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볕이유난히뜨거운날오후에시원한정자를찾아떠났다.
통일로를달려먼저파주시청에들러문화관련자료를구했다.역시한장의<파주관광안내>도에지도및가볼만한문화유적지,관광지,삼림욕장,문화행사및축제,특산물에관한내용은물론숙박시설과음식점까지아주자세하게실려있었다.지방자치가실시된이후각지역마다지역특색을살린문화관광에역점을두고있어가장충실한자료를구하자면각지역행정기관을방문하면된다.
그렇게자료를구하고달려간곳은파주시문산읍사목리에있는반구정이었다.
반구정(伴鷗亭)은방촌황희정승의유업을기리기위해후손들이영정을모시고제사를지내는곳인방촌영당(尨村影堂)안에있었다.조선시대의대표적인정승이자청백리로알려진황희정승이관직에서물러나갈매기를벗삼아여생을보냈다고한다.
깨끗하게단장된영당내를둘러보고나서돌계단을올라제법높은언덕위에자리잡은반구정에오르니신발을벗고정자에오를수가있었다.반들반들길이잘든정자에올라앉아보니푸른하늘과시원한임진강이한눈에들어오며머릿속은물론마음속까지맑아지는느낌이들었다.
강가에는갈매기가몇마리오락가락하고바람이솔솔불어오는데팔베개를하고누워보니지금의내가바로신선이로구나하는생각이들었다.지금도이리한가하고좋은데몇백년전황희정승이앉아있던시절에는얼마나더조용하고깨끗하고좋았을꼬하는생각이절로들었다.
어릴적동화책을통해그리고중고교시절역사시간에배운황희정승에대한기억은여러대의임금을모시고정승을하며훌륭하게일을많이했다는것이었다.호가방촌이었다는것은반구정을방문하고서야알았는데보통호와함께알려진다른위인들-율곡이이,퇴계이황등-과는달리정승직함이낯이익어서였나보다.
특히고려말에도벼슬을살았음에도조선시대의대표적인정승으로더알려졌다는점이시선을끌었다.왕조가바뀌어인생길이바뀌었던사육신이나생육신그리고조선건국에협조했던정도전등의인물들에대해이런저런이야기들이많은데비하면정말놀라운일인데조선건국초기에많은일을하였고특별히뛰어난인품때문이었을까?아니면이미조선몇대의임금을모신정승의지위로인한결과였을까?
반구정에서쉬다가내려와이른저녁을먹기위해반구정바로옆에붙어있는몇십년전통의맛집이라는나루터집에갔다.천여평이넘는다는음식점입구를들어서니건물을지나강가로큰키의느티나무가줄지어서있고나무밑으로평상들이늘어서있는데한꺼번에몇백명을수용할수있는규모였다.군데군데양념한장어를구워내고있는곳에서나는냄새가그일대를진동시키고있었다.총각들이번쩍번쩍들어다주는밥상을받아맛있게저녁을먹었다.
그리고반구정에대한미련을못버리고다시반구정으로올라갔다.안내문에는방문시간이오후6시까지로되어있었는데사실은밤10시까지개방한다는이야기를음식을먹으면서들었던터였기때문이었다.어둑어둑해지는저녁시간에내려다본강가의풍경또한나름대로호젓한분위기로좋았다.
다만아쉬운것은그좋은풍경을사진으로못찍었다는것이다.반구정바로밑에군인초소가있었고전방이라사진은안된다는말을들었기때문이었다.인적도차적도문명의흔적도거의없는임진강가를보며언젠가통일이되면이조용한강가주위가건물들로사람들로북적북적할때가오지않을까하는생각을해보았다.그러기전에이렇게조용한반구정에와본것도복이다싶었다.
이제가야겠다싶어일어나는데뭔가반짝이는물방울같은것이보였다."이상하네…비도안오고어디서물방울이튈일이없는데?"혼자중얼거리듯옆에같이있던남편에게이야기하자남편이웃으며말했다."저위를봐…."정자천정쪽에서푸드득거리는소리가들리는데갈매기인가비둘기인가그새들이실례한것이었다.새들과함께머물렀던그정자에언젠가아주더운날읽을책을싸들고다시오자고하며내려왔는데필히모자를준비해야겠다는생각을했다.
(2005.7월씀)
God’splansincludeyou.DoyourplansincludeGod?
하나님의계획에는당신이포함되어있다.당신의계획에는하나님이포함되어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