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타기리 주류점의 부업일지

가타기리

               가타기리 주류점의 부업일지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68
도쿠나가 케이 지음, 홍은주 옮김 / 비채 / 2016년 2월

 

요즘의 배달 서비스는 그야말로 하룻밤만 자고 나면 업그레이드 천국이다.

방송 CF에 나오는 선전을 보면 각양각색의 선전 광고가 눈을 현란하게 만드는데, 이것 또한 시대의 빠른 흐름에 적응하려는 아이디어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여기 그와는 전혀 동떨어진, 업그레이드는커녕 언뜻 보면 전혀 배달 업무와는 상관이 없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하는 가게가 있다.

전혀 틀린 말도 아닌 본업은 주류를 위주로 판매를 하는 가게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뭣보다 그 배달을 해준다는 모토에 어울리지 않는 동네 구멍가게식의 운영 때문이기도 하다.

 

아버지의 업을 뜻하지 않게 이어받은 가타기리는 항상 양복 차림에 가게를 운영하면서 부업으로 배달 업무를 맡은 사장이다.

 

유리문에는 ‘무엇이든 배달합니다’라고 붙여 놓고 어떤 일이든 법에 위배되지 않는 한 어떠한 일도 맡아서 처리해 준다는 식의 운영을 하는데, 여기엔 여러 가지 사연들을 가진 사람들의 부탁들이 들어온다.

 

내용들을 읽어가면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난다는 느낌이 전해져 옴을 느낀다.

누구나 저마다의 아픈 상처 하나쯤은 간직하고 살기 마련이고 이러한 자신의 고민 해결을 위해 부탁을 하는 사람들의 처한 상황들은 우리네 이웃들이 겪는, 내가 겪을 수도 있을 사소한 일의 과정들이 배달이란 매개를 이용해서 따뜻함과 안타까움을 보여준다.

 

며느리와 시아버지의 대립, 엄마를 기다리면서 선물을 건네주는 꼬마 아이, 7년 후 자신이 쓴 편지를 받아 볼 수 있게 배달을 맡겼던 여자, 직장 내의 상사의 업신여김에 대한 작은 복수를 보노라면 때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다양한 사연에 얽혀 들여다보는 재미와 함께 때론 안타까움이 들게 하는 내용까지 두루 볼 수 있는 책이다.

 

 

그야말로 배달을 하면서 겪게 되는 이야기와 함께 잘 근무하던 회사를 그만두고 아버지의 일을 이어받은 가타기리의 사연까지 드러나면서 그가 겪었을 고통의 아픔을 느낄 수가 있다.

 

배달이란 일을 통해 비로소 자신이 겪은 아픔의 상처를 딛고 새로운 관계 개선을 위해 한 발 나가는 가타기리나 삶의 방향을 잃고 방황하던 모치즈키 모두에게 희망의 빛을 보았다는 점에서 이 책이 주는 가벼우면서도 따뜻한 시선을 잃지 않은 저자의 글이 전작인 ‘이중생활 소녀와 생활밀착형 스파이의 은밀한 업무 일지’의 연장선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런 배달업체가 주변에 있다면 정말 마음이 편한 상태로 조바심 내지 않고 믿고 맡길 수가 있겠단 생각이 들만큼 이익에 앞서는 인정미 넘치고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맛이 바로 이런 느낌이겠지? 하는 미소가 절로 넘치게 한다.

 

전작에 이은 일반 생활에서 오는 사소한 일을 제대로 캡처해서 하나의 소설로서 엮은 저자의 상큼한 소재가 매력적으로 다가오게 하는 책이다.

 

‘곤란할 때 믿고 찾는 참마음 배달’~

 

동네에 이런 배달업체가 있다면 무엇부터 배달을 시켜볼까?

 

상상 그 자체만으로도 즐거움을 주는 책이다.

 

가타기리 주류점의 부업일지”에 대한 5개의 생각

  1. 데레사

    그러게요. 나는 무엇을 배달시킬까요?
    나의정원님께 오늘 보름이니 부럼이나 배달시켜 드렸으면 좋겠는데요. ㅎ

    달이 떴나 한번 내다 봐야겠습니다.

    응답
    1. 나의 정원 글쓴이

      ㅋㅋㅋ,,
      책 배달도 좋죠~
      전 배달시킬것이 너무 많아서 고민이되던데요?
      귀차니즘의 전형이라 무형에서 유형에 이르기까지, 생각만해도 쌓여갑니다.

      응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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