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 할미

손녀딸을삼년만에만났다.
태어난지얼마안되어눈감고쌕쌕자는모습본지가엊그제같은데벌써제엄마통화하는옆에서재잘거리는소리가보통이아니게들리는나이가되었다.

사실약속한인사동으로나가면서은근히떨렸다.
사람만나면서떨어본적은없는데세살배기꼬마만나는것이보통긴장되는것이아니었다.

손녀딸이내게보여지는게아니라내가보여지는것같았다.
감기기운이있어핑크마스크를하고나타난꼬맹이는처음에는긴장하는눈빛으로바라보더니만얼마안있어편안한표정으로장난도걸었다.

딸이내가누구냐고묻자교육받은대로(?)평화할미란다.
이제말을막배워나가는아이에게평화라는말이그렇게발음하기힘든줄처음알았다.
시간이지나면서평화할미에서소연할미로승격(?)되었다.

이제제가좋아하는노래도흥얼거릴줄알고좋아하는동물그림도열심히그린다는아이는작은행동하나하나가어른들에게기쁨을주었다.
커다란찻잔의모과차를마시고찻집에서나오는골목길에제엄마와내손을잡고기분이좋아팔짝거리며뛰고매달리기도한손녀는나와다시만나기로새끼손가락을걸고도장까지찍었다.

내년이면동생을보게되는손녀는벌써부터이세상에나올둘째를챙길때가있단다.
장난끼도많고옆에있는사람배려도할줄아는손녀가말그대로구김살없이잘자라기를바란다.

하나님은참다양한방법으로위로를주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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