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6년 11월 30일

책을 읽기 위한 월동 준비물

책독서

 

슬슬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하니, 책을 읽으려고 해도 잘 읽혀지질 않는 요즘이다.

특히 시국도 그렇고 뭐하나 손에 잡혀서 읽고자 하면 왜그리 잔 일들이 많은지…

 

일하고 돌아오기 바쁘게 내일을 위한 준비와 함께 이것 저것 하다보면 어느 새 취침 시간이 되어 있고 마음 잡고 오늘은 꼭 완독을 해야지 하면 손님 방문과 가족 모임에 친구들 모임까지….

 

핑계일 수도  있겠다 싶은데, 적립금 모아 놓은 금액이 만기가 되어 꼭 사용해야 할 시점이 다가온지라 큰 마음 먹고 그동안 눈여겨 보아왔던 신간 책 예약 판매 3권과 책 읽기에 필요한 부수적인 용품들을 결제했다.

 

한꺼번에 모아놓고 보니 마음이 뿌듯하다^^

기본적인 것은 스탠드 등-

기존에 삼파장인 등으로 사용했던 것을 요번에 LED등으로 바꾸면서 구매한 필립스 스탠드다.

집에 학생이 있는 집 안에서는 대부분 이것을 추천했기에 결제 완료!

두번 째는 5년 정도 사용하고 있는 독서대-

겉 표면이 헤져서 모두 벗겨버리고 다시 새로 덮어 씌울까 생각 중인데 그런대로 사용하다 보니 나무 색깔도 괜찮아 보인다.

 

세번 째는 일명하여 독서 쿠션이다.

밑에 뽀복 소리가 나는 충전재가 들어있는 초코 색깔의 푹신한 느낌이 들게 한 것으로 위에 책을 놓거나 별도의 건전지를 넣고 스마트 폰에 연결하면 스피커 폰으로도 들을 수 있는 기능이 들어 있다.

책상에 앉아서는 스탠드를 사용하다가 소파에 앉아서 읽을 때나 침대에 앉아서 읽을 때,  무릎에 놓고 책을 올려 놓고 읽으면 좋기에 이것 또한 결제 완료!!

 

네번 째는 지하철이나 버스에서 읽을 때 유용한 휴대용 독서대-

책 중간에 줄을 끼워서 고정시키고 손에 쥐고 읽을 수 있는 밴드형의 손잡이가 있어 아주 유용하다.

 

다섯번 째는 보조 배터리 개념의 샤오미 usb라이트-

작은 책을 볼 때나 굳이 큰 불 사용이 필요 없을 때 아주 요긴하게 쓰인다.

여섯 번째는 북 다트와 포스트 잇-

모두 책을 읽다가 중요한 부분이나 기억해야 할 부분들, 메모해 두고 싶은 구절이 있을 때 사용하는데, 이것 또한 작은 힘을 무시하지 못한단 느낌이 들 정도로 애정하는 물품이다.

 

마지막, 무릎 담요-

포근하면서도 큰 부피를 차지하지 않기에 긴 겨울 독서에는 안성맞춤인 물품이다.

 

이렇게 조금씩 장만해서 사진을 올려보니 마음의 부자가 별건가 싶다.

내 마음에 충족하고 필요한 것을 적재적소에 사용하면서 독서의 느낌을 즐긴다는 것 자체가 바로 부자의 지름길이 아닐까?

 

여러분들은 책 읽으실 때 어떤 물건들을 사용하시는지요?

월터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

월터가월터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
브라이언 스티븐슨 지음, 고기탁 옮김 / 열린책들 / 2016년 10월

법 체계에 관한 여러 가지 다양한 소재로써의 이야기들이나 실화를 통해서 우리들은 간접적, 혹은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된다.

법이 만민 앞에 고루 평등한 것이고 눈을 가리고 양 손에 다른 것을 쥐고 있는 대표적인 동상을 굳이 연상시키지 않더라도 이미 곳곳에 하루가 멀다 하고 복잡한 시스템의 현대의 법이 주는 중요도는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가진 자, 아무것도 가지고 있지 않는 자, 피부, 나이, 성별, 국적을 떠나서 법 앞에서 판결을 받는다는 것은 어쩌면 사각지대에 이르러서 가장 절박하고 희망적인 메시지를 듣기 위함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 이 한 권의 책으로 인해 또 한 번 사법체계에 대한 생각을 해본다.

 

저자는 아프리카 계 미국인으로 2012년 캘리포니아 주에서 열린 TED 강연에서 “우리는 불의에 관해 말해야 합니다”라는 제목으로 미국의 사법 제도의 폐해와 정의롭지 못한 현실을 발표해 TED 역사상 가장 긴 기립 박수를 받았다고 해서 화제가 되었다고 하는 주인공이다.

 

월터저자

사실 그는 처음에 철학을 전공했지만 밥벌이가 원활하게 되지 못할 것이란 생각에 법을 공부한 사람이다.

