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곳에 馬山이 있었다’

고향 마산에 관한 글을 써 보았습니다. 그 글을 모은 게 책으로 나왔습니다. 고향 마산을 끔찍히 아끼고 좋아하는 선배 분이 기획을 하셨습니다. 그래서 공저입니다. 책은 1950년대부터 1970년대 말까지 오래 된 도시 마산의  장소와 풍물, 인물과 사건. 에피소드 등을 통해 마산의 작은 역사를 짚어 보겠금 쓰여졌습니다.
마산은 아시다시피 작지만 강한 도시입니다. 또 문학과 예술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3.15의거와 부마사태 등 우리 현대사의 주요 정치적 격랑기 때마다 국민의 염원을 토대로 그 전환의 시발을 있게 한 게 마산입니다. 바다를 가진 고장의 사람들은 바다의 깊이만큼의 호기심과 감수성이 있습니다. 따뜻한 남쪽 바다의 품에 안긴 마산은 특히 더 그렇습니다. 숱한 문화예술인들이 명멸해 간 예향(藝鄕)이 바로 마산입니다. 이런 도시이니 얼마나 얘기가 많겠습니까. 그 숱한 얘기들 가운데 크고 굵직한 것들은 역사로 남아 기록되어 있을 것입니다. 이 책은 그런 크고 굵직한 얘기들을 다루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그런 역사의 틈바구니에서 자칫 잊혀지고 지나치기 쉬운 작은 역사들에 관한 소박한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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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한 고향 선배 언론인의 뒤를 잇고자 하는 과분한 바람도 담겨져 있습니다. 향토의 걸출한 언론인이셨든 목발 김형윤(1903-1973)선생은 일찌기 마산과 마산사람의 풍수와 풍물, 기질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많은 기록을 남겼습니다. 그 걸 책으로 엮어 1973년 선생의 유고집으로 나온 게 ‘마산야화(馬山野話)’ 입니다. 이 책은 1899년 마산 개항을 전후한 시기로부터 1945년 해방을 전후 한 마산의 얘기를 야사 형태로 다루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 후속작은 없었습니다. 말하자면 1950년대와 격동의 1960, 1970년대의 마산이 ‘마산야화’ 측면에서 보자면 공백으로 남아 있었다는 것이지요. 그 걸 안타까워 하는 뜻있는 마산사람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이 책은 그런 분들의 바람을 바탕으로 기획되어진 것입니다.

 

'마산야화' 초판본(1973)

‘마산야화’ 초판본(1973)

그렇다고 이 책이 감히 목발 선생의 ‘마산야화’에 견줄만한 내용과 가치를 지닌 책이라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다만 목발 선생과 ‘마산야화’에 담긴, 마산을 아끼고 사랑하는 정신을 따르고자 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미력하나마 정성을 기울여 글을 쓰고 책으로 펴내게 된 것입니다. 책은 감히 ‘마산야화’를 잇는다는 정신과 개념으로 기획되었지만, 그 내용과 형식은 좀 다릅니다. ‘마산야화’에서의 ‘야화’라는 것은 말 그대로 어떤 역사나 팩트를 그 근거로 하지만, 내용상 사실보다는 다소 흥미 위주의 이야기로 전개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마산야화’와 좀 다르다는 것은, 글 아이템별로 내용상 개괄적인 설명이 추가되었다는 점입니다. 책은 우선 읽어가는 재미가 있어야 하는데, 이 점을 무시할 수가 없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흥미 위주로 경도되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는 점에서 ‘야화’적인 요소를 줄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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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는 마산 사람들의 안타까움과 울분도 함께 합니다. 마산이라는 도시의 지명은 지금 대한민국 지도에서 사라졌습니다. 설마설마가 마산을 잡은 것입니다. 마산이라는 이름을 되찾아 다시 살려내기 위해서는 마산과 마산 사람의 정신이 무엇보다 필요합니다. 이 책은 그런 뜻을 담고 있습니다. 마산 사람들 저마다의 가슴에 그것을 되살려 사라져버린 마산을 되살리기 위한 의지와 염원에 보태고자 합니다. 그러면 마산은 다시 살아날 것입니다. 책은 모두 47꼭지의 글을 풍물, 인물, 장소, 사건 등의 카테고리로 나눠 싣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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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고향 마산에 바치고자 합니다. 이름을 잃어버린 고향 마산에 대한 미안감이 많습니다. 그렇다고 이 책 한 권으로 고향에 대한 부담을 털어버리고자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고향을 살리는 일은 계속될 것입니다. 이제 겨우 시작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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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journeyman

    2016년 11월 16일 at 11:33 오전

    감축드립니다.
    기사를 찾아보니 얼마 전 출판 기념회도 여셨더군요.
    저를 포함해서 많은 분들이 마산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어주길 기대하겠습니다.

    • koyang4283

      2016년 11월 16일 at 12:05 오후

      감사합니다

  2. 데레사

    2016년 11월 16일 at 11:50 오전

    축하합니다.
    제 고향은 아니지만 저도 마산과 인연이
    많은 사람입니다.
    지금 서점에 나왔습니까?

    • koyang4283

      2016년 11월 16일 at 12:05 오후

      감사합니다. 출판사에서 곧 배포할 것으로 들었습니다.

    • koyang4283

      2016년 11월 16일 at 6:13 오후

      교보문고에 깔렸다고 들었습니다.

  3. Pingback: koyang4283(김영철)님께서 신간 도서를 출간하셨습니다 - 우리들의 위블로그

  4. 김수남

    2016년 11월 16일 at 8:00 오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마산에 대해 잘 알 수 있는 좋은 책이네요.토론토에서도 구할 수 있는대로 챙겨 보겠습니다.저의 고향 안동에 대한 관심도 많아 자료를 수집 중인데 좋은 길을 여셨네요.마산! 가보고 싶습니다

    • koyang4283

      2016년 11월 17일 at 1:47 오후

      감사합니다

  5. 바위

    2016년 11월 21일 at 3:46 오후

    축하 인사드립니다.
    저도 고향을 사랑하지만 아직 그런 책은 엄두도 못 냇습니다.
    제게 큰 도전을 안겨주시네요.
    거듭 축하 인사드립니다.

    • koyang4283

      2016년 11월 22일 at 3:53 오후

      감사합니다. 큰 격려가 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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