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허금주를 다시 만나고 나서…
대학을졸업하고직장생활초년병시절휴가때‘해변시인학교’에참여한적이있다.

동해안작은항구에서열렸는데숙박은근처초등학교교실에서했다.

참가자들은조별로흩어져각자준비해간침구로깔고덮고잤다.

그때딱딱한교실마룻바닥에서잠자느라어찌힘들었는지그이후부터여행갈때가장신경쓰이는것이숙박장소가되어버렸다.

시인들과문학에대한열정을가진그러나생활때문에멀게사는일반인들그리고시인지망학생들이어우러진모임이었다.

조별로어울려밥을먹고시낭송을하는며칠간의생활은마치학생시절의수련회같았다.

그때나는친구와같이참여했었는데우리와자연스럽게어울린꼬마(?)가있었다.

시인지망생으로대학2학년생이었던허금주였다.

친구와나는금주를상당히귀여워하며지냈었다.

‘해변시인학교’가끝난후에도몇년에걸쳐친하게만났고상당히많은이야기를나누고지냈던기억이있다.

그리고어느틈엔가자연스럽게서로연락을하지않고연결이끊어지게되었다.

그런데얼마전한양대학교경제금융부1학년들에게특강을할기회가있었다.

강의를하고있는데100여명이넘는학생들중에앞자리에앉은한학생이눈에들어왔다.

언뜻보기에나이가있어보였는데요즘은나이많은학생들이많은지라무심히바라보았다.

그러나강의가진행되면서강의에집중하고있는그학생에게자주눈길이갔고강의가끝난후에자연스럽게이야기를나누게되었다.

내가뭔가를이야기하려는순간에학생이먼저말을꺼냈다.

“저허금주에요.기억하시겠어요?지금여기서강의를하고있어요.”

그러자이십년전깜찍하고귀여웠던모습이떠오르면서추억한귀퉁이에서있던기억들이몰려왔다.

“그렇구나.금주구나!”

알고보니학위를받고시인으로또평론가로활동을하면서강의를하고있다고하였다.

이번에특강강사이름이‘강명옥’으로되어있어서나인지궁금해서강의에들어왔다는것이었다.

반갑게손잡고강의실을나섰지만그시간이후내가다른곳에특강이잡혀있어서다음만남을기약하고헤어졌다.

그러나다음주로잡았던약속은휴일이라서,그다음주는금주의일때문에미루어져서세번째주가되어서야만나게되었다.

음식점과커피숍으로이어진몇시간의만남으로중간에끊어진이십여년세월이이어졌다.

내가기억하고있는허금주는세월이흘렀다는것외에는변하지않고그대로였다.

금주가기억하고있는나의모습역시유지되고있다는것이확인되었다.(?)

이번에허금주를만나고나서새삼스럽게잃어버리고놓쳐버린얼굴들을떠올렸다.

일로상당히많은사람들을새롭게만나고살면서계속만나고싶은사람으로서로에게의미있는사람으로남는다는것이정말어렵다는생각을하면서…

시인허금주의시를앞으로꾸준히찾아서읽어볼참이다.

앞줄맨오른쪽이나,바로뒤에빨간머리띠의허금주,옆자리친구이다.

밥먹을때에도나,친구허금주순으로나란히앉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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