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떠나온 고향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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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때 떠나온 고향생각.

이 찬란한 봄에 어릴 때 떠나온 고향마을을 생각해본다.

내 고향은 경상도 산골 마을이다 동내 뒤에는 산으로 둘러 쌓여있고 앞 들 저쪽 끝에는 깨끗한 물이 서에서 동쪽으로 흐르는 아름다운 강이 있는 배산임수, 북산남강인, 마을 사람들 몇집 빼고는 전부 우리 성만 백여 집 살았는 조용하고 착한 마을이었습니다.

강에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깨끗한 물이 흐르고 그 강에서 어릴때의 추억은 잊혀지지 않습니다

겨울에 여울에는 얇은 얼음지붕을 불룩하게 덮어쓰고 간혹 있는 숨구멍으로 들여다 보면 졸졸 소리 내며 맑은 물이 흐르고 깊은 곳에는 두꺼운 얼음이 덮여있어서 아버지께서 만들어주신 앉은뱅이 스케이트를 짧은 막대기에 못박아 만든 지팡이로 쏜살같이 달리면 신이 났었습니다.

지금쯤 이른봄엔 엄마 누나들은 냉이 쑥도 캐고 뒷산에는 어느집에서 죽은 아가 영혼으로 피었다고 하는 참꽃 진달래가 곱게 피어있고 저 먼곳에 아지랑이 피어 오르는 들판에는 모진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파아랗게 자라 어울려가는 보리밭도 있었습니다.

그 위에는 지금은 볼수 없는 공중 어느 한곳에서 아래를 보며 울어대는 종달새 모습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덥고 긴 여름에 학교에서 돌아오면서 우리는 동내앞 강에서 발가벗고 개 해엄도 치고 다이빙도하고 동무들과 노느라고 시간 가는줄 모르고 놀다가 늦게 집에와서 엄마에게 야단맞아도 다음날 또 그리하였습니다.

냇물 속 돌 틈에는 청정한 물에만 살고 있는 텅과리, 꺽지, 북쭈구리가 있었고 피라미, 먹지, 등이 떼지어 노닐던 강, 논드럼쟁이 라고 작은 미꾸라지 같은 놈들 떼지어 여울을 거슬러 올라갈 때는 검은 먹물이 거꾸로 흐른 것처럼 시커멓게 떼지어 빠르게 흐르는 물을 거슬러 올라갔습니다.

이런 물고기는 일 급수에만 사는 것들이지요 이름은 그때 불렀던 그 지방 사투리 입니다.

개울가 크고 작은 돌, 자갈들 얼마나 오랜 세월 동안 어느 먼데서 굴러왔는지 모서리 없이 두리뭉슬한 탐나는, 색갈도 모두 다른 돌, 그리고 너무나 단단한 크고 작은 차돌들이 모래섞어서 좌악 깔려 있었습니다.

내 사춘기 때 동내 또래들 여자 아이들 우리 성만 살아서 누나, 아지매 할매 뻘이 되는 여자 아이들과 같이 한 여름 달밤엔 그 강가 자갈위에 모여서 총총히 박힌 별을 쳐다 보며 준비해 간 재료로 지지고 굽고 음식 만들어 막걸리 마시며 목청 터저라 노래도 불렀습니다.

그곳 떠난 지도 50여년의 세월이 훌적 넘었습니다.

사느라고 온갖 풍상 다 겪으며 남의 나라에 가서 10년이 넘게 살기도 하였고 아이들도 이제는 요즈음 시대 나이로 중년이 넘었습니다.

이리저리 떠돌아 다닌 지난 세월 가슴에 안고 지금은 나라 북쪽 변방에서 할일없이 지나면서 이봄 어릴 때 살았던 내 고향 생각에 잠시 젖어 보았습니다.

그때 함께 있으면 너무나 재미있고 즐거웠던 나의 가깝고 먼 친척 내 또래, 누나, 동생, 아지매들, 지금은 어디에서 살고 있는지 그들도 이제는 70이 훌쩍넘어 어느집 할매가 되어 있을 것입니다.

오랫만에 이봄이 가기 전에 다녀옴도 하건마는 다친 몸이 아직은 허락하지 않습니다.​

​*이 찬란한 봄, 내 친구님들 건강하시고 행복한 나날 되세요.​  산고수장.

 

2 Comments

  1. 데레사

    2018년 4월 3일 at 9:00 오전

    고향, 어머니, 동무 이런 단어들을 떠올릴 때마다 마음은
    먼 그리움으로 젖어 버리지요.
    저희 고향 경주의 동천리도 앞으로는 형산강이 흘러가고 뒤에는
    산이 있고 또 마을에는 석탈해왕릉과 현덕왕릉이 있었지요.
    봄이 되면 왕릉에서 마을주민들이 화전놀이도 했었는데 이제는
    많이 변해서 고향 마을 집 대부분이 민박집으로 변했더라구요.

    고향에 찾아와도
    그리던 고향은 아니려니… 이런 유행가 구절 같아져 버린 고향마을이
    그래도 그립습니다.

    • 산고수장

      2018년 4월 3일 at 2:11 오후

      그렇지요.
      제 고향은 청송군 안덕 명당동이라고
      아무것도 자랑할 곳없는 자연그대로의 촌락입니다.
      이제는 그곳도 그옛날 그고향은 아닙니다.
      제주도서 오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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