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옛날이야기 8) 한번은 입어야 하는 삼배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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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옛날이야기 8) 한번은 입어야 하는 삼배옷.

철커덕 척, 철커덕 척… 배틀에 앉아 삼배짜는 소리는 다듬이 방망이이 소리와 함께 우리나라 고유 정서에 녹아있는 대표적인 한국의 소리다.

찢어지도록 가난했던 시절 다듬이질 소리가 늦가을 정서라면 배틀소리는 뜨거운 땡볕을 떠 올리는 여름의 풍경이었다. 그런 배틀로 짠 삼배는 오랫동안 우리 조상님들의 옷 원단이었으며 삼을 기르고 가공해서 짜느라고 얽힌 애환도 참으로 많다.

삼밭은 기름진 옥토가 아니고 산비탈 밭에도 잘 자란다. 3,4월에 씨를 뿌리고 쇠스랑으로 두드려 놓으면 사람 키보다 크게 자라고 그것 배어서 잎은 훑어버리고 줄기만 2,3일동안 물에 담가둔 후 개울가에 특별히 만든 구덩이에 넣어 쌂아 껍대기를 벗겨서 실이 되도록 가늘게 째서 한올씩 빼어서 끝부분을 2, 3cm정도 겹쳐서 무릎 위 맨살에 대고 손으로 비비면 올이 연결된다.

그것을 물레를 돌려서 꼬이게 하면 배를 짜는 실이 된다. 그실을 우리할머니 어머니들이 배틀에 올리고 손으로는 북실을 좌측에서 우측으로 우측에서 좌측으로 보내고 발로는 앞두로 밀어서 한올씩 한올씩 철커덕 거리며 배를짜서 삼배 원단을 만든다. 그러나 요즈음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볼수 없고 중국에서 원단이 많이 수입되고 있다.

신라 경순왕이 고려 왕건에게 나라를 내어 주었을 때 마이태자는 삼배 옷을 갈아입고 망국의 슬픔을 되 씹으며 개골산(금강산)에 입산했다 왕자에서 평민으로 되었다고 할수도 있겠으나 상을 당하면 삼배 옷을 입드시 나라가 망했는데 그처럼 그의 행위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가르는 사회 과학적 철학이 깊이 담겨져 있다고 할 것이다.

부모가 죽으면 상주가 삼배옷을 입고 3년동안 묘지기를 했다고 하였다 삼배는 이토록 우리 조상들의 애절한 풍습과 철학이 배어있는 섬유다.

삼배에 얽힌 애환으로 또 조선초기 정종때 여진족에게 되 찾은 육진 지역에서는 관에서 아들을 낳자마자 군적에 올려 병력세인 군포로 삼배를 거둬 들였다. 이 군력세가 얼마나 혹독 했던지 서민들이 이것을 면하기 위해 사내아이를 낳으면 고추를 짤랐다는 참혹한 기록이 있다.  삼배는 부녀자들의 원한이 맺힌 원포(怨布)라고 부르기도 했다고 한다.

삼배는 질겨서 농사일에는 제격 이다, 더위를 쫓아 줄뿐 아니라 김매기 거름주기 물대기 등 바쁜 농번기에 작업복으로는 너무나 편리하고 질긴 옷, 한번 장만하면 몇년을 입을 수 있었다. 삼배 바지자락을 걷어 올리고 논이나 밭에서 웅크리고 일하는 농민들의 모습은 전통적인 그 당시 풍경이었다. 몸에 달라붙지도 않고 까슬 까슬한 식물성 섬유가 몸과 여유 공간을 만들어 공기가 잘 통하고 천연섬유로 목화로 만든 무명배와 함께 요긴한 섬유였다.

그 삼배옷 그리고 무명옷 지금 80대이상 늙은이들은 입고 자란 사람들이다. 나도80은 안 되었지만 어릴 때 많이 입었다. 내 초등학교 졸업사진 보면 검은 바지저고리입고 찍었다.ㅎ

여름에 그 삼배 옷을 입으면 참 시원하고 좋으나 사타구니가 옷에 쓰처서 헐기도 했으며 겨울에는 두텁게 솜 놓은 무명 바지 저고리 한 개만 입고 벌벌 떨면서 냇가에서 얼음지치기도 들불 놀이도 하였던 세대다. 그때는 요즈음 반드시 입어야 하는 속옷은 없었다.

지금은 삼 잎이 환각 작용을 일으키는 물질이 있다는 대마초가 되어서 재배가 엄격히 제한을 받고있다. 또 요즈음 화학 섬유에 밀려 큰 인기를 얻지 못하고 저승갈 때 입고가는 수의로 쓰이고 그 수의는 누구나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죽으면 반드시 입고 가는 옷이다.

요즈음 흔한 알레르기라는 피부염으로 많은 사람들이 고생을 하는것은 화학섬유로 인한 영향이 아닐까 하는데 그렇다고 삼을 심고 목화를 심고 누에 쳐서 비단을 만들고 나무섬유로 만든 인견으로 옷을 만들어 입으면 좋지 않을가 하나 여러 사정상 그렇게 하기는 어렵다. 이제는 삼배와 무명천으로 옷 만들어 입는 것은 옛날 이야기다.

 

 

 

2 Comments

  1. 데레사

    2017년 3월 30일 at 8:13 오전

    저는 삼베옷에 질린 사람입니다.
    시원했는가는 모르지만 늘 다리나 팔이 옷에 스쳐서 쓰라리고 아팠거든요.
    어릴때는 다른 옷은 입어보지도 못하고 여름이면 늘 풀 빳빳이 먹인
    삼베옷을 입고 살아서 정말 죽어서도 입고 싶지 않아요. ㅎ

    좋은 봄날입니다. 행복하세요.

    • 산고수장

      2017년 3월 30일 at 8:04 오전

      ㅎㅎㅎ 그러셨어요.
      이제 한번만 입으시면 됩니다.ㅎ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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