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커서 어른이 되고…

자식은항상어리다고생각했다.

나이서른을바라봐도자식은자식이다.

그래서집안모든대소사는내가챙긴다.

화장실전구끼우기에서부터,

어디못질하는것까지내가나선다.

아직어리다고생각하니뭔가못미더웁고,

잘못하면일을거르친다든가,

일을괜히두번할것이라는우려도있고.

큰아이가거실텔리비전을바꾸겠다고했다.

뭔말인가고몰라했는데,

마누라왈,큰아이가회사매장에있는큰텔리비전을

싸게구입해갔다놓겠다는것.

그러려니했다.

그런데그걸기어코들고온다는것이다.

좁은집에그리큰텔리비전이필요할것인가는논외로치고,

우선난감한것이설치문제다.

근10년을붙박이처럼놓여있던것을들어내는것도문제지만,

무겁고큰새텔리비전을어떻게설치하는가는더큰문제이기때문이다.

그러나어찌할것인가.나말고누가할것인가.

토요일가져온다고했다.

북한산엘갔는데도온통그생각뿐이다.

거실을거진새로꾸미는일이다.그리고배선과코드연결도새로해야한다.

산행뒷풀이도마다하고집으로오니그게떡하니거실에포장된채놓여있다.

아이도갖다놓고는요량이좀안잡히는지망연자실한표정이다.

우선매뉴얼을봤다.무슨소리인지알수가없다.

케이블위성과의연결,인터넷tv의연결,DVD플레이어와의연결.

그리고그뿐인가.오디오시스템도별도로정리해야한다.

문갑뒤를보니십년간쌓인먼지가구릉을이루고있다.

힘쓰는일,그건아이의도움을받아야한다.

헌텔리비전을내리고새것을올려놓는일등이다.

각종코드와배선은먼지속에서난마처럼얽혀있다.

아무리들여다봐도엄두가나질않는다.

아이에게그쪽청소부터시키자.청소는대충하고나서도엄두가나질않는다.

코드연결설명이왜그리어려운가.아무리봐도모르겠다.

그모습을지켜보던아이가팔을걷는다.

아버지는와괜히그것갖고헤매고있십니꺼하는표정이다.

그리고는후딱그것을해치운다.

그때까지만해도반신반의했다.

아이가공대를나온것도아니고,또손재주있다는소릴한번도못들었으니까.

그런데,메인전원을꽂으니어라,텔리비전화면이켜진다.신기했다.

케이블위성,인터넷,지상파,모두정상으로나온다.

나도모르게탄성이나왔다.그러나마음속이었다.

아이를보고싱긋웃었다.만족하고대견하다는웃음이다.

아이도싱긋웃었다.아이는뒷정리도혼자했다.

할수없다.생각을바꿔야겠다.

항상어리게보이던자식이컨것이다.

이제는나보다도잘할수있는일이많아진것이다.

자식이항상어리다는생각이이번일을계기로바뀌었다.

아이는커서어른이되는평범한진리.

속좁은아버지는그것을잘모른다.

이제그평범한말이비로소귀에들어오기시작한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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