머니가하시는식당에서먹은고래고기맛을잊을수가없다.그맛을기대한것은아니다.나이도먹고입맛도변하고고래도변했을것이니.주인아주머니가정성스레내놓은고래고기는우선보기가참좋다.보기좋은음식이맛있다고했는데,정말맛있다.내놓을때는일견수북해보였는데,서로들몇번젓가락질이오가니금새바닥이드러난다.아주머니가보더니서비스라면서고기를좀더내온다.그런데,서비스로내놓은고기가더맛있는이유는뭘까.고소하면서쫄깃하고향내까지풍긴다.소주세병이후딱날라갔다.
다음은마산이다.한선배와간밤에오동동에서진하게마시고난다음날이라속이더부룩하다.오동동선창가.선배는아무말없이앞서간다.어느식당앞에서섰는데,’기산식당’이라는곳이다.처음와보는집이다.주인할머니와아들로보이는아저씨가부엌에서생선을다듬고있다.싱싱한학꽁치다.일본말로이른바’사요리’로부르는생선이다.주문도하질않았는데,할머니는선배를잘아시는지학꽁치회부터한접시썰어내놓는다.아침부터더부룩한속에회가썩당기지는않았는데,싱싱한빛깔이구미를돋우었다.한젓갈에입안이황홀해졌다.부드럽고달콤하고싱싱하고.소주가빠질수가없다.사요리회로소주세병이또후닥날라갔다.그리고나온게대구탕이다.고니가풍성한마산식대구탕.땀뻘뻘흘리고한그릇비웠더니,소주기운이날라가버리고없다.
다음은고흥.순천만에연한시골마을인데,또다른한선배가만나자마자이끈다.마트에가서하루저녁먹거리를사서냅다달렸다.선배는그마을에서유지노릇을한다.이름이영철이인이장까지동생부리듯한다.집에도착해서저녁준비를하는데,그쪽에살면서선배를’아버지’쯤으로여기는젊은청년이전화를하면서오겠다고한다.선배는병어나좀썽글어갔고오라고했다.그청년은들어오면서큰스티로폴박스를하나짊어지고왔다.그게뭔가.감성돔이다.싱싱하고큰감성돔을한마리썰어회로가져온것이다.씨알굵고실한감성동을고흥땅에서먹게된것이다.무슨말이더필요할까.같이간한형은정평난요리솜씨로미더덕된장을끓여내놓는다.엄청마시고먹었다.병수는더이상얘기하지않겠다.다음날아침,모두다멀쩡하다.속도개운하고컨디션도좋다.싱싱한돔을먹은탓일것이다.아침으로마산서사간대구로또대구탕을끓여먹었다.2박3일잘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