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옛날이야기. 3) 1950년대 설 이야기.

설

이제는 옛날이야기. 3) 1950년대 설 이야기.

지금처럼 입을 옷, 먹을 것이 풍부하지 못했고 돈이 많이 있어도 살수없는 모든것이 귀하던 시절 이야기입니다. 내가 살았던 곳은 아주 시골농촌, 등잔불도 있었고 대개들 석유호롱불로 살았던 시절입니다. 전기 불을 중학교 졸업하고 외가에 가서 보았습니다. 그때 보았던 동그란 작은 유리공 같은게 공중에 가는 선에 매달린 곳에서 나오는 섬광 같은,말만 들었던 전기불빛 호롱불에서 살았던 촌놈에게는 너무나 신기 했습니다.

설에는 할머니와 엄마가 몇 개월 동안 무명실 뽑아 베틀에서 짠 무명천에 솜 놓아 만든 바지저고리를 초등학교 졸업 때까지 만들어 주셔서 입고 다녔습니다. 입던 옷도 설 전에 깨끗이 빨아서 엄마께서 손수 솜놓아 새 옷처럼 만들어 주십니다. 그 바지저고리 입고 찍었던 초등 졸업식 사진 지금 보면 참 우습습니다.

5일마다 읍내에 장 서는날 엄마따라 가보면 신기한 물건들을 많이 팔았고 고무신 공책등은 장날 사 두셨다가 설 때면 주십니다만 내복 양말 등 메리야스로 된 물건은 그때는 없었습니다. 엄마는 콩, 깨, 등 잡곡, 닭, 강아지 등을 머리에 이고 들고 가서 팔아서 필요한 그런 것들 사 오셨습니다.

군걸질 거리라고는 콩을 볶아 한 알씩 먹기도 하고 국수꼬랑지 무 등을 먹기도 하였지요. 내가 자라던 곳은 그 때는 고구마도 없었고 감자도 삶아 먹으면 아리는 자주색 감자 뿐이었습니다. 간혹 사탕과 꼬부라진 나뭇잎 같은 것 셈베이라는 과자, 엿, 같은 것을 사다 주시기도 하셨습니다만 군것질 할 것도 귀하고 먹을 것, 입을 것 귀할 때 설은 어린이에게는 너무나 행복하였습니다.

설 날에는 일년 내내 먹어 보지 못하는 떡국은 물론이고 엿, 엿콩, 유과, 감주, 곳감, 홍시 등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엿콩은 엿과 콩 또는 쌀 튀김, 깨를 엿과 버물러서 추운 다락 방에 두면 딱딱해진 것인데  풍부하게 많이 만들지 못해서 조금씩 감질나게 맛만 볼 수 있으나 설날에는 100여호 정도 되는 온 동네가 같은 성이 살아서 어른들께 세배하러 다니면 집 집마다 떡국 감주 엿콩 등 내어놓아 그날은 실컷 먹습니다.

요즈음은 옷도 일년내내 유행 따라 사 입고 떡국 과자 과일 주스 등 과일들도 계절 없이 냉장고에 두고 먹고 싶을 때 마다 먹고 있지만, 그때는 계절 지나고 철 지나면 없고 있는 것들도 살 수 있는 곳 멀어서, 돈 없어서 사 먹지 못하였던 시절이었으나 설때 또는 추석때 명절에는 그철에 있는 음식은 마음껏 먹을 수 있어서 행복했습니다.

풍요 속에 빈곤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모든 것 가질수 있고 일상 생활하는데, 사는데 필요한 물건들 많이 있고 그 것 가지는데 큰 어려움 없는 지금 우리아이들 그때 내 어릴 때 겪었던 설 때 그 행복한 마음같이 그들도 행복하겠나 싶은 생각을 하면서 이 글을 써봅니다.

없어서 모르고 살았고 별로 가지고 싶은 절실함도 없다가, 설 때 사주시면 너무나 행복했고 지금처럼 난방 잘된 집도 아니고 보온 잘된 옷도 아니고 영양가 풍부한 음식도 아닌 그때였지만 내가보고 느끼는 지금 설이 그때만큼 즐겁지 않게 보이는 것은 내 나이 탓 일까요?

*금년 신정과 설이 다 지나갑니다. 건강하시고 행복한 한해 되세요.

 

 

 

 

1 Comment

  1. Pingback: 조선미디어 블로그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