智異山 여행 길에서 맛본 이색 술

이번 3박 4일간의 지리산 여행에서 맛 본 이색 술입니다. 하나는 ‘조선통신사’라는 소주인데, 작년 5월 부산 남포동에서 개최된 ‘조선통신사’ 축제를 기념하고자, 대선주조에서 특별히 제조한 프리미엄 소주라고 합니다. 비매의 ‘한정판(limited edition)’으로  좀 희귀하다고 하는데, 이번 지리산 여행에 동행한 해양대학교의 권 문규가 박사가 어떻게 한 병을 구해 갖고 와 같이들 마셨습니다. 도수는 21도라, 우리들 입 맛에 맞았습니다. 안 그래도 이즘의 소주들이 대부분 20도 아래의 덜쩍지근한 맛들이라 더 그랬습니다. 부산의 대선주조는 특히 고교 동기가 하는 술 공장이라, 한 모금 한 모금이 더 의미가 있었지요. 지리산 둘레길, 운리에서 덕산가는 산길에서도 한 모금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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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는 쿠바 사람들이 즐겨 마시는 럼(Rum)입니다. 이름하여 ‘론 레헨다리오(Ron Legendario)’라는 럼주인데, ‘El Gran Reserva 15 Anos’라는 문구를 더해 15년 숙성의 럼주임을 밝히고 있습니다. 특히 ‘레헨다리오’라는 이름을 붙인 것에서, 이 술의 권위를 나타내고자 하는 것 같습니다. 럼주하면 예전에 ‘캡틴 큐’라는 우리나라 술이 연상됩니다만, 일반적으로 우리들 입에 그렇게 익숙한 술은 아닙니다. 특히 쿠바의 오리지널 럼주를 맛 보기 그리 쉽지는 않는데, 이번 지리산 여행 길에 이주흥 변호사 어디서 어떻게 구했는지 배낭에 꽁꽁 싸매갖고 들고 왔습니다. 우리들은 이 술을 지리산의 산채나물을 안주로 해 마셨습니다. 여정의 첫날, 산청 단성면 청계리 이장님이 하시는 식당에서 늦은 저녁을 먹는 자리에서 였지요. 이 변호사가 무슨 서프라이즈 놀음을 하듯 거창하게 꺼냈고, 우리들은 고사리와 두릅, 그리고 곰삭은 콩닢을 안주로 마셨습니다. 말이 안 되는 것 같지만, 그 맛이 기가 막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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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데레사

    2017년 5월 7일 at 3:08 오후

    삭힌 콩닢얘기에 침넘어 갑니다.
    술은 마실줄 몰라서 맛도 모르지만
    경상도 지역에서만 먹는 콩닢 생각이
    간절합니다.

    • koyang4283

      2017년 5월 8일 at 9:53 오전

      역시 맛은 아십니다. 저도 정말 오랜만에 맛 보는 콩잎장아찌였습니다. 곰삭은 그 맛은 옛 고향의 맛이었습니다. 거창에도 갔었지요. 그곳 어느 식당에서 내놓은 가죽장아찌도 오랜만에 맛을 보았습니다. 하도 맛 있어 하니까, 주인장께서 가죽장아찌와 더덕장아찌, 그리고 고추된장 장아찌를 한 통씩 싸 줬습니다. 토요일 집에 와서 한 사흘 그걸로 반찬을 해 먹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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