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은내가술마시는것을싫어한다.연유가있다.아들이태어나던날,나는작취미성이었다.새벽녘,장모님의채근에엉겁결에복도로나가캐리어에실려져오는아들을처음볼때가그런모습이었다.그후로도그랬다.밤이면취해들어가기일쑤였고,아버지는아들에게늘그런모습으로각인돼왔을것이다.안스럽고원망스러웠을것이다.아들이자라오면서말수가별로없는것도그런연유의일단이있을것이라고믿는다.그나이에술잘안마시는것도그럴것이고.
그런불만아닌불만을가진아들이나에게다정다감할리가없다.그때문인지지엄마한테도그럴때는내탓이라는자책감마저든다.
아들은집안및가족과관련된일은말없이알아서한다.무슨날을맞아뭘건넬때도그렇다.말없이그냥쑥내민다.물어보면단답형이다.기껏좋게보일때가그냥씩웃는모습이다.
그저께아들이뭔가를내게쑥내밀었다.
이게뭐냐?
블루투스스피커.
그게뭔데?
그냥스피커인데,아버지쓰시라고.
블루투스가뭔지는안다.두어달전쯤아들이내게준게블루투스헤드셋이었기때문이다.그것을받아매뉴얼을꼼꼼하게읽고서야뭔지를알았고,지금은잘쓰고있다.그런데이번에는스피커다.
블루투스헤드셋을알고있었기에좀자신감을갖고포장을뜯었는데,잘모르겠다.매뉴얼이있다.그런데,글이깨알보다작다.돋보기에다카메라렌즈까지들이대도무슨말인지모르겠다.한밤중에그거파악하느라진땀을뺐다.겨우해독을한후설치를하고켰더니새로운세상을맛본다.조그만스피커셋이그만한볼륨일줄은몰랐다.
어제아들이퇴근해들어오면서그스피커로음악을듣고있는나와눈이마주쳤다.아들이싱긋웃었고나도웃었던가.
십년전쯤인가,아들이어느날뭔가가든박스를매고집에들어왔다.뭐냐고했더니컴퓨터란다.왠컴퓨터했더니,아버지것이라면서용산전자시장선배에게특별히주문한것이라고했다.구닥다리컴퓨터로하루종일집에박혀있는내가딱해보였던모양이다.그무렵첫직장을잡은아들이준것이라,그컴퓨터을아껴썼고,지금도그컴퓨터로글을쓰고있다.
그러고보니오늘이어버이날이다.아침에아들은출근하기바쁘다.카네이션이없으면어떠한가.나는블루투스스피커가아들의어버이날선물이라고믿고싶다.아들은지엄마에게도뭔가를선물했을것이다.그랬을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