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된 한패

조직된 한패1

조직된 한패
플로르 바쉐르 지음, 권명희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5월

현재 자본주의는 가장 이상적인 제도라고 믿는 것들 중의 하나다.

사회주의 이상주의라든가 공산주의를 실현하는 체제보다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것에는  일단 많은 사람들이  정치적인 형태와 경제적인 문제점들이 두 체제와 비교해 볼 때  완벽하다고는 할 수는 없지만 지금의 모든 세계의 사람들이 그나마 이상적인 성향에 가깝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자유 경쟁이란 구도 속에 쟁쟁한 경쟁들이 심리적인 압박감을 감수하면서까지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고 그런 목적을 위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다 해도 말이다.

그런 점에서   민주주의 경제 체제, 현대 자본주의에 대해선 여전히 많은 이견들이 있고,  이런 문제점을 제대로 직시해서 느끼게 해 주는 책을 읽었다.

 

경제란 용어만 들어도 많은 것을 떠올리게 할 만큼 익숙지 않은 용어가 많기에 그저 뉴스에서 나오는 정보만을 알 뿐 이 책에서 보이는 정계와 금융계간의 결탁, 그 와중에 사람들이 어떻게 변해가고 자신의 이상향 실현을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하며 이루어 나가는지에 대한 통찰력 있는 경제 스릴을 취한 책이라 모처럼 다른 스릴과는 느낌을 주게 한 책이다.

 

프랑스의 최상의 인텔리들만 배출한다는 집단 출신인 7명이 주인공이다.

모두 제각기 풋내 나던 청춘의 그 시절을 겪고 이제는 마흔의 나이 때에 접어든 동창생들-

가까우면서도 가깝지 않은 그들의 사이는 필요하면 도와주고 필요치 않으면 내치는 그런 공생 관계들로 이루어져 있다.

 

폴만 스의 잘 나가는 유럽 금융 협상가인 세바스티앙은 어느 날 고위 CEO의 부름을 받고 뉴욕으로 가게 되고, 그곳에서 그리스 회계 장부 조작을 은폐하라는 지시를 받게 된다.

일명 브란덴부르크란 이름이 붙여진 이 비밀문서 뒤에 감춰진 정부와 폴만 팍스의 교묘한 뒷거래로 손을 잡게 된 과정을 알게 된 그는 번아웃 증상까지 시달리게 되고 결국은 동창생들에게 알리길 결심하지만 이들은 저마다 자신들이 위치한 자리에서의 이점을 따지며 그가 행하고자 하는 일은 계란으로 바위를 치기라며 고개를 돌린다.

 

 

생각 끝에 프랑스 재경부 장관 비서실장인 동창 베르트랑의 아내이자 동창이며 경제 신문사 기자인 클라라에게 자신이 알고 있는 비밀을 알려 주게 되는데, 그런 세바스티앙이 기차 길 옆 철로에서 죽은 시체로 발견이 되면서 이야기는 급물살을 타게 된다.

 

뜻하지 않은 동창의 죽음을 둘러싸고 모인 6명, 부실자산 금융 전문가인 제레미, 그의 아내 앨리슨, 대학 시절 난간에서 떨어진 사고로 인해 클라라와의 사랑을 잊지 못하는 이중적인 생활의 달인 앙투완, 기업 협상그룹의 홍보 전문가인 바네사가 서로가 서로에게  물리고 물리는 관계를 통해 세바스티앙의 죽음 뒤에 가려진 거대한 정부와 금융의 결탁, 국민들을 어떻게 숫자로 속이면서 망각을 시키는지, 그렇다고 그들이 잘못에 대한 경제적인 책임감이나 법적인 형량을 제대로 받지 않는다는 법의 허술함을 작가의 경력을 토대로 치밀하게  묘사한 부분들이  독자들에게 전해 준다.

 

알다시피 유럽이란 거대한 대륙을 하나로 통합한다는 발상 자체가 커다란 모험이었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다시 해보게 된다.

서로 다른 격차의 경제 수준을 같은 수준으로 통합하려 한 과정에서 터져 나온 그리스 회계장부 조작 사건은 일반 국민들을 앞에 두고 정치계의 최고위 권력자와 이를 조종하려 한 폴만팍스(실제론 골드만 삭스)라는 금융의 거대한 손길이 한 나라를 어떻게 구렁텅이에 빠드리 게 하는지에 대한 세밀한 경제 시스템을 통해 그려낸 작가의 글을 통해 또 다른 경제의 어두운 점을 보는 계기를 마련해 주는 책이다.

 

서프라임 사태와 아이슬란드 사태, 스페인뿐만이 아닌 이탈리아까지 번진 유로존의 위기를 통해 보이는 작가의 자본주의의 허점을 그래서 소설이라고 하기엔 아깝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자신의 양심에 따라 진실을 폭로하려 한 자, 그런 자를 말리는 친구들, 자신이 속한 영역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으려 한 나머지 가정까지 파탄이 나고 무늬만 부부인 쇼윈도 부부들의 모습, 속내를 털어놓고 살지 못하는 부부지만 자식이란 끈이 있기에 참고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삶의 모습도 그리 행복해 보이진 않는, 현재의 자유경제주의가 실현하고 있는 가치의 중요성은 무엇일까를 생각해 보는 책이기도 하다.

 

자신이 노력한 만큼의 성공의 확신을 볼 수 있다는 자본주의의 허점과 그런 실현을 위해 결코 손해를 보지 않는 거대 금융그룹의 인재 다루기 기법, 그 안에서 발버둥 치며 살아남으려는 자의 개인적인 행복의 박탈감들이 어찌 보면 눈에 보이는 것만 보려 한 우리들의 현실을 제대로 꼬집어 주는 책이 아닐까도 싶다.

 

 

책의 내용을 그다지 빨리 읽히진 않는, 경제적인 흐름들이 내겐 익숙지 않은 면도 있고, 작가의 해박한 경제적인 흐름을 소설 기법을 타고 그려냈다고는 하지만 책 속의 인물들의 대화 내용들이 여전히 그들만의 세계에서만 느낄 수 있는 분위기를 풍기는 어법들이 있어 초반엔 좀 지루한 면도 있지만 세바스티앙의 죽음 이후 본격적으로 뛰어든 6명의 내밀한 변화의 행동을 보는 후반부는 또 다른 인생의 길을 보는 즐거움도 준다.

 

작가의 작품을 처음 대한 것이라 생소하기도 했지만 드물게 접하는 경제 스릴러를 모처럼 읽었기에 이런 주류를 좋아하는 독자라면 반길만한 책이 아닌가 싶다.

조직된 한패”에 대한 4개의 생각

  1. 데레사

    요즘 EU 를 탈퇴하는 국가들도 생기던데요.
    정치판도 그렇고 나라도 그렇고 개인들도 마찬가지지요.
    필요에 따라 헤쳐 모여를 거듭하는것 말입니다.

    제가 읽기에는 좀 어려울것 같아요.
    요즘에는 그저 페이지가 잘 넘어가는 책만 주로 읽거든요. ㅎ

    응답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