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교회에 가면서 두번째로 시외버스를 이용했습니다.
덕분에 오가는 시간 두 시간이 절약되었습니다.
원주로 이사온 이후,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교회에 가자면 원주역에서 기차로 청량리역에 도착한 후 전철로 화정역까지 이동한 후에 마을버스를 타고 교회가 있는 행신동으로 가거나, 청량리에서 버스를 타고 광화문으로 이동한 다음 일산 가는 버스를 갈아타고 행신동에서 내려 교회까지 걸어가거나 하였습니다. 어떤 방법으로 가든 집을 나서서부터 4시간 이상이 걸리게 됩니다.
멀리 교회를 오가며 교회를 처음 출석하던 때가 종종 떠오릅니다. 고3시절 입시 공부한다고 교회를 떠난 이후에 청년기를 교회 밖에서 보냈습니다. 대학 졸업 후 8년여의 직장생활을 마감하고 대학원에 들어갔는데 신학대학 출신인 대학원 동기가 전도사로 부임한 교회로 초청을 하였고 1990년 1월 첫 주일에 교회에 갔습니다. 충정로 신학대학교 입구의 작은 돌건물 이층에 있는 교회에는 30여명의 성도들이 있었고, 첫 예배를 드린 후 그것으로 초청받은 인사치례는 되었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교회에 다녀온 주중에 친구를 만났고 주일에 가봤던 작은 교회에 대한 이야기를 했는데 친구는 교회에 대해 진지하게 듣더니 가족들만 모이는 결혼식을 그 교회에서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처음 가본 교회라 당황해서 안될 것이라고 했지만 친구의 진지한 요청에 동기 전도사에게 이야기를 전했습니다. 연락이 오기를 목사님과 우선 면담을 하자는 것이었습니다. 목사님은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들을 주례하지는 않지만 특별히 교회에서 결혼하는 것을 허락하고 주례를 하되 제가 교회에 다닌다는 조건이라고 했습니다.
잠시 망설였지만 오랜동안 언젠가는 교회로 돌아갈 것이라고 생각해오고 있기도 했고 친구의 소망을 들어주는 것이라생각하여 교회 출석을 약속하였습니다. 친구는 교회에서 결혼을 하였고 성도들은 성심으로 결혼식을 준비해주었습니다.
그렇게 약속으로 출석하게 된 교회에 다니는 것이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당시 의무적으로 학교에서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남양주 광릉에 있는 학교에서 교회에 가자면 버스를 타고 읍내에 가서 버스를 갈아타고 청량리로 간 다음다시 광화문을 지나 청량리로 가는 버스를 갈아타고 가야했는데 당시도 4시간 이상이 걸렸었습니다. 왕복 8시간 이상이 걸리는 교회 출석은 대학원 졸업을 한 이후에 함께 졸업을 했습니다.
교회에 처음 출석한 이후 27년이 지난 요즈음 교회에 오가며 참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언젠가 설교 시간에 교회에 가려고 나서는 시간부터 예배시간이라는 말씀을 들었습니다. 한동안 차를 가지고 가지 않는 주일이면 늘상 드나들 원주시외버스터미널과 고양종합터미널이 더욱 친숙하게 느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