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이쁘다

사무실근처,D일보에후배기자가있다.여기자다.

어제,옛신문사동료몇명이만났다.

원래그녀와점심을하기로했는데,

선배두분을그자리에모신것이다.

사무실지하음식점.메뉴가마땅한게없다.

마감때문에좀늦게온여기자는음식이마땅치않은모양이다.

세병째막걸리가거진비워졌을때,

그녀가제안을한다.

여기음식이아무래도허접스런것같다.

모처럼국장님들모시는데,예의가아니다.

나가서어디좀좋은데로모셔야겠다.

그리고는후다닥일어서더니,카운트에서계산을한다.

점심은내가먹자고했다,그런데,계산을그녀가한것이다.

좋다.그러면2차는내가낼터이니안나섰으면좋겠다.

사무실뒷편의낙지집에앉았다.

낙지전골대(大)짜를시켰다.그리고소주.

두선배들은기분이한껏좋은표정들이다.

옛날신문사얘기는끝간데가없다.

미주알고주알까지기억해내며얘기가이어진다.

C일보신모화백얘기도나온다.

원래독자투고로우리신문과인연이맺어졌다는데,

그양반의재주를보고삼고초려끝에신문사로데려온얘기도나왔다.

신화백은지금투병중이다.회사에휴직계낸지도꽤된다.

여기자와점심약속을하면서,

신문사에전화를했더니연락이안된다고한다.

모두들쾌유를기원했다.몸이나아지면서로연락해꼭만나자는다짐도했다.

옛신문사얘기는즐겁게시작됐다.

그러나얘기가이어지면서분위기가숙연해졌다.

어떻게신문사하나가하루아침에문을닫을수가있는가.

그때우리는무엇을했었나.목숨을걸고서라도지켜야하지않았던가.

몇몇의눈시울이벌개졌다.그녀의모습이갑자기애처로워보인다.

신문이살아있었으면얼마나좋겠어요.모두들참좋은사람들이었는데…

잔들이부딪치고오가면서다들주기에젖어간다.

너댓시간이지났다.그녀가애처롭게말한다.

저녁마감시간때문에들어가야하는데,일어나기는싫고.

들어가라고했다.다음에또만나면될것아닌가.

후배는또카운트로달려간다.내가그뒤를추격한다.

그러나결국계산은또그녀가했다.화를냈다.

선배를뭘로알고이러느냐.

반듯한벌이는자기가하고있지않느냐는것이그녀의대답이다.

열번이고백번이고자기가계산을해야한다는것이다.

그녀의고마운마음을받아들였다.

그녀의이쁜그마음을받아들였다.

한선배의눈이또벌개진다.

우리자주자주보자.

우리자주자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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