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롤

캐롤

캐롤 에디션 D(desire) 9
퍼트리샤 하이스미스 지음, 김미정 옮김 / 그책 / 2016년 1월

사랑의 상대성은 어떤 기준에 의해서 결정되어지는 것일까?

사람들의 인식 속에 뿌리 박혀 있는 불변의 진리처럼 그런 과정 속에서 서로가 이루어져 가야만 진실된 사랑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일까?

 

사실 보통의 사람들이라면 이성과의 사랑을 당연시 생각하고 또 남, 녀간의 사랑을 통해 넓게는 종족 보존이란 차원까지 두루 넓혀 보게 되고, 더 나아가서는  종교적인 범위까지 생각할 수 있지만 단지, ‘사랑’이란 단어가 주는 것에만 본다면 우리가 생각하는 ‘사랑’의 본질을 과연 어떻게 설명을 할 수 있을지….

 

리플리 시리즈로 유명한 이 책의 원저자, 퍼트리샤 하이미스의 자전적인 이야기가 가미된 책을 읽었다.

우연한 기회에 아카데미 영화에 노미네이트 되었단 소식과 함께 뭣보다 더욱 호기심을 자극한 것은 이동진 영화평론가가  별 다섯 개 평점을 주었단 사실에 더욱 호기심을 자극했다.

 

 

영화는 아직 보지 못했지만 원작과 영화를 두루 본 사람들에 의한 평이 엇갈리는 것을 뒤로하고 일단은 원작의 묘미를 알기 위해 책부터 접했는데, 동성애란 주제만 가지고 볼 때는 무거운 소재이고 아직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호응을 받는 사랑이 아니란 점에서 이 책은 저자의 커밍아웃을 선언하는 책이요, 두 여배우의 호연이 더해져 궁금증을 자아내게 했다.

 

연극 무대 디자이너를 꿈꾸는 19살 먹은 테레즈 벨리벳이 주인공이다.

어느 날 백화점에서 크리스마스 대목에 백화점 알바를 하던 그녀에게 캐롤이 다가온다.

 

남편과의 이혼소송 중에 딸아이의 장난감을 사주러 들른 백화점에서 그 둘은 운명적인 조우를 하게 되고 이내 세상 사람들의 시선에 거스르는 ‘사랑’이란 것을 느끼게 된다.

 

두 사람의 나이차도 그렇지만 두 사람의 계급적인 차이, 두 사람 모두에게 상대가 있다는 사실을 뒤로 한 채 그 둘은 인생에 한 순간, 정말 순간적인 찰나에 느끼는  사랑을 하게 된다.

 

사랑이란 기준에서 보면 그 둘이 느끼는 감정은 일반 이성들이 사랑을 시작할 때의 설렘, 살아가는 기쁨, 그리고 뭣보다 이러한 모든 과정들이 동성이란 것을 배제하고 볼 때 전혀 어색함이 없다는 사실이다.

 

책에서 나오는 시대적인 배경은  1950년대이고 지금과는 또 다른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선이  자리 잡은 그 당시에 두 사람의 사랑은 험난했을 것이란 불 보듯 뻔한 것이지만, 그렇더라도 그 두 사람의 사랑을 바라보는 독자의 입장에서는 행복을 빌게 된다는 점이 기존의 동성애를 다룬 것들보다 다르게 다가온다.

 

이 책을 접하면서 미메시스에서 나온 ‘파란색은 따뜻하다’와 이 원작을 영화화한 ‘가장 따뜻한 색, 블루’를 같이 떠올리게 됐다.

 

이 책에서도 자신의 동성애 성향에 대한 깨달음과 친구들의 놀림, 그리고 동성에 대한 사랑을 서로 하면서 느끼는 감정들이 일반 연인들과 조금도 다름이 없음을 느끼게 했단 점에서 무조건 동성애를 다뤘다는 사실만으로 색안경을 끼고 볼 것만이 아니라 이 두 작품을 통해서 드러나는 ‘사랑’이란 본질에 근접해서 시각을 달리해 본다면 인류사에서 서로가 상대방에게 호감을 느끼고 사랑을 하게 되는 과정들이 결코 보편적인 ‘사랑’이란 점에서 볼 때 그 감정만은 소중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솔직히 아직까지는 동성애에 대한 사랑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진 않았다.

다만 연예인 홍석천 씨가 어느 프로그램에서 말한 장면이 생각나는데, 지지를 하진 않더라도 자신들이 하는 사랑에 대해 비록 사회적으로 통용되는 사회적인 기준에서 벗어난 사랑일지라도 그저 바라만 봐줘도 감사하겠단 말이 기억이 난다.

 

분명 사회적인 시선에서 벗어난 사랑을 하기는 힘들다.

그것을 감내하고 자신들의 진정한 사랑을 지키기 위해 힘든 일들을 이겨나가는 그들의 ‘사랑’의 본질만은 인정해 줘야 하지 않을까 하는, 사랑을 하는데에 어떠한 일정한 자격조건을 따지기보다는 이 책에서 나오는 두 여인의 사랑을 통해 진정한 사랑은 무엇인지,  이러한 모든 점을 감내하고 서로를 선택했다는 점에서 읽는 독자들은 여러 가지 생각들을 할 수가 있을 것 같다.

 

유명 외국 가수의 커밍 아웃이 늘어가고 일부 나라의 주(州)에서는 동성애의 결혼이 합법화되는 것을 볼 때면 언젠가는 이들의 사랑도 보통의 남녀들이 하는 사랑처럼 받아들여질 날이 오지 않을까도 싶지만 그것은 사람들의 인식 변화와 시간이 해결해 주리란 생각이 든다.

 

모든 것을 뛰어넘어 둘만의 사랑을 확인하고 미래의 행복을 그리는 두 여인들의 사랑!

정말 사랑이란 두 글자는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캐롤”에 대한 4개의 생각

  1. 데레사

    제목이 캐롤이길래 제목만 보고는 성탄절을 생각했지요. ㅎ
    지금이나 옛날이나 동성애를 보는 시각은 늘 수군거림이 붙어
    다니지만 정작 본인들은 이성끼리의 사랑보다 더 짙은
    사랑을 하는것 같더라구요.
    주변에 그런 커플이 있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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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벤자민

    동성애
    여기서는 주위에 참 많이 보지요
    이해되는 부분도 있고 좀 복잡해 보이는 부분도 있고요
    제가 짙은 보라색 티샤츠를 잘 입는 편인데
    언제가 누가 그래요
    그런거 입고 다니면 남자가 접근 한다나요 ㅋㅋ
    제가 다니는 치과의 젊은 중국인 의사도
    게이라고 간호원이 그러더라고요
    첨엔 모르고 그 친구한테서 검진을 한번
    받았는데 왠지 알고나니 입안이 좀 찜찜하더라고요 ㅋ
    그렇지만
    여기 새로 발급되는 여권에는 성별란에
    트레스젠다의 표시가 된답니다
    한국도 언젠가는 이해가 달라지는 세월이 올라나요
    한국이 그런점에서는
    참 보수적인 나라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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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나의 정원 글쓴이

      어머!
      여권에도 그런 표시가 된다니, 동성애를 바라보는 시각이 보편화되어 있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입안이 찜찜?
      ㅋㅋㅋ..
      치료 잘해주고 잘 받으시면 뭐, 별 일이야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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