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레시피 ‘싱건지’

190604 신건지

지난 세월을 돌이켜 보니 제가 참 여러가지로 복이 많은 사람입니다

친정 어머님이 만드신 음식이 동네에서 맛있기로 소문이 나 있었는데 결혼하기 전까지 그 맛있는 음식을 먹고 살았습니다.

결혼 후 명절 때와 행사 때에만 간신히 찾아뵐 때마다 시어머님께서 만들어주시는 온갖 다양하고 맛있는 음식들을 먹고 지내왔습니다. 며느리로써 주도적으로 음식을 만들어야했으나 결혼 후 한동안 어머니 음식 만드시는 보조역만 하였습니다. 어느날 드디어 시아버님의 명에 의해 혼자서 음식을 만들어보았는데 음식을 드신 아버님으로부터 ‘앞으로 계속 음식 만드는 것을 거들기만 하라’는 결정에 따라 오랜 세월 보조 역할만 해왔습니다.

음식 관련하여 남편으로부터 받은 최고의 칭찬이 ‘엄마가 만든 것과 똑같아!’ 였는데 딱 한 번으로 그쳤습니다. 가끔 어머님이 음식을 만드실 때마다 레시피를 열심히 적고는 해왔습니다. 이번에 드디어 늘 시원하게 먹었던 ‘신건지’를 처음부터 마지막까지 만드시는 과정을 함께 하였습니다.

열무와 솔(부추)을 그리고 양파를 주 재료로 하여 마른고추와 마늘, 생강을 함께 갈고 소금으로 간을 맞추었습니다. 역시 어머니의 손맛으로 만든 신건지는 시원하고 맛이 있어 밥 두공기를 뚝딱 해치우게 만듭니다. 앞으로 어머님의 음식 레시피 숫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갈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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