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1년 입사했던 KOICA 동기들이 오랜만에 자리를 함께 하였습니다.
30대 후반에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가서 회계학 공부를 하고 회계사 자격증을 따서 미국 주정부 공무원으로 15년이상 근무해온 홍국장이 휴가를 받아 한국에 나왔다고 하여 시간이 되는 동기들이 모였습니다.
23년전 일찍 다른 길을 찾은 동기는 전문가로서 계속 다양한 개발협력 프로젝트 및 프로그램에 참여해오고 있고, 끝까지 남은 동기들은 본부장 및 이사로 작년에 퇴직했고 다음 달에 퇴직 예정입니다.
30대 초반에 만난 동기들이 이제 60이 되거나 60언저리 나이들이 되었고 앞으로 제2의 길을 어떻게 가느냐고 이야기를 하는 가운데 미국 공무원인 동기로부터 재미있는 이야기들을 들었고 미국 사회와 한국 사회를 비교하게 되었습니다.
첫째 미국에서는 나이와 직장경력 합해 80이 되는 해에 은퇴를 고려할 수 있다고 합니다. 따라서 동기는 향후 10년 더 일한 후에 퇴직을 고려해볼 생각이라고 해서 자리를 함께 한 동기들로부터 ‘부럽다’는 탄성을 들었습니다.
둘째 미국 공무원들이 출근부터 퇴근(8시반~오후 4시반)시간에는 전력을 다해 일을 하기 때문에 업무가 끝나면 머리가 멍해질 정도라고 합니다. 누구나 다 그런 자세로 일을 해서 일을 슬렁슬렁 할 수가 없다고 합니다.
셋째 15년 근무하는 동안 저녁 회식을 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합니다. 연말에 송년모임을 할 때는 각자 비용을 갹출하여 점심에 한다고 합니다. 덕분에 오후 5시면 집으로 퇴근하여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고 부부가 함께 요리하는 것이 취미라고 합니다.
넷째 직장 상사 보스는 ‘신’처럼 모시고 업무 지시에 대해서는 절대적으로 따른다고 합니다. 동기 상사는 비록 나이는 어리지만 업무 지도력 등에 있어 존경할 만 하며 그 직위에 있는 상사들이 다 역량이 되는 사람들이라고 인정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아울러 상사가 부하직원이 일을 못하면 파면을 시킬 수가 있고 실제로 보스가 몇 명의 직원을 파면시켰다고 합니다.
점점 노령화시대가 되어가고 우리나라보다 먼저 노령화시대를 맞이한 이웃 일본에서는 정년을 65세로 연장하는 정책이 나온다고 하는데 앞으로 우리 사회도 정년 연장 이슈가 나오고 있는 시점에서 미국 이야기가 상당히 흥미로웠습니다.
동기들이 이런 저런 모양으로 은퇴 또는 퇴직을 하는 올해 연말 모임에서는 각자 새로운 길을 가는 모습으로들 보게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