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표 시어머니가 쓰신 詩
권사님으로오십년을넘게새벽기도를빠뜨리지않으시고모든예배에참석하신다.
초등학교교사를지내셨던어머님은수영을잘하시고자전거를잘타신다.
젊은시절에는오남매를키우시며아버님을도와사업도하셨다고한다.
전화로듣는어머님의목소리는10대소녀의목소리이다.
삼씨(맘씨,솜씨,맵씨)가뛰어나신분이다.
평생을돌아보며시를쓰셨다고했다.
어머님의기도가이루어지기를기도한다.
李順女
푸른갈대가회색갈대로변해버렸구려
허허벌판에서서
시집살이에숨어우는바람소리처럼
허전한웃음인지힘없는속삭임인지
흔들흔들쓰러질듯넘어질듯
지팡이를짚은듯이다시서는그모양이
고고한오기인지한가닥의자존심인지
가냘픈그몸매가안타깝기그지없네
먼산바라보며지난날을돌아보니
나도몰래어느덧놓쳐버린그리운그날들을
그리워한들무엇하리
떠나버린아쉬움에멍든가슴열어놓고
헝크러져얽힌무거운짐다내려놓았으니
이제는때묻은옷도벗어놓고
진흙묻은신발도벗어두고
황혼의뜰에서서
우리님손붙잡고우리님품안에서
기도하며노래하며덩실덩실춤도추고
모자람의아쉬움속에서
피보다더진한사랑으로행여나어쩔새라
조마조마키워온내아들딸들
우리님맞아들여
들국화내음가득한소박한시골길을거닐며
오순도순살고싶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