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의 딸

친정아버지는회장님으로불리신다.내가태어났을때에는작은건설회사사장님이셨다.그이후부도,실패가거듭되면서아버지가손대신업종도꽤다양했다.

아직도다섯살때살던주택을팔고단칸셋방으로이사하던날이기억난다.같은동네에서이사를하였는데나도무엇인가짐을들고날랐던생각이또렷하다.

중학교진학했을무렵까지도아버지는친구분들의자본으로계속사업을시도하셨다.어느날학교에서돌아와보니방안가득어른들이앉아있었다.모두아버지께투자를했다가돈을잃은빚쟁이들이었다.어머니는아버지의행방을대라는그들의요구에무척시달리셨다.

어떤날은학교까지빚쟁이가찾아왔다.우리집주소를확인하기위해.딸이공부잘한다는소문을듣고물어물어찾아왔단다.

빚쟁이들이우리집으로출근하던중학교2학년어느날오후.빚쟁이중아버지친구부인이아버지에대해입에담지못할험한욕을하는것을들었다.

자식으로서그것을듣는순간화가머리끝까지난나의입에서나간소리.기본예의를지키라.이득을남기고싶어투자한것아닌가.우리아버지는실패하고싶어실패했는가.상황이아무리나빠도할말안할말을가려해라.

일말의양심이남아있었던것일까.나의항의에거의아무소리못하고아주머니는떠났다.그리고는다음에덩치가크고인상이험악한남자친척들을대동하고몇번더나타났다.나의따지는말에심장병이걸렸다나그로인해어머니가곤욕을치루셨다.그러나이후로는함부로말을하는것을듣지못했다.

거듭된부도에질리신어머니는자식들에게되풀이해서말씀해오셨다.절대사업은하지마라,사업하는사람은사위로도안된다.그영향으로동생들은대기업의차장,과장으로일하고산다.
중간에사업에대한욕심들을냈지만어머니의강경한반대로탈출에대한꿈만꾸고있다.

아버지는지금80중반에접어들고계시지만아직도사업에대한미련을갖고계신다.아니이루지못한꿈이라고해야할까…부지런함,성실함,깔끔함어떤좋은성품도사업의실패를만회하는데도움이되지못했다.

지난IMF때많은사업체들이무너졌고많은가정들이힘든시기를보냈다.자살까지하는기사를읽고가슴이무척아팠었다.오죽했으랴…

연쇄부도로집에빚쟁이들이몰려들었던무렵초등학생들이었던동생들은아직도그때일을생각하면가슴이떨린다고한다.심리적으로너무큰충격이었다고이야기한다.요즘은더험악한이야기들도많이나오는데…

평생을사장의딸로살아온나는부도덕분에물질에대한훈련과아울러성품에대한훈련을많이받은것같다.어린나이에부모님을내가책임져야한다는생각.그리고불같이급한성격이다툼이없는둥글둥글한모습으로바뀌었으니.

음식도제대로할줄모른채결혼했던수줍음많은가정주부였던어머니는아버지대신많은일을하셔야했다.지금은다꿈결처럼지나간일이지만어머니는가끔내게말씀하신다.’이상하게아무것도없다가도네게필요한일이생기면어디선가도움의손길이있어왔다.’고.

가끔감사기도를드린다.’하나님.필요한만큼만허락하신물질과환경에대해감사를드립니다.
그것으로제성격을다듬으신그손길에감사를드립니다.또한여러가지형편으로어려운시절을보내는사람들이그것을잘극복할수있는지혜와용기와힘과여건을허락하여주시기를간구합니다.’

(2002.2월씀)

WelcomeeachdayasagiftfromGod. 하루하루를하나님의선물로기쁘게맞이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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