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잘 몰랐습니다.
전에는잘몰랐습니다

사계절이뚜렷해서

봄이되면먼들녁에아지랑이피어오르고헐벗은나무가지에

두꺼운피부뚫고불숙불숙새싹튀어나오는소리

춘곤증에나른했던그게그리소중한줄몰랐습니다.

앙상한가지에서하얀목련꽃부터피어있는거도

봄이여서피는것이다고만여겼습니다.

무성한여름많은잎을짊어진숲의우렁찬고함소리도

그때는듣지못했습니다

어느덧계곡마다흘러내리는단풍의물결도

그렇게아름다운줄몰랐습니다

가을이되니그런거다고여겼습니다.

낙엽쌓여한잎두잎실바람에도굴러가는가는소리도듣지못했습니다.

늦가을길가외로이서있는은행나무노오란잎다내리고

앙상한나목이서있는거애처럽게보이는줄도몰랐습니다

스산한바람이쌓인낙옆들몰고어디론가가고있는것보고도

겨울이오는소리라고듣지못했습니다

길가작은음식점에늙은할머니가끓여주는

된장찌개가그렇게맛있는음식인줄도몰랐습니다.

퇴근하고잘가는구이집에과메기구어놓고소주잔기우리며

쓰잘대기없는소리하던

나의그친구소중한줄은더더욱몰랐습니다.

지난세월10여년동안타국객지에살다보니이제사알겠습니다.

이른봄날아지랑이도싱그럽고탐스러운무성한수풀도

노오랗고피눈물같이흘러내리는단풍이

한겨울뚜껍게쌓인온산들녁의하얀눈천지가그렇게아름다운지도

이제사알았습니다

터놓고이야기할사람없고소주잔기우릴곳없는

아열대지방생활10여년이나를철들게하고

내일모래면나이도70이되어갑니다.

내나라내땅이그리좋은줄이제사알겠습니다.

내옆에서지겹게하였던무덥던여름그늘에만들어가면

시원했던것도추운겨울날씨너무추워이겨울어서갔으면했던

지난젊은시절이그리워집니다.

여름되면한없이덥고걸핏하면비내리고한겨울에도

영하로내려가는날은거의없지만

저녁굶긴며느리학대하는시어머니얼굴같은싸늘한바람맞아보니

난방시설하나없고난로하나없는겨울지나면서

가도가도시멘트숲옆돌아보면늘푸른아열대나무그리고숲

이제는지겹기도합니다.

지지고볶더라도내나라좋은줄이제사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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