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철쭉
연구실에나왔다가도서관가는길에뭔가낯선느낌을주는것이있어돌아보았더니빨간단풍나무옆에있는철쭉나무에꽃이몇송이피어있는것이었다.
사방이온통저물어가는낙엽의마지막화려함의잔치장같은데봄의옅은분홍빛꽃이라니…
한참을서서물끄러미보는데역시이가을에그분홍빛은꽃이예쁜데도불구하고어울리지가않는것이었다.
물론화원에가면사시사철언제든지철쭉꽃을볼수가있다.하지만바깥에심겨져있는철쭉꽃을가을에보는기분은정말달랐다.저꽃은잠자다가날씨가따뜻하니봄인줄알고꽃을피웠을텐데꽃이떨어지고다시봄이왔을때꽃을피울여력이나있을런지괜한걱정이들었다.
사람도마찬가지이다.평화시에제역할을할사람이전시에나면그고달픔이말로표현할수없을정도이다.거꾸로안정이필요한시대에전쟁을이끌인물이나서면시대자체가흔들려버린다.역사를돌아보면시대에너무앞선선구자들이그렇게시들어갔던일들이많았다.
봄이오기도전에피어버린철쭉처럼제가있어야할시기와장소를모르거나알고도있어야할수밖에없다면참그것처럼힘든일이없다.자신이물러서야할때를모르고버티고있는사람을보고만있어야하는주위의시선들도딱하고그런본인은더딱하다.
나는있어야할곳에있는가?
나는해야할일을하고있는가?
나는주위의시선이나눈치도모르면서엉뚱한것을하고있거나우기고있는
것은아닌가?
철잃은철쭉꽃이내가있는자리를돌아보게만든하루였다.
(2003.11월씀)
TalkwithGod-Helongstohearfromyou.
하나님과이야기하라-그분은당신의얘기를듣고싶어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