제목 ‘월터가 나에게 가르쳐 준 것’ 은 바로 저자가 맡았던 사건의 주인공이며 그가 겪은 사건을 통해 미국의 법 체계의 통렬한 비판과 함께 무죄라고 밝히기 위해 애를 쓴 과정을 담은 이야기와 함께 그동안 그가 다룬 다른 이야기들을 통해 사법 문제에 대해 좀 더 관심을 가지게 한다.

 

흑인 월터는 배운 것은 없지만 소위 말하는 자수성가한 사람이다.

그런 그가 백인 소녀의 살인 사건의 범죄자로 지목되면서 그가 무죄임을 밝혀내는 이야기인 만큼 책 처음 제목처럼 ‘앵무새 죽이기’를 연상시킨다.

앵무새 죽이기가 인권차별에 대한 비판을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그린 책이라면 이 책은 훨씬 실생활에서 벌어진 사건인 만큼 사실적인 것을 떠나서 매우 통렬함을 느끼게 한다.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월터는 그 현장에 없었던 것이 밝혀졌음에도 불구하고 사건의 해결을 위해 모의 조작해서 범인으로 몰아가려는 경찰의 음모, 그 안엔 소설 속에서나 볼  수 있었던 상황들이 현재의 사실로 드러나는  뿌리 깊은 인종차별, 무죄한 사람들이 사형수가 되어 사형집행을 받게 되고 미성년자들이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음에도 무기 징역을 선고받는 체계, 영화 속에서 가끔 그려지는 교도소 안에서의 여성 재소자들이 다시 성폭행당하고 그 행동을 한 교도관들은 가벼운 처벌만 받는다는 인권 사각지대의 한계성들을 경험을 토대로 그려낸다.

 

가장 잊은 수 없는 장면은 사형인을 집행하는 과정인 전기의자 장면이다.

실제로 의사가 참석해 죄수가 죽었는지의 판단 여부를 하는 과정에서 죽지 않았단 사실이 밝혀지면 다시 실행하는 처벌 장면은 죄는 정말 용서받지 못할 짓이지만 사람을 처벌하는 데에 있어 꼭 이런 절차들을 실행해야만 하는 것일까? 에 대한 회의를 들게 한다.

 

무조건적으로 사형을 해야만 한다는 주의는 아니지만 정말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간으로서 차마 할 수 있는 행동이라고는 생각될 수 없는 범죄 행위를 저지른 사람들을 보면 사형에 대한 찬반에 대한 의견들을 다시 되새겨 보게 되지만 위의 경우처럼 무고한 사람들을 단지 자신들의 급급한 사건 해결 처리에 입각해 마구 몰아가는 식의 인격모독의 월권행위에 대해서는 월터가 백인이었더라도 이러한 행동들을 했을까 하는 인종의 피부색에 대한 생각까지도 넓혀보게 한다.

 

할머니는 항상 이렇게 말했다. 「브라이언, 멀리서는 무엇이 중요한지 알 수 없는 경우가 많단다. 가까이 다가가야 해.」 – p.25

 

자신의 소신대로 끝까지 밀고 나갈 수 있었던 저자의 행동 양심, 이러한 결과는 2012년 7월, 살인 사건으로 유죄 판결을 받은 미성년자들에게 종신형에 대한 헌법상의 금지 결정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고 지금도 여전히 이러한 분야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그렇지만 책에서도 밝혔다시피 미국 내에서의 인종 간의 피부색에 따른 한 눈 감고 이미 확실치도 않은 사실에 대해 결정을 내리고 한 쪽 눈으로만 보려는 인간의 이기심과 인종차별에 관한 의식은 여전히 험난한 여정이 있음을 느끼게 한다.

 

월터뒷면

 

– “인종적 선입견에서 기인하는 누적된 모욕과 굴욕은 상상할 수 없는 파괴력을 갖는 법이다. 끊임없이 용의자로 지목되고, 기소되고, 감시당하고, 의심받고, 불신의 대상이 되고, 유죄 추정을 당하고, 심지어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것” – p.451
민주주의 제도에 따른 누구나 고른 법의 판결을 받을 수 있는 제도 아래 2013년 9월 11일, 치매를 앓던 월터가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  “그는 내게 가난하고 결백한 사람보다 부유하고 유죄인 사람을 대우하기만 하는 형사 사법 제도를 왜 개혁해야 하는지 가르쳐 주었다. 가난한 사람들에게 필요한 법률적 도움을 제공하지 않고, 죄의 유무보다 부와 지위를 더 중시하는 제도는 바뀌어야 한다. 월터의 사건을 통해 나는 두려움과 분노가 정의에 위협이 된다는 사실을 배웠다. “고 저자는 말한다. – p.470

 

사건의 종류도 다앙하고 그 가운데서 무죄와 유죄를 밝혀내는 과정도 중요하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다시 한번 느끼게 되는, 가장 중요한 것은 인종의 피부색을 넘어서 누구나 고루 평등하게 법의 심판을 받게 하는 인간적인 양심과 그 행위를 처리하는 과정의 깨끗한 법 체계의 구현이 절실히 필요함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 준 책이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