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 기행1

지난주에는장마철이지만,딸애부부가손주녀석을제집으로데려가서오래간만에우리부부가시골에다녀왔다.

나의고향시골은(나와아내가같은고향이다)서해고속도를달려서1시간반이면도착할수있는곳이다.요사이는제2서해고속도로가개통이되어서더빨리도착할수있게되었다.그러나,주말이면서평택부근이항상정체되어서한두시간늦는것은보통이다.

내가가는시골집은나의집이아닌아내의집(정확히말하면친정형제자매들과공유하여사용하는친정옛집)이다.거기는집뒤에당봉이라는산이솟아있고,집앞에는비교적큰밭이있으며,밭끝머리에는고목이된큰느티나무가서있다.그고목나무앞에는커다란저수지가펼쳐져있는그런시골이다.80년대만하더라도저수지가오염이되지않아서민물새우를잡아서미끼로하여낚시를하면커다란붕어를심심치않게낚아올리곤하였다.

그때에는여름휴가를그곳(처가댁)으로가서나는주로밤낮으로낚시하는것으로소일하였다.그런데요즈음은물이오염이되고,유료낚시터로변하여낚시할맛이완전히없어졌다.더욱문제는낚시꾼들이집주변을다니면서마구각종나물,나무등을훼손하고,쓰레기를마구버리고가버린다는것이다.특히느티나무밑에서차를대어놓고고기를구어먹고하여느티나무가급속히죽어가는것같아마음이아프다.

더욱가슴아픈것은당봉너머로커다란갯벌이80년대까지는있었으나,방조제를쌓는바람에,바닷물이드나들던갯고랑은커다란담수호로변하였고,갯벌은논으로변하였다.여름이면갯벌에나가갯벌위에서미끄럼도타고,조개등을줏고하였는데그것이아주상전벽해가되어버려서아쉬울뿐이다.지금만약에그갯벌이살아있다면대천에서매년여름이면벌이는머드축제이상으로관광자원이될수있다고보면,더욱아쉬운과거의자연상태이다.

우리고향시골은그전에는우리나라에서가장긴해안을가지고있는고장이었는데,지금은3개의커다란방조제로둘러싸인공업화와농촌이뒤죽박죽섞여버린특징이없는도농지역이되어버렸다.그래도수구초심이라하여고향이그리워서시간이나면가서쉬었다오고는한다.

지난토요일에출발하여서평택부근에서지체되었지만고향에잘도착하였다.가는도중에시장에들러서생선을사려하였으나,제철의생선이별로이어서바지락만사가지고집으로들어갔다.

집에가보니,안마당에는각종풀이다시한뼘은자라있었고,비는가끔뿌리는오후이었다.안마당에는라일락,모란,철쭉,엄나무,백일홍,백합,진달래,은행나무,참죽나무,부랙베리등이있어서봄부터가을까지

꽃들이계속피고지곤한다.특히봄에모란이피면화중지왕이라할정도로멋진자태를뽑내고한다.안마당에는잡초가장마중에자라서무성하지만늦게노란민들레가피어서보기좋았다.

집마당의노랑민들레꽃

집주위에는오얏나무,향나무,자목련,백목련,감나무,은행나무,주목,찔레나무,매실나무,호두나무,밤나무,엄나무,두릅나무,백일홍,능소화나무,단풍나무,오엽송,느티나무,뽕나무,상수리나무,참나무,금송등이우거져있다.그동네에는오얏이라는과실나무가잘자라고있다.그래서인지그동네이름이"桃李里"이다.그집에도그전에집을다시짔기전에는안마당에커다란오얏나무가있어서운치도좋고실한오얏도많이따먹고하였다.지금은그오얏나무가늙기도하고,집을개축하는바람에이식을하여제대로열지못하고겨우명맥만유지하고있다.오얏을8월초에따먹어보면새콤달콤한것이제철과일로는제격이다.천자문에도인용된구절이있다.즉,"果眞李柰,菜重芥薑"이라는구절이다.

집앞에는제법큰밭이있다.그냥소일거리로가꾸기에는너무넓어서1/4은다년생작물인더덕과도라지를심었고,올해에는나머지1/3에갈아서봄에고추,오이,호박,들깨,돼지감자,콩,땅콩등을심었다.이번에가보니땅콩과콩은밤에고라니나노루가와서잎은다먹어버려서줄기만남아버렸다.그런데,그농사짓는것이쉬운일이아니다.옆집에사는처제동창생이밭도갈아주고,비닐도쒸워주며,틈틈이친구부부가와서손을보아주니그나마작물이자라고있는것이다.가끔가서잡초나뽑아주고하여작물이자라고,그결실을수확한다는생각은과욕이고,언감생심이다.

우리가은퇴하여농촌에정착한다는것은호락호락한사업이아니다.특히낯선지역에가서정착하여농사를짓는다는것은더욱어려운일이다.어렸을적에인분도밭에주어보고,돼지우리도치워보고,소먹이를주고,비오는중에들에나가서비를맞으며소를끌고와보지않았으면,농촌을이해하고,이상적으로농사짓는다는것(유기농농사,무농약으로작물을재배한다는것이얼마나공념불이냐하는것은직접지어보면금방깨닫게된다)은헛구호일뿐이다.

이번에같이간식구들은대전의처형내외,처제합하여5명이었다.가서보니모터펌프로물을끌어올려식수등으로사용하였으나,그간의관리소홀로모터펌프가고장이나서약간소금맛이나는간이상수도의신세를졌다.여자3형제가밭에서일하는동안나는집주위의주목,백일홍등의나무를전지하였다.밭에서수확한것이오이한부대,풋고추,가지,들깨잎등이고밭둑에서는멍이대등이었다.

시골에가면1박하는사이에도잡초를매고,밭도매고,나무전지등할일이태산같다.요사이한낮의더위를피하여땀흘려일하는것은재미도있고,작물을수확하는보람도있고,건강을지켜주기도하여일석3조의혜택을누린다고볼수있다.

땀을흘린후에찬물에샤워하고나서,모여앉아서시원한냉커피한잔한다든지,저녁에마당에불피고돼지고기한점구어서맥주한잔하는즐거움이있기도하다.

그곳에가면별미가하나있다.바로붕어찜인데,그것은재넘어담수호에서잡는것을사와야한다.붕어찜은요리하기가까다롭고,시간이오래걸린다.아내의붕어요리솜씨는일가견이있어서매번붕어를사다가요리를하여먹고는하였는데,이번에는비도오고시간이없어서그냥올라왔다.

고향으로돌아간다는것은여러가지여건,즉경제적인여유,건강상태,부부가합의등이이루어져야하고,그리고땀을흘리어일할수있는자세와,긴참음이요구되는장기적사업이라고본다.많은시행착오를거쳐야만참다운시골의맛과결실을볼수있을것이다.

천자문에"치본어농,무자가색"이라는구절이있는것처럼,농촌이제대로되어야그나라가번성할수있는탄탄한기반이된다는것을우리국민모두가알고,농촌을제대로가꾸어지도록노력해야할것이다.

빠른시일내에다시시골에가서붕어찜을해먹고,땀을흘리기를고대하여본다.이런시골이야기는몇번나누어서다시쓰고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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