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레 먹을뻔한 이야기

며칠전순대국집에서저녁을먹었습니다.

더운날저녁에먹는이열치열뜨거운순대국은정말맛이있었습니다.


거의다먹고마지막숟가락을뜨는데

뭔가이상한것이눈에들어왔습니다.


별로좋지않은시력이라눈에바짝붙이고들여다보니

아무래도무슨벌레같아서함께있던남편에게이야기하였습니다.


두사람다눈이좋지않은터라한참을들여다보았습니다.

그리고는’벌레맞는데’하는순간’윽’하고는

그만눈을감아버렸습니다.


그순간에도다올라왔어야할먹은음식이그대로

내려가는것으로보아내가어지간히비윗장이좋구나하는생각을했습니다.


주인을불러보여주면서"이거바퀴벌레아닌가요?"했더니답이

"바퀴벌레아닌데요."하면서잠시서있다가주방으로가는것이었습니다.

뭘어쩌자는건가하고한참을기다리다가주인을불렀습니다.


"어떻게할겁니까?"

"뭘어떻게해요?"


황당한답에큰소리가났습니다.


"아니시내한복판에서음식점을하면서음식에서이런벌레가나왔는데

뭘어떻게한다는이야기가나옵니까?"

"그럼어쩌라구요,제가뭘어떻게해야되는데요?"

몇번의고성이오간뒤에나온주인의답은


"제가뭘어떻게하겠어요.설명을드리면

손님들이더화를내시는바람에더이상이야기를안했구요

그래서사과하고바로가서음식값을삭제했어요.

어제도이런벌레가반찬에서나왔는데저도어쩔수가없어요."


전날남은음식재료들을가지고음식을만들어서밤새

벌레가들어간것이아니냐고묻자그답은


"매일새로사골을끓이고새재료를쓰는데

날아들어가는벌레는어쩔수가없어요.

저벌레가순대국과함께끓여진거라면형체가없을거에요."


그이야기를듣고보니사정은이해가되었습니다.

그래서처음부터그런이야기를했으면납득이갔을것이라고

이야기하고음식점을나왔습니다.


가뜩이나메르스로뒤숭숭한분위기에서몇년에한번

겪을까말까한일을겪고보니그하루가다엉망이되는기분이었습니다.


그나저나서울시내한복판음식점에서음식에저런벌레가

들어간다는것이듣고보니자주있는모양인데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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