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잠적 무기수’의 自殺을 보며

화창한봄날에또안타까운한죽음을본다.이른바잠적무기수로세간의민심을흉흉하게몰아갔던홍승만이결국자살로생을마감한것이다.근일주일그의동선과거취를놓고갖은억측이난무하던민심도이로써사그러질것이고언제그런일이있었냐는듯잠잠해질것이다.

떠들썩하던매스컴도그의자살소식은인색하다할정도로다루고있다.그저한켠에단신수준으로내몰아버리면서털어버리는형국이다.냄비근성매스컴의전형을보는것같다.

홍승만이한짓은분명잘못된것이다.그러나그가결국자살로결말을낸것은참아쉽고안타깝다는생각이다.여러假定(가정)과생각이있을것이지만,한가지집혀지는것은우리사회가그를자살로몰고간것이아닌가하는점이다.

흉악범을비호할생각은없지만,그래도같은인간이라는측면에서너무일방적으로매도하고낙인하면서결국은막다른길로내몰아극단적인선택을강요하다시피한측면이있다는얘기다.

안타까운것은우리사회의몰이해성이다.20년을감옥에서지낸장기수가귀휴로바깥세상으로나왔을때어땠을까.환희와기쁨보다는당황스러웠을것이다.가족들과의소식은이어져왔겠지만,바깥세상에서서로들얼굴을마주한다는게얼마나어색했을까.그리고편지를주고받으며알고지낸여성에대한생각도그랬을것이다.

아무리흉악범장기수인홍승만에게도분명희망은있었을것이다.그의수감생활에서그런면이돋보인다.착실한모범수에다학사학위까지받았고,신앙도있었다고전해진다.이는희망을전제로하는것아니겠는가.

그에게주어진4박5일간의귀휴는이를테면그의희망에대한일종의시금석이었을것이다.감옥에서키운희망이어떻게다시가꾸어지고키워질것인가에대한실험이었을것이고.

하지만20년만의바깥세상에서그에게맞딱드려진것은차가운시선들이다.청혼을거부당했다고전해지는데,나름사랑을키워온그여인에게서받은충격은컸을것이다.흉악범장기수를자식,형제로둔가족들처지의관점에서느꼈을홍승만의생각도그랬을것이다.

그는결국귀휴마감시간을어기고사라져버린다.그로써그는’점적한흉악범장기수’가되면서,세상은그를다시떠들썩하게범죄의주모자로낙인한다.우리사회가장기수인홍승만의이런처지를좀이해하고배려했다면어땠을까싶다.우리사회는그저흉악범무기수가잠적했다는관점으로재범에대한우려의시각으로만단죄하고자했다.20년을감옥에서지낸장기수의사회에대한판단과이해,그리고상식이과연정상적일수있겠는가.그런그에게우리사회는일방적인잣대로만몰아가면서비극적이고안타까운결과로이어지지않았겠냐하는아쉬움이있다.

매스컴의행태도지적하지않을수없다.무기수홍승만이귀휴시간을어기고잠적한것은분명하나의사건이고뉴스다.매스컴들이홍승만의거취와동선을추적보도하는것도당연하다.하지만너무일방적으로떠들썩하게몰아붙였다.매스컴들의관점은흥승만의재범가능성쪽에무게를두었다.그의처지에대한최소한의이해의관점에서사건의긍정적인결말을유도하는보도와논평은어느매스컴이든단한곳에서보지못했다.

실시간으로도배하다시피하는매스컴의이런보도를보면서홍승만이갈곳은이세상어디에도없었을것이다.희망마저사그라든처지에서세상막장으로내몰린홍승만이택할수있는길은어디였을까.

홍승만은생의마지막으로남긴유서에서세상에대한어떤원망도없다고했다.진심으로느껴진다.그런생각으로수형생활을했고,귀휴도했을것이다.그런그가또다시흉악한범죄를도모했으리라고믿고싶지않다.우리사회가그런그에게조그만이해와배려,그리고희망의메시지라도주었더라면어땠을까싶다.

이번사건을보면서새삼사람존중의무게성을느낀다.아무리몹쓸사람이라도존중받을가치는있다.적어도우리가,혹은우리사회가인간을평가하고단죄할때가져야할최소한의덕목은사람에대한존중이다.이런가치를바탕으로한이해와배려도있어야하지않을까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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