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2월 초 넘어져 인대를 다친 후 휠체어와 목발을 사용한지 4개월째입니다.
목발 사용조차 힘들던 초기에 국민건강보험공단 원주횡성지사에서 휠체어를 빌려서 사무실에 두고 오가며 사용하였습니다. 휠체어는 무료로 기본 2개월을 빌려주는데 1개월 더 연장하여 사용하고 지난 주에 반납을 하였습니다.
부상 이후 생활에 급격한 변화가 왔습니다.
일단 혼자서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습니다. 깁스를 풀기전 까지 내 몸 하나 간수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새삼 실감하며 살았습니다. 또한 두 발로 설 수 없어서 집안에서는 그림처럼 앉아 남편이 해주는 밥을 먹었습니다.
부상 초기 병가를 끝내고 사무실 출근을 할 때 늘 걸어다니던 길을 차로 데려다주어야만 했고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문을 여는 것부터 주위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습니다. 또한 점심시간이면 직원들이 휠체어를 끌어주고 점심 차림을 갖다주어야 했습니다.
방콕, 사무실콕으로 지내며 먼 거리 나서는 것은 전혀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이가 들어 겪는 것을 이렇게 미리 겪는구나 하는 생각을 수없이 하게 되었습니다. 스스로 추수리지 못하는 생활, 누군가 옆에서 도와주어야만 하는 생활…
이제 성한 오른 발로 운전을 하여 출퇴근도 하고 병원 치료도 받으러 다닙니다. 제대로 디디지 못하던 왼발은 목발을 짚고 살살 디디고 다닙니다. 그러나 아직 깁스를 푼 이후에 매일 아침이면 버팀목이 되는 보장구를 차고 다닙니다.
조금 많이 걸었다하면 발이 붓고 통증이 심해지면 약을 먹습니다. 왜 다쳤는지 얼마나 되었는지 질문을 받고 언제쯤 목발을 떼냐는 질문을 자주 받습니다. 만난 지 한달 후에 다시 열린 회의에서 만난 직원이 또 다쳤느냐고 묻습니다. 가능한 목발을 빨리 떼고 싶은데 제대로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떼었다가 후유증이 길어질까봐 목발을 늘 옆구리에 끼고 다닙니다.
몇 달을 불균형한 상태로 지내다 보니 몸 오른쪽으로 무리가 가서인지 여기저기 통증이 새로 생겨납니다.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생각은 하는데 목발을 떼는 순간이 오더라도 과감히 다닐 마음을 먹는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이렇게 부상 입기 전까지 가끔씩 몇 번 넘어진 적이 있었는데 그것이 전조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나이 들어간다는 생각, 움직이는데 천천히 조심하며 움직여야 한다는 교훈을 톡톡히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 그럼에도 더 심하게 다치지 않은 점, 차츰 나아지고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며 하루를 마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