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의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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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의 편 – I’m a loser
혼다 다카요시 지음, 서혜영 옮김 / 책에이름 / 2016년 1월

 

표지가 유머스럽다.

더군다나 책 제목도 정의의 편?

빰빠라, ~야~호~잇 하면서 왠지 어디선가 누군가에 무슨 일이 생기면 도와주러 올 것만 같은, 그렇지만 그림만 봐선 영 믿음이 간다고는 할 수 없는, 그런 상상을 하게 된다.

 

발랄하다. 유쾌하면서도 코믹한 장면들이 초반에 나오면서도 왠지 찡한 아픔이 전해지기도 한다.

 

하스미 료타-

고등학교 내내 진상 왕따로 괴롭힘을 당하면서 오로지 졸업하기만을 고대하고 기다렸다.

자신을 괴롭히면서 희열을 느끼면서 웃어대는 일진 친구들의 입시 대학을 피해 초반엔 그저 대학에 갈 꿈도 꾸지 않았지만 피나는 노력으로 하위권에 속하는 , 그저 그런 면접서류에도 눈길을 받지 못할 수도 있는 대학에 입학한다.

 

드디어 해방~~~ 료타는 희열에 찬다.

바로 치밀한 연구 끝에 행한 자신의 전략이 들어맞았기 때문.

 

일명 자신을 괴롭히는 친구들이 갈 만한 곳은 피하고자  대학을 고르다 보니 그 전략이 제대로 들어맞았고 이런 찬란한 봄이 자신에게도 올 줄은 몰랐던 기쁨도 잠시….

가장 괴롭힘을 주었던 히타케다가 이 대학에 올 줄이야~~~

연이어 고등학교 때의 연장선인 맞기 순서와 협박을 들을 때쯤 , 진짜 어디선가 자신을 구해주러 온 사람이 있었으니 그 이름하여 거룩한 기류 유이치, 도모이치로 불리는 동기생이다.

 

고등학교 복싱 3연패를 했을 정도이니 아무리 체격이 좋은 히타케다라도 무릎을 꿇을 수밖에….

 

그가 자신의 동아리를 추천하면서 들어간 곳은 바로 ‘정의의 편 연구부’ 다.

무엇을 하는 곳인가 하니, 바로 말 그대로 불의에 앞장서는, 질서를  최대한 지켜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동아리다.

학내에서 벌어지는 동아리들 간의 다툼, 신입생 환영회 때 생기는 남녀간의 일들을 중심으로 그 중간자의 입장에서 잘잘못을 따지고 각서를 받으며, 때론 따끔한 물질적인 가세까지….

 

그동안 암흑의 세계인 왕따 출신인 자신에겐 친구도, 선배도 없는, 오로지 홀로 외로움에 살다시피 했던 료타에겐 그야말로 자신을 받아주고 동료로서, 후배로서, 선배로서의 느낌이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게 해 준 이 동아리가 그야말로 천국이란 생각을 하며 기타 다른 학생과 다를 바 없는 생활을 이어 나가던 중, 뜻하지 않는 일에 휘말리게 되는데….

 

 

처음부터 왕따라는 설정이 왠지 무겁게 다가오는 이야기려니 했지만 시종 유쾌하다.

왕따를 당하는 입장에서 어떻게 맞는 것을 제대로 맞아야 덜 아플 수 있는지에 대한 노하우가 뜻하지 않게 받아들여지는 설정, 풋풋한 청춘들이 느끼는 사랑의 모락모락 한 감정, 그러면서도 흔히 말하는 금수저와 흙수저로 태어난 배경에서 오는 사회 진출의 불합리성과 더 이상 오르려 하지만 제대로 오를 수 없는 현실의 직시를 제대로 느끼게끔 하는 사건을 겪으면서 료타는 더 이상 예전의 료타가 아닌 사람이 되어 버린다.

 

정작 자신이 그토록 열광하고 존경해마지않았던 동아리를 탈퇴하면서까지 느끼는 ‘정의란 무엇인가’에 대한 물음을 독자에게 던진다.

