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에게서전화가왔었다.이제는아버지가기력이없으셔서전혀일어나시지를못하니어른용기저귀를사오라는것이었다.전화를끊고난후한동안정신이없었다.우리아버지가무슨기저귀를….
허둥거리며슈퍼로가서기저귀코너에가서찾았는데아무리뒤져도아기용밖에없어서직원에게어르신용기저귀가어디있느냐고물어보았더니찾아주면서하는말이"이게잘나가요."하는것이었다.잘나간다면찾는사람들이많다는것이고그것은그만큼아픈사람들이많다는이야기가아닌가.
일단두뭉치를사들고갔다.그러면서도내내어찌이런일이,어찌이런지경까지.하는한숨만나왔다.아버지는그저누우신채로자는듯깨는듯그렇게계셨다.특별히아프신데는없다하시니병원에모시고가지도못하고전적으로어머니가시중을드실수밖에없는상황이다.
아버지가하늘나라로가실날이부쩍앞으로당겨진것같아마음이허허로와져서돌아왔다.다음날어머니와통화하는데기저귀를샀다는말씀을들은아버지가억지로화장실출입을하신다는것이었다.그것은아버지의마지막자존심이었다.다음날화장실에서넘어지신이후에는받아들이셨다고한다.
며칠후다시찾아뵈었을때더기력이없이보이는아버지에게기분이어떠시냐고했더니"심심해"라고하셨다.아버지옆에서성경을읽어드리고찬송가를불러드렸다.아버지의누워계신모습을뵙고돌아오는날은여러가지로마음이복잡해지곤한다.
인생의끄트머리에서아프지않고곱게가는것이큰복이라고한다.그래도아버지는어머니의간호를받으실수있으니얼마나다행인지모르겠다.자식들이마지막생명의심지를태우고계시는부모님앞에서할수있는일이정말아무것도없다는것을절실히깨닫고산다.그저통증없이불안감없이평안하시기를기도하는일외에는…
중풍으로아버지가쓰러지신후불신에대해눈물로회개하며아버지의회복을간구했고그리고아버지가병에서회복하신때로부터꼭20년이지났다.그리고평생을당신의양심만으로사신다며믿음을받아들이지않으셨던아버지가교회에나가신지도2년이되어간다.
아버지의마지막이크게힘들지않기를그리고하나님께서더허락하신다면다시기력을회복하시고고향인개성가는길이열릴때까지만이라도이세상나그네길을연장하셨으면좋겠다.
Prayerisanopenlinetoheaven.
기도는천국과연결된직통회선이다.
*이글을쓴이틀후아버지는주무시다가조용히하늘나라로가셨다.장례식때조문온친척들이생전에도그렇게깔끔하시더니가시는길도고통없이깨끗하게가셨다고,호상이라고들하였다.
입관때정신없이쏟아지는눈물속에서뵌아버지의모습은고요하고역시깨끗한모습이셨다.아버지는벽제에서한줌의재가되어교회장지에모셔졌다.장례식이끝나고삼일째추도기도회를가졌다.
장례식이끝난날밤아버지는꿈속에서생전처럼양복을단정하게입으신모습으로나타나셨는데평안하신모습으로내게13장의아주비싼미용티켓을주시면서빠지지말고꼬박꼬박잘다니라고당부하셨다.그동안우리가족은아버지까지모두13명이었다.
하늘나라에서이제는모든것을내려놓고평안을누리시고계시는아버지가벌써부터무척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