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그러니까지금으로부터85년전에<술권하는사회>라는제목으로단편소설이나왔다.
일제의탄압으로많은애국지성들이절망에빠져술을마시고주정꾼으로전락하는데그책임이‘술권하는사회’에있다고하는내용이다.
주인공의아내가한탄하는말이있다.
“그몹쓸사회가왜술을권하는고!”
내가술을마셔본것은대학에입학해서였다.
학교는여자대학이고‘미션스쿨’이라신입생환영회에서고어디서고술이나온적은없다.
어느날친구가이제우리도대학생이되었으니한번마셔보자했는데장소를자기집으로잡았다.
셋이서둘러앉아맥주를마시는데컵에따라진맥주를4분의1이나마셨을까했는데얼굴이화끈화끈하더니잠이쏟아지는것이었다.
그야말로술을엄청마신듯이새빨간얼굴을하고눈이감기는나를보고는친구들이어이없다는듯이한말이있다.
‘주동(酒童)이다.주동(酒童)’
그때일찌감치내술실력을알았다.
이후다양한써클활동을하였고다양한자리가마련되었으나그저자리에참석하여담화를즐기는생활이었다.
졸업후사회생활에서도숱한자리에참석은하였어도겨우몇모금마시고는잔에술을따라놓고잊어버리는생활이계속되었다.
다만처음만나는사람들에게는내목소리가비교적굵은데다가털털한모습에‘술참잘마시겠다’는오해를불러일으키는경우는있다.
그러다가그나마입에대는정도의술도안마시게된계기가생겼다.
집사가되고나서도직장생활의분위기를깨지않기위해여전히술을마시는시늉을하고있는데어느날이래서는안된다는생각이강하게들었다.
안되는데안되는데하던어느날그야말로세모금술을마신다음날내손바닥전체에좁쌀같은기포들이생겼다.
가렵지도않았고아프지도않았지만나는그것을‘금주(禁酒)’의사인으로받아들였다.
그리고는어느자리에서고‘못마신다,안마신다’라고선언을하였고이후공식적인‘안주킬러’로지내고있다.
술자리에서제일미운사람이혼자술마시지않고다른사람들이술마시고흐트러진상태에서하는말과행동을다지켜보는사람이라고한다.
그럼에도나는꿋꿋하게맑은정신으로끝까지자리를지키며대화를즐기고자리에서쫓겨나지않고(?)잘지내오고있다.
몇달전새로시작한일터에서사람들과상견례겸저녁을한적이있다.
술을받아놓고마시는것을거절했더니워낙활발한기상을가진젊은친구가한마디했다.
“술마시지않으려면다시는여기내려오지마세요!”
“음…더자주열심히내려와야겠네요.”
그것으로상황종료였고가끔씩보는그친구하고도인사잘하고잘지낸다.
이제는주변에서알만한사람들은다알아서당연하게음료수를따로시킨다.
확실히조직에서건개인적인만남이건같이밥을먹고차를마셔야가까워진듯한느낌이든다.
더욱이술을마시며같이어깨동무하고노래라도부르면더할것이다.
그리고늘우리사회는‘술권하는사회’의조건을갖추고있다.
그럼에도‘술못먹는’나같은이방인도같이어울려지낼수있는우리사회가늘좋은사회이기를바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