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오면서 이런 저런 행사로 인해 청와대를 방문할 기회가 여러 번 있었습니다.
1971년 국민학교 6학년 어린이날 서울 대표로 전국모범어린이상을 받았을 때,
1990년 중반 한국해외봉사단 파견전 초청 오찬에 참석했을 때,
2010년 적십자 봉사자들과 함께 격려 오찬에 참석했을 때,
2011년 자원봉사자의 날에 행정안전부 자문위원으로 참석했을 때
또한 청와대에서 일할 뻔한 기회도 있었습니다.
대학 졸업후 들어간 현대중공업에서 8년 일하고 무엇인가 보다 국제적이고 공적이고 봉사하는 일을 하기 위한 준비로 대학원에 들어가 국제경영학을 전공하고 졸업을 앞둔 1991년 가을이었습니다.
당시 YS캠프에서 일하던 대학원 동문으로부터 연락이 왔습니다. 경제경영 전문가를 찾는데 함께 일해보지 않겠냐는 것이었습니다. 그 때 KOICA에 지원을 해서 마지막 면접을 앞두고 있었는데 잠시 생각하다가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길을 택하겠다고 하고 요청을 거절했었습니다.
이후 동문은 청와대에서 근무를 했고 이후 계속 공직에서 일을 해오고 있습니다. 몇년 전 동문회에서 만난 그 동문 이야기가 당시 본인의 요청을 받아들였었다면 여성 희소성으로 인해 벌써 국회의원을 했었지 않겠느냐는 덕담을 주고 받은적이 있습니다.
삼십대 초반 선택의 갈림길에서 택했던 KOICA 이후로도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유치위원회, 대한적십자사 그리고 설립해서 운영해온 (사)한국국제개발연구소를 거쳐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관에서 다양한 분야의 국제협력 업무를 해온 지난 30여 년의 세월을 새삼 돌아보게 되는 요즈음입니다.
YS캠프 합류 요청을 받아들였었더라면 어떤 길을 걸었을까? 가지 않았던 길에 대해서 생각해보면서 예전에 읽은 시가 생각나 찾아보았습니다.
The Road Not Taken/가지 않은 길 – 로버트 프로스트
Two roads diverged in a yellow wood,
And sorry I could not travel both
And be one traveller, long I stood
And looked down one as far as I could
To Where it bent in the undergrowth;
Then took the other, as just as fair,
And having perhaps the better claim,
Because it was grassy and wanted wear;
Though as for that the passing there
Had worn them really about the same,
And both that morning equally lay
In leaves no step had trodden black.
Oh, I kept the first for another day!
Yet knowing how way leads on to way,
I doubted if I should ever come back.
I shall be telling this with a sigh
Somewhere ages and ages hence;
Two roads diverged in a wood, and I ……
I took the one less travelled by,
And that has made all the difference.
노란 숲 속에 길이 두 갈래로 났었습니다
나는 두 길을 다 가지 못하는 것을 안타깝게 생각하면서
오랫동안 서서 한 길이 굽어 꺾여 내려간 데까지
바라다볼 수 있는 데까지 멀리 바라다보았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아름다운 다른 길을 택했습니다
그 길에는 풀이 더 있고 사람이 걸은 자취가 적어
아마 더 걸어야 될 길이라고 나는 생각했었던 게지요
그 길을 걸으므로, 그 길도 거의 같아질 것이지만
그 날 아침 두 길에는
낙엽을 밟은 자취는 없었습니다
아, 나는 다음 날을 위하여 한 길은 남겨 두었습니다
길은 길에 연하여 끝없으므로
내가 다시 돌아올 것을 의심하면서…
훗날에 훗날에 나는 어디선가
한숨을 쉬며 이야기할 것입니다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나는 사람이 적게 간 길을 택했다고
그리고 그것 때문에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