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cade-1144119__180[1]

겨울 가면 봄이 오듯, 사랑은 또 온다.

노희경

 

겨울 가면 봄이 오듯, 사랑은 또 온다 – 노희경이 전하는 사랑과 희망의 언어
노희경 지음, 배정애 사진.캘리그라피 / 북로그컴퍼니 / 2015년 12월

 

책을 읽다 보면 정말 좋은 문장들이 눈에 띄어 나도 모르게 서둘러 수첩에 끼적이곤 하고 몇 번씩 들여다보면서 다시금 감동을 느끼곤 한다.

 

책이 주는 제일 좋은 점 중에 하나가 바로 이러한 문구들, 타인들과 같은 감동을 느끼는 문장도 있을 것이고 그 당시 나와 딱 맞는 어떤 환경조건에 의해서 오로지 나만이 느낄 수 있는 문장들을 대한다는 것이다.

 

노1

그런 면에서 시(詩)가 대표적으로 많이 애송되기도 하고 책갈피에 낙엽이나 꽃잎을 말려서 코팅해 별도로 표시까지 해두는 정성을 아끼지 않는 시간도 그 나름대로 나만의 감정을 간직하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노3

 

그런데 드라마에서 이렇게 같은 감동을 받기란 쉽지가 않다.

빠른 대사 전개와 인물들의 동선, 그리고 모든 것을 캐치해야 하면서 봐야 하는 드라마가 주는 종합예술을 방불케한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때론 책을 읽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노5

 

그런데 작가 중의 노희경 작가만은 내 경우엔 예외였다.

흔히 말하는 마니아를 자처하며 어떤 작가의 작품을 무조건 본다는 시청자도 아니었지만 각박한 세상에 우울한 분위기의 드라마는 별로 좋아하지 않기에 그녀가 쓴 작품들도 처음엔 보질 않았다.

 

노6

 

그러다가 우연히 본 것이 바로 화려한 시절-

정말 배가 빠지게 웃는 가운데 울음과 콧물, 그 당시의 시대적인 묘사에 어울리는 천연덕스럽게 연기하는 류성범과 공효진이란 배우를 제대로 보기 시작한 드라마였다.

그 이후 간간이 그녀의 작품을 대하면서 그녀가 쏟아붓는 대사 한마디도 놓칠 수가 없었고 이내 많은 마니아들을 형성하기 시작하더니 대본집도 몇 개 출간이 되었다.

 

노7

 

작가의 나이가 50에 들어섰다고 하는 말부터 자신의 인생의 채찍질처럼 여겨지는 책이요, 별다른 계획이 없는 한 이 책이 마지막 대사집이 될 것 같다고 한 말에서 작가의 비장한 글 쓰는 사람으로서의 다짐을 엿볼 수가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아무래도 고두심 씨가 연기했던 꽃보다 아름다워가 아닐까?

그 드라마에서 김명민이란 배우가 연기를 다시 할 수도 있겠다는 결심도 서게 했다는 말도 들었던 것 같은데, 그 드라마 속의 등장인물들의 캐릭터가 모두들 기억에 남을 만큼 강렬하기도 했고 눈물을 엄청 쏟으며 봤던 기억이 나기에 노희경 작가의 대표작 중에 개인적으론 최고로 뽑고 싶다.

 

 

이렇듯 작가가 지향하는 글을 쓴다는 것은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면서 겪는 별 희한한 일들도 , 보통의 사람들이 힘겨워하는 일들도, 사랑에 울고 배신에 울고, 부모 자식 간의 감정들,,…. 어느 것 하나 그냥 넘겨가며 보게 되질 않는다.

 

노8

 

작가들은 일상의 일들도 허투루 보지 않는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이 모든 내공들이 쌓여서 이러한 감동의 글이 대사를 통해 절절히 나타내는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한 수첩에 거의 반이 넘도록 그녀의 드라마 대사들을 기록하던 시간,  대중들의 가슴속을 파고들고 잊혀지지 않게 하는 힘, 그 부단한 힘 자체가 자신에게 혹독하게 다그치는 글쓰기의 연장의 노력의 힘임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주는 책이다.

 

캘로 그래피가 섞인 책의 편집은 하나하나 넘겨봐도 어느 것이 모자라고 넘치다고 할 수 없는 글의 매혹 세계로 빠져들 수밖에 없다. (정말 글 잘 쓰는 작가의 직업 세계가 부럽다.)

 

말이 앞서는 작가가 아닌 사람이 가진 힘을 믿는 사람이고 또 그러길 원하는 작가이기에 다음 차기작은 또 어떤 감동을 전해줄지, 이왕이면 좀 더 유쾌한 노희경표 작품의 탄생을 기대해본다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