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청계산의 오후
6월중순주말오후에오랜만에청계산나들이를갔었다.대학졸업후처음사회에서만난회사동기들모임82회(82년도에입사했다고간편하게모임이름을82회라고정했었다)에서소집령이내렸다.
20대에만나50대에들어서고넘을때까지자주만날때는한달에한번씩꾸준히만나왔고지금은봄가을등산에송년회까지세번본다.모임에한두번빠지다보면몇년이훌쩍지나기도한다.
애기들안고나타나던부부들이이제는아이들다커서호젓한모습들이다.오랜만에본모습들이다건강하게보여서로덕담들을나누면서앞서거니뒷서거니옛골을지나청계산으로올랐다.
느지막히오후에만난터라굳이정상까지갈욕심도없이시간되는대로발길닿는대로올라갔다가하산을하기로했다.가다가중턱에둘러앉아서싸가지고간과일을깎아먹으며학교돌아가는이야기,사회돌아가는이야기,농담들을하며한참을웃었다.청계산은그간비가오지않아서인지길이말라푸석했음에도오후의햇살을받은나뭇잎들은눈이부실만큼푸르렀다.
산에서내려온후산입구에서해장국을해서거부가되었다는커다란음식점에들어갔더니빈자리가없이사람들로꽉찼다.늦게온동기가미리가서자리잡아놓고기다렸는데눈총을많이받았다고민망해했다.
쇠고기는피하면서먹고돼지고기는있으면먹고오리고기는찾아서먹는다는이야기를하며오리고기를먹고입가심으로냉면들을먹었다.이제어디가면습관적으로디카를들이대는데사람들이많이앉아먹는음식점풍경을찍으려했더니남편이질색을한다.초상권침해라고……
“가을에만납시다.”
그렇게청계산의푸른기억을안고6월의하루가저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