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시봉’ 흉내내기

대학입학을앞두고결심을한다.

뭔가남앞에나설수있는일을한가지하자.

그래서생각한게웅변과노래다.

몇날궁리끝에노래로마음을잡았다.

고등학교말년에만져본기타가손에익고있을시기라는점이작용한것같다.

처음나서본무대가학교대학극장이다.신입생환영노래대회.

약대다니는선배-이름이아마경식이었던가-와손을맞췄다.

레퍼토리는사이먼앤가펑클(Simon&Garfunkel)의사운드옵사일런스(SoundofSilence).

내가화음파트를맡았다.

첫무대결과는참혹했다.

내가의자에앉고선배는의자에다리를올려놓은자세로노래했다.

그런데노래중간에선배가다리를뜨는것이다.

그걸보고웃음이났고,그리고화음을까먹은것이다.

노래대회결과는참혹했지만,후과가기다리고있었다.

과(科)에서유명해졌고,하숙집에서도인기였다.

(1971년정동MBC)

그길로노래를계속불렀다.레퍼터리도다양했다.

당시유행하던닐다이어먼드의노래들과클리프리처드의노래들.

우리노래로는송창식의노래를좋아했다.

‘새는”강변에서”나그네’등을많이불렀다.

그러다김민기를알게된다.’친구”꽃피우는아이”혼혈아’등

시대상을반영한그의글과곡이좋았다.

김민기노래가나에게맞는것같다는착각이들정도로많이불렀다.

어느해겨울방학인가,지금서강대에있는손머시기가마산으로왔다.

왜왔는지모르겠다.도피라고해야하나.

결핵병원에연금돼있던김머시기시인과함께선창가에서소주를마시고

함께불렀던’친구’가지금도기억에생생하다.

‘너’를부른이종용이마산에서군대생활을하고있었다.

방학때추산동우리집2층방에서함께많이불렀다.

기타알페지오주법을그에게가르쳐주기도했는데,

그양반지금그걸기억하고있을까.

(1970년연대청송대)

군에가서도노래를불렀다.노래덕도봤다.

DMZ부대로갔다.보충대에서몇날을묵고있었다.

어느비오는밤,점호를앞둔시간.내무반은분위기침울했다.

후송갔다오는,그리고수색대등최전방으로가는병사들.

선임하사가노래를부르라고했지만,어느누구도부르지않았다.

내가자청을했다.마침내무반한켠에기타가있었다.

그때부른노래가송창식의’비의나그네’였던가.모두들울고있었다.

그날밤,곤히자고있는데,누군가나를깨운다.

따라가니목공소다.상병과병장,기간병두명이앉아있었다.

그리고소주와라면.나보고노래를부르라고했다.불렀다.

아침에병장이찾아왔다.연대에남게해주겠다는것.

거절했다.이왕여기까지온것갈때까지가보겠다는생각이었다.

개성바로앞송악OP,거기서도노래를불렀다.

제대하고복학하고취직하면서노래를잊고살았다.

어느해인가출근을하려고가회동쪽을걸어내려오다채머시기선배를만난다.

탈춤을잘추는선배였는데지금부산대학교에있을것이다.

뭐하냐고묻길래회사다닌다고했더니,어이없는표정을짓는다.

회사가지말고같이가자고한다.어디로?

그냥따라오라고한다.

동소문어느골목길로접어드니조그만한옥이나왔다.

넓직한마루에몇명이앉아있다.거기서만난사람이김민기등이다.

무슨작업을하고있었다.’유랑극단’을조직해전국을떠돌자는계획이었던가.

한이틀,회사도안나가고그곳을나갔다.

그러다내가무슨일을하고있는가하는생각이들었다.

빨리벌어부모도봉양하고결혼도해야할내가.

왕년에나도노래좀했다고친구들에게이런얘기를하면믿지않는다.

니주제에노래는무슨노래.박자도잘못맞추는기.

얼마전,’세시봉’방송을보니옛생각이났다.

방송을보면서노래를따라흥얼거려보았다.

잠깐이나마옛시절추억에젖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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