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부(姑婦) 중창(重唱)
명절이면음식준비하랴,함께예배드리랴,성묘가랴…어떻게시간이가는지모르게며칠이후딱지나간다.
그러나그바쁜가운데도몇시간정도아무것도하지않는시간이생긴다.
그시간은어머님과내가찬송가를펼쳐들고목소리가나올때까지함께찬송을하는시간이된다.
"어머니,좋아하시는찬송가먼저고르세요."
"그럴까."
곧팔십이되시는어머니는실버합창단의주요단원이시고지난가을에발표회도하셨다.
옷장에는고운분홍색과하늘색의단복이걸려있다.
전화로어머님목소리를들으면티없는소녀목소리로들린다.
오죽하면아버님생전에친구분이전화하셨다가어머님에게"애야,할아버지바꿔라."고했다는이야기는집안의유명한일화다.
그렇게차례차례어머님과내가번갈아고르며함께찬송을하는시간은긴말이없어도김해(金海)김씨집안에시집온전주(全州)이씨어머님과진주(晉州)강씨며느리가한마음이되는시간이다.
올해도그런틈이생겨어머님과함께찬송가를펼쳐들고찬송가를불렀다.
그런데어머님이예전같지않게노래하시는것이힘들게느껴졌다.
고단하셨는가이제나이가드신건가언뜻걱정이드는데한마디하신다.
"확실히나이는어쩔수없나보다."
어머님의말씀을듣는데가슴속에싸한바람이지나갔다.
"어머님목소리가아직얼마나고우신데요."
시집온지10년이되었음에도아직부엌에서조수를벗어나지못하는며느리를늘딸이라고이름을부르시는어머님이다.
어머님이오래오래건강하셔서설거지만잘하는며느리를계속조수로쓰시고짬짬이함께찬송하실수있기를기도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