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는 남북통일이 될 것이고 그러면 몇십 년 간 개발도상국을 지원해온 국제개발협력 경험을 북한에 적용해야 될 것이라는 생각에 직장을 정리하고 박사과정에 진학하였습니다. 박사과정을 마친 후에 한국에 새로 설립된 국제기관에 들어가 기획행정실장으로 근무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주일에 교회에 갔는데 가깝게 지내는 권사님의 얼굴에 사무실 직원의 얼굴이 겹쳐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다 생각하던 차에 월요일에 출근을 했는데 이번에는 직원의 얼굴에 권사님의 얼굴이 겹쳐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다음 주일에 교회를 갔는데 또 권사님 얼굴에 직원의 얼굴이 겹치는 환상이 보였습니다. 그래서 비로소 깨닫고 권사님의 아들과 직원을 만나게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렇게 해서 어느 토요일 오후 약속 장소를 정하고 양측에 전화번호를 알려준 다음 당사자들끼리 만나라고 하였습니다. 다음 날 주일에 권사님에게 물어보니 아들이 밤늦게 들어왔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렇게 만난 커플은 일 년을 데이트하고 결혼을 하였습니다.
권사님으로부터 믿음이 좋은 며느리를 맞이하게 해달라고 기도를 해왔다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알고 보니 직원의 집안은 독실한 불교 집안인데 초등학교 때 친구 따라 교회 가는 딸을 말리지 않아서 집안에서 유일하게 교회에 다니고 있었습니다.
소개 당시 권사님 아들은 미국기관에 가서 연수를 하게 되어 있어서 직원에게 이야기할 때 만약 잘 되면 함께 미국을 가야하니 유학을 준비하는 것이 좋겠다고 권했었습니다. 결혼 후 두 사람은 미국에 함께 갔고 미국에 있는 동안 직원은 매주 시어머니인 권사님에게 안부전화를 했다고 했습니다. 권사님으로부터 좋은 며느리를 소개해주어 고맙다는 인사 많이 받았습니다.
미국에 있는 동안 공부를 했던 직원은 예전 내가 그만 둔 직장에 들어가서 직장 후배가 되어 좋은 일을 열심히 잘 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