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겨울 山行

북한산기슭에진눈깨비가내린다.

대성문으로오르는길에자리잡은형제봉기슭이다.

자리잡은곳은그친구에게익숙한터인모양이다.

북한산을오르면항상이곳에자리를잡아,쉬고요기하며북한산을닮아간다고한다.

꾸무적한날씨가형제봉쯤에도달했을땐제법차가운바람과함께진눈깨비를흩뿌리게한다.

겨울북한산앙상한기슭에자리잡고앉으니참적막하면서도평온한그무엇을느끼게한다.

친구들배낭속에서몇몇먹거리,마실거리가나온다.

김밥,컵라면,커피,양갱등.

친구는익숙한손놀림으로먼저컵라면에물을따른후안긴다.

그저겨울등산에는컵라면이최고지.친구는혼자서중얼거린다.

그리고는뒤돌아앉아뜨거운컵라면을후후불어가며먹는다.

아,좋다.이렇게사는게최고지.누구들으라는것인지친구는또혼자중얼거린다.

친구는야생의삶을꿈꾼다.산아래국민대학교의산림학과교수다운모습이다.

산을오르내리면서여러얘기들이나온다.늙음에관한것,그리고죽음에관한것.

결론이날리없는얘기들,하지만겨울산과잿빛흐릿한날씨에어울린다.

남들은늙었다는데,정작자신은그렇게여기지않는것을깨닫자.

말하자면늙어가는주제와분수를알자는얘기인데,새삼이구동성으로동감들이다.

늙음과죽음은종이한장차이일터,

늙음을올바로직시하면죽음이삶의또다른자연스런연장이라는것도깨닫게될것아닌가.

산에서내려와친구연구실에서녹차한잔으로마무리한산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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