 

불의를 없애고  올바른 행동의 지표를 목표로 삼는다고 지향했던 동아리의 목적이 정말로 정의의 편에 맞는 방식이었는지, 혹 그렇게 생각을 하는 와중에 자신도 모르게 어떤 희열을 느끼면서 또 다른 제 2 . 3의 희생자를 낳게 하는 행동은 아니었는지에 대한 료타의 생각은 우리가 흔히 말하는 ‘정의’에 대한 지표는 과연 어떤 것인지, 지금 행동하고 있는 것 하나로 인해 전혀 생각지도 못한 타인의 불행을 생산해내고 있는 것은 아닌지에 대한 다른 관점으로 들여다보게 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기존에 생각했던 ‘정의’란 방식과 행동, 그에 따른 여러 가지 부산물들이 료타의 생각처럼 달리 다른 방향으로도 영향을 끼칠 수 있음을 느껴주게 하는 책이기에 료타가 그렇게 맞고도 탈퇴를 이행해야 했던 심정을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작가의 글 주도가 날카롭게 전달해주는 책이다.

 

처음에 가볍게 웃으면서 시작했다가 가볍게 끝낼 수 만은 없는, 그러면서도 료타 스타일로 이행해 나가는 그에게 행운의 여신이 함께 하길 응원하게 하는 책이다.

                                                 
                                            

정의의 편”에 대한 6개의 생각

  1. 벤자민

    일본어로 이지메 라고 하지요?
    한국도 이게 심각하고 어느 곳이나..
    잘은 모르지만 여기는 왕따 금지법이라는게 있는걸로 알아요 ㅎㅎ

    창의 오페라 하우스가 정겹습니다
    오른쪽의 건물들은 사실 지어진지가 얼마 안되었어요
    정말 명당중의 명당이지요
    아래 층은 카페나 식당가 상점등이고 위는 오피스나 아파트죠
    어마 어마하게 비싸지요
    근데 저 건물이 있기 전에서 입구에서 부터 탁 터여
    오페라하우스가 한눈에 다 들어 왔어요
    옆 쪽 자연 식물원 쪽도 다 들어 오고요
    그래서 저걸 지어면서 특혜 논란이 벌어지고
    특히 환경단체에서 엄청나게 반대했어요
    그러나 어디던 다 돈이 말을 해주죠 ㅎㅎ
    우리야 바다 쪽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뭐 사먹으면
    경치 좋고 하지만 또한 엄청 비싸지요
    그 값을 해야 하니까요 ㅎㅎ

    저도 컴창이 저렇게 돌아가면서 좋은 경치가 계속 연속으로 바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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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의 정원 글쓴이

      이지메, 왕따…
      심각한 문제죠.
      그것에 대한 문제 제기를 했다하더라도 결국은 양쪽의 마음의 상처를 입기 마련이기에, 원천적으로 이런 일들은 없어야 할텐데 말입니다.
      갈수록 험악해진단 생각도 드네요.

      시드니 오페라를 제대로 구석구석 구경은 하지 못했습니다.
      그저 겉모습과 계단에서 사진을 찍는 정도에만 그쳤거든요.
      벤자민 님의 글처럼 시간이 된다면 제대로 한 번 시드니의 오페라를 구경하고 싶단 생각도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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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데레사

    사람은 누구나 처음에는 좋은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무슨 일이든 오래하다
    보면 그 나름의 자만에 빠지기도 하지요.
    료타가 들어 간 동아리도 료타의 눈에는 그렇게 비쳤을거고 또 실제로
    그랬을것 같아요.

    재미있을것 같아서 도서관에 가면 한번 있나 봐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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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의 정원 글쓴이

      왕따, 이지메가 참 심각하죠.
      글 속에서도 료타의 부모들조차 알고도 모른척 할 정도로 힘든 학창시절을 보냈으니, 료타가 바라보는 세상에서의 작은 일부부인 동아리 내에서의 정의실천은 또 다른 시각을 다가왔을 것이란 생각이 듭니다.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다면 읽어보셔도 좋을 듯 합니다.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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