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기행15/봄, 가뭄, 그리고 성묘

지난 목요일에 집을 출발하여 시골집(아내의집임)과 선산에 성묘까지하고 어제 집으로 돌아 왔다. 이번에 시골에 간 이유는 첫째, 아내가 정기 검진에서 OK를 받아서 그동안의 받은 스트레스를 풀기 위함이고, 둘째, 봄의 향기를 맡고, 집이 겨울동안에 잘 있었는지를 보기 위함이요, 셋째, 선산에 모셔져 있는 부모님 산소에 성묘를 하기 위함이었다.

가는 길에 시장에 들러서 우리 고장에서는 봄이면 꼭 먹어야할 멸미인 실치(뱅어)를 사 가지고 시골집에 들어갔다. 가장 궁금한 것이 펌프가 혹독한 겨울 날씨에 동파당하지나 않았나 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동파는 당하지 않고 펌프의 안전 자동 폐쇄기만 고장이 나서 교체를 하여서 물이 잘 나오게 하였다. 그리고 밭을 돌아 보니 봄가뭄이 극심하였다. 지난 2014년부터 이지방에는 가뭄이 시작되어 지금까지 비다운 비가 내리지 않고 땅과 작물들이 메말라가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지금 밭둑에는 각종 봄 나물들이 많이 성장하고, 오얏꽃, 매화 등의 꽃이 피고, 라일락, 목련, 모란등의 꽃망울이 크게 자라나야할텐데 아직도 겨울의 잠에서 깨어 나지를 못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그곳은 바닷가이고 커다란 저수지가 있어서 기온이 낮아서 늦게 봄이 오기는 하지만 주된 이유는 가뭄 때문에 모든 식물들이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사실이다.

SAM_2351

봄의 전령인 매화꽃

SAM_2352 SAM_2301

멍이 나물 무침                                                    밭에서 자라는 갓과 가뭄

SAM_2347 SAM_2339

집앞의 느티나무와 낙조                                  저수지 거너편에 고압선이 지나고 있다. 이 선이 끊기면 수도권의 전력수

급  에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집을 대충 둘러 보고서는 수도쪽지에 호스를 연결하여 지난 가을에 밭에 심은 시금치, 갓, 파에 물을 흠뻑 주었다. 그리고서는 집 주변에 심어져 있는 매실, 자목련등에도 물을 흠뻑 주었다. 거의 두시간을 걸려서 물을 다 주었다. 그리고 나서 집안의 화단에 있는 목련, 철쭉, 진달래, 라일락, 엄나무, 백일홍, 부룰베리, 참죽나무등에 물을 골고루 주었다.

내가 물을 주는 사이에 같이 간 여자 형제들은 밭과 둑에서 봄나무들을 뜯었다. 아직 어린 쑥, 냉이, 달래, 멍이, 원추리들을 캐어서 저녁 식사를 한후에는 응접실에 앉아서 잘 고르고 다듬어서 거기서 먹기도하고 여러집으러 나누어 가지고 왔다. 가물어서 그런지 쑥이랑 멍이등이 아직도 제대로 크지를 못하고 여린 잎새기를 땅에서 내밀고 있었다.

저녁 식탁에는 실치회와 실치국  그리고 봄 나물로 가득 차려서 오래간만에 봄의 냄새와 시골 호사를 누리는 식사를 하였다. 실치는 뱅어라고도 하며, 이곳에서는 봄의 명물로서 봄에는 이 생물을 먹지 않으면 봄을 지나는 것 같지 않다고 할 정도이다. 이실치는 먹는 방법이 세가지가 있는데, 그 하나는 물실치를 회로 먹는 것이요, 둘째는 실치국을 끓여 먹는 것이요, 셋째는실치를 말려서 파는 것이 실치포라하며, 이는 고추장, 소금, 설탕을 발라서 구우면 이도 참으로 일미이다. 실치회는 깨끗하고 싱싱한 것을 생으로 회를 쳐서 먹는 것이고, 실치국은 끓는 물에 실치와 시금치 그리고 소금으로 간을 하여 먹는다. 먹을 때에 고추가루를 조금 쳐서 먹으면 아주 입맛을 돋운다.

SAM_2328

우리고장의 명물인 실치국

그리고 어제는 한식때에 성묘를 하지 못할 것 같아서 선산의 부모님 묘소에 가서 주위를 살펴 보고, 산소 주위의 나무들을 전지를 하였다. 특히 칡을 다 제거한다고는 하였는데, 올해도 지겹게 나서 나무들을 감고 올라 갈것이다. 앞으로는 예전부터 내려 오는 방식의 산소 관리가 어렵다고 보고,  산소 주위에 나무를 많이 심어서 꽃동산으로 만들려고 계속 나무를 사다가 심고, 가꾸고 한다. 이식을한지 20여년이 지난 백일홍은 아주 잘 자라고 잇으며, 그리고 홍매화, 주목, 향나무, 다박송, 뚝에는 개나리를 심었다. 그래서 어느 시기가 되면 부모님 산소도 자 연으로 묻혀 버릴 것으로 예상하고 관리를 하고 있다.

이번 우리 부부의 개인적인 봄 나들이는 아내의 건강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함이었지만, 가물고 아직도 추워서 봄이 왔으나 봄이 오지 않은 것 같은 나들이었다. 다만, 실치회와 국, 봄나물들을 마음껏 먹고 와서 몸이 아주 가볍고 마음이 유쾌하다.

제발 비가 많이 내려서 농업용수, 식수, 공업용가 충분하기를 기원한다, 그리고 제발 금강에서 예당저수지로 관수로를 내는 것을 막지 말기를 바란다.

누구를 위한 환경운동이고 무엇을 위한 반대인가를 묻고 싶다.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