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의높낮이나險路의정도등에따라산을나눈다.좋은산과나쁜산의구분이있을수있겠으나,산좋아하는사람들에게나쁜산은아예없다.어렵고힘든산에대비돼는것으로쉬운산을운위하지만,산많이타보면쉬운산은결코없다는것을알게된다.이는산을대하는정신자세와도무관하지않다.어떤산이든가볍게보지말라는것아니겠는가.
하지만이를곧잘까먹는다.서울근교의산들중청계산은가끔씩좀쉬운산으로인식된다.서울도심에서접근하기좋을뿐더러산행로가고만고만하고아기자기하기때문이다.봄.가을의야유회장소로연상되는측면도있을것이다.그저가볍게올랐다내려와막걸리한잔하는산으로여기는산이다.
이런생각으로청계산을오르다큰코다치는경우가더러있다.청계산종주산행은결코만만치않은코스다.작년11월인가,인덕원옥방골에서올라너댓개의봉우리를오르고원터골로내려온종주산행은무척힘들었다.어떤봉우리인가는오르지않고지나쳤을정도로지쳤었다.코에서단내가풍겨날정도였다.마음을다시다잡는계기가됐다.쉬운산은역시결코없다.
그저께는청계산의또다른면을맛봤다.아름답고속살이깊은산이라는것.그리고봄꽃이아름다운산이라는것.아침부터비가오락가락했다.산타는사람들대개는비를꺼린다.산길도질척하고미끄러울뿐아니라걸리적거리는게많다.일행들중에도그런분위기가감지됐다.그러나반기는사람들도있다.산에비가내리면또다른풍경과조우할수있고그특유의산분위기를맛볼수있다.이럴경우누구든먼저치고나가면된다.비오는거하고산가는거하고무슨관계인가하며분위기를이끄는산꾼들이있게마련이다.모두들군말없이따른다.
비오는산길은호젓하다.많이오는비도아니고그저바람에날릴정도의비는청각을자연의소리에고정시키는묘한마력같은게있다.비소리,바람소리,나무잎새의서걱거리는소리만들린다.문득문득눈앞으로어른거리는운무도소리를내는것같다.그리고오르내리고걸어가는저벅저벅발걸음소리는호젓함을더한다.
절기로보아그럴것이라고예상은했지만,청계산은이날철쭉의화원이었다.봄비속의철쭉은촉촉하게피어올라산길을화려하게수놓고있었다.모두들이구동성으로감탄을한다.몸은바삐산길을오르내리지만,간혹만개한철쭉의무리앞에멈춰들서서넋을잃고꽃을바라다본다.철쭉은봄이면어느산이든핀다.그러나유달리곱고아름다운철쭉을많이피우는산들이있다.소백산을최고로친다.청계산철쭉도그반열에넣는다해서뭐라할사람이없을것같다.
이수봉을올라국사봉으로가는어느지점에선가발들이멈춘다.봄비속운무와굴참나무,그리고꽃이파리들이어우러진기막힌풍광.모두들아무말이없다.그러나그순간누군가가사진을찍는다.그래서그풍광이남았다.지금보아도감탄이난다.
원터골에서이수봉을올라국사봉을거쳐운중동으로내려왔는데,종주는아니었지만,5시간쯤걸린산행시간으로보아그에버금가는산행이었다.이날청계산산행의키워드는철쭉산행이다.한마디더보탠다면봄비내리는‘우중의철쭉산행’이라할것이다.(사진;이상엽,홍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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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레사 (제 글 좀 내려주시면 안 될까요)koyang4283 (중학교 졸업 50년)
김동일 (중학교 졸업 50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