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동행기5/아내에게 바치는 헌사

여보!

효원아!

당신!그리고다양한이름(누구네집딸,누구의아내,누구의엄마,시누이,올케,며느리,시어머니,할머니등등)으로불리어왔던인고의나날이었지요,

참으로아름다운이름이오.

우리가76년에만나고,

81년2월에눈이많이온날결혼하고,

남매를낳아서기르고,교육시키고,결혼시키고,그애들이손주를낳아서재롱을피우고,

나는33년동안한직장에다니다가정년을하고,

그러면서이제우리부부가환갑,진갑을넘기고,오늘이당신의62회생일이구료,

정말로어느해보다도진심으로생일을축하하오,

그동안집안을꾸려오느라고얼마나고생하였소,당신몸이망가지는것도모를정도로아이들에게,나에게,그리고지금은새롭게태어난2명의손주들에게온정성을쏟는당신에게무어라감사와미안한마음을표현해야할지모르겠군요,

나와같은고향인복숭아꽃,오얏꽃피는동네(桃李里)에서9남매중8번째로태어나서,가진것없는장남인나와결혼하여,근검절약하여누구에게도폐끼치지않는다는신념과노력으로오늘까지살아왔고,가족들을위하여음식을만드는정성은아마도일류요리사도쫒아오지못할정도이지요,식재료를구하는안목은제철에나는식재료,신선한식재료,시골에서약을덜쓴농산물의구매등을통하여제대로된음식을식구들특히아이들에게먹이려고무한한노력을경주하였고,앞으로도그렇게할것이지요,

아이들을잘기르고,교육시키고,결혼하여분가시키기까지얼마나많은시간을투자하였으며,잠을못자면서까지노력하였소,당신이밤을새워가며아이들을위하여일에열중할때에가장인나는직장에서일하느라피곤하다는핑계로집에와서는그냥잠만자는무심하고이기적인남편이었고아빠이었음을나스스로잘알고있소,

인생은흐르는강물처럼어떤때는빠르게혹은느리게,곧게또는구비구비치면서흐르죠,모든우여곡절을품으면서흐르고흘러서결국넓은바다로향하는강물과같은것이아닐까요,

사실작년의당신의발병과수술이있기전까지는우리집은,우리부부는이제

미로의비너스상(이보다도더아름다운마음을간직한마누라임)/직접찍은사진임

모나리자상(이보다도아름다운미소를간직한할머니임)

강물이거의바다에이르러서큰굴곡이나어려움은다지나고평온히바다에도달할것으로생각하였으나,역시인생이란,한가정을꾸려나가다는것은녹녹치않음을다시한번일깨워주는사건이었오,

여보,당신의발병사실을확인하고는정말로미안하고,참을수없는눈물이앞을가리웠소,왜당신의건강에대하여무심하였는지,좀더빨리건강검진을통하여당신의가슴에지닌병을일찍찾아내지못하였는지말이오,

그러나많은검사,입원,수술,퇴원,통원치료,주사치료를잘견디어내고지금은일상으로돌아와생활하는당신을보니,참으로당신의삶은건전하였고,지극히헌신적이었고,아름다운삶이었고,그리고앞으로도복된나날이될것이라고믿소,

앞으로도정기적으로검진하면서생활하고,규칙적인운동을하면서,균형있는식생활을통하여우리부부가동행하여나갑시다,

또몇가지의숙제가생겨서고민도하고,힘을써봅시다,그하나는딸애가직장을외국으로옮겨서지금이사준비에바쁜상황이라,우리는지금손주를잘돌보아주어야하고,이삿짐에같이보낼각종물품들을챙기고있는중이지요,그리고외국에가서31개월된손주가잘적응하기를간절히기도할뿐이지요,그애들이2월말에외국으로가면우리부부가그애들특히손주를보기위하여외국나들이를해야할것같아요,

그리고,며느리가직장을옮기게되어서아들네가주거지를옮겨야할것으로예상이되는요즈음의또하나의숙제지요,이일도도잘보살펴주겠지요,여보,

효원이,당신의건강을위하여간절히기도하며,앞으로도생길숙제를잘풀어나갈수있도록열심히,그리고겸손한마음과자세로살아가자고요,

효원아,사랑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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