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봄이가기전에소풍이나함께가자고친구가조른다.그러자고했지만,막상가려니준비할게많다.그런뜻을내비쳤더니,친구하나가먹을것은자기가장만하겠다고했다.그러면서먹고싶은게뭐냐고물었다.모두들마산이고향아닌가.생선으로한먹거리들,이를테면대구찜이나미더덕찜등이줄줄이나왔다.이런얘기들을주고받은게지난주다.
그냥지나가는소리로주고받은소풍으로치부했다.그런데,그저께아침에갑자기전화가온것이다.소풍을가자는것.무슨소리냐했더니,음식도다장만했고,나더러는그냥몸만나오라고한다.파주선배에게전화를드렸더니각중에웬소풍이냐고좀심드렁했지만,소풍말을꺼낸장본인아닌가.그래서오후에일산호수공원에서만나자고들했다.
친구혼자음식을장만해오겠다는게좀마음에걸렸다.나도좀준비하자싶었다.동네수퍼마켓에서파는냉동가재미로하자.그것을잠시염장해서구워가기로하자.아내는염장까지만해주고출근했다.오후약속시간에맞춰정오쯤구웠는데,가재미가부숴져버린다.냉동을좀시킨후구워야반듯하게굽힌다는걸몰랐다.
호수공원에서파주선배와또한선배를만난후좀있으니,친구들이도착한다.나는그늘짙은잔디밭에자리를잡고있었고선배들이짐을가지러가는데,짐들이만만찮다.바리바리차트렁크에실은먹거리들을들고오는데무슨잔치날같다.준비를철저히했다.돗자리에식탁보까지깐다.
음식들을풀어놓는데,그날주문삼아말이오갔던고향음식들이다.대구찜에미더덕찜,가재미구이에말린송이,그리고물김치등갖가지다.검정쌀과현미로지은밥도나온다.거기다내가가지고간갈치속젓과베이크드빈,참치캔등까지꺼내놓으니정말푸짐한한상이다.술이빠질수가있나.한친구가집에서담근모과주를큰병에담아왔다.선배는맥주와소주를준비해왔다.
우리들은푸짐한고향먹거리로느지막한봄날의오후를보냈다.술잔들이오가면서자리는더욱흥겨워져가는데,파주선배가어디로전화를한다.그러더니나보고받아보라고한다.영등포에사무실이있는후배다.전화를받으라니나더러어쩌란말인가.도리가없다.지금하던일당장그만두고택시잡아티고호수공원으로오거라.후배는한40분후에거짓말처럼도착했다.형님,일이뭐그리중요합니까.일은다음에해도되지요.그렇게해서우리들은봄날의호수공원이어둑해질때까지먹고마시고놀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