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탁 하나만 들어줘

부탁하나만들어줘

부탁 하나만 들어줘
다시 벨 지음, 노지양 옮김 / 현암사 / 2017년 9월

지인들의 부탁 하나만 들어줄 때 어떤 마음으로 들어주는지요?

사실 이것저것 재보면서  이익 타산을 계산하면서 들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할 만큼 우리들이 생각하는 나의 가까운 사람들의 부탁은 쉽게 받아들인다.

 

그것이 어떤 부득이 거절할 수 없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가벼운 경우가 많을 테지만 이 책 속에 나오는 부탁은 결코 가볍게만은 볼 수가 없는 회오리를 일으킨다.

 

남편과 이복 남동생이 탄 자동차가 트럭을 피하려다 두 사람 모두 죽은 아픔을 가진 싱글맘 스테파니는 자신의 유일한 혈육인 마일스란 아들과 함께 산다.

그녀의 유일한 낙이자 취미요, 자신의 생각을 같이 공유하는 사람들은 유치원 연령의 맘들과 ‘엄마’라는 이름을 가진 여성들과의 교류다.

 

이미 파워블로거로서 그 입지를 다지고 있는 그녀는 어느 날 아들과 같은 유치원에 다니고 있는 니키의 엄마, 에밀리를 만나게 되면서 같은 아들을 둔 엄마이자 동료요, 친구로서 가깝게 지내게 된다.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할 비밀 때문에 더욱 자신의 욕망을 절제하며 사는 스테파니는 패션 회사에 다니면서 아들을 키우는 워킹 맘이자 잘생긴 영국 남자인 숀을 남편을 두고 살아가는 모습을 동경하며 그녀가 가진 모든 것들을 부러워한다.

 

서로 집을 오고 가며 생활하던 중 어느 날, 에밀리가 스테파니에게  “부탁 하나만 들어줄래?”라고 말한다.

출장으로 인해 집을 비우게 되니 아들 니키의 하교를 부탁하고 보살펴 달라는 말은 서로가 서로에게 해오던 일이기에 선뜻 수락한다.

 

하지만 에밀리는 돌아오지 않았고 그 시간은 계속 흘러 실종의 상태로 결국 숀이 경찰에 신고를 하게 되는 절차를 거친다.

 

에밀리는 어디로 갔을까? 차량이나 항공 추적에도 나타나지 않는 행방불명의 존재가 된 에밀리, 니키와 마일스를 보살피며 스테파니는 자신이 올리는 블로그를 통해 심정과 에밀리의 존재를 알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면 알려줄 것을 부탁하는 행동을 하게 되고 숀과는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너면서도 에밀리에 대한 애틋한 생각은 멈출 수가 없는 생활이 지속된다.

 

누구나 자신이 간직하고 있는 하나의 비밀을 있다는 설정을 갖고 있는 이 책은 요즘 유행처럼 출간되고 있는 도메스틱 스릴러의 전형을 따르고 있다.

 

스테파니가 죽음까지 갖고 갈 자신의 비밀을 에밀리에게 털어놓았을 때 그 비밀은 이제 혼자만이 간직한 비밀이 아닌  동반자로서의 비밀을 알게 된 에밀리가 있었고 에밀리와 숀과의 무언의 비밀들은 스테파니와는 다른 또 다른 비밀들을 모두 갖게 되는 설정을 이룬다.

 

책은 세 명이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다른 관점을 통해서 각기 어떻게 사건의 본질을 생각하고 있는지,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고 배신의 행위로 치닫는 과정과 말 한마디로 인해 물러설 수 없는 관계 속으로 빠져들게 되는 설정들이 끔찍함을 드러낸다.

 

자신과 모처럼 뜻이 맞고 모든 점을 공유하고 있다고 생각했던 스테파니의 잘못된 생각일까?

어쩌면 스테파니 그녀 자신이 너무 외로웠고 자신의 뜻과 맞는 사람이 만나지 못하고 있던 중  에밀리를 만남으로써 자신이 보고자 한 부분만 봐왔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이 책에서 드러내고자 하는 중심의 근간을 이룬다.

 

-나는 그래서 그럭저럭 잘 지냈는지도 모른다. 어쩌면 타인과 분란 없이 잘 지내는 방법은, 말하고 싶지 않은 건 생략하고 커다란 거짓말을 해 가면서 사는 것인지도 모른다. -p 363

 

내가 사랑해서 결혼한 사람에 대해 부부들은 얼마나 상대방에 대해 진실을 알고 있는 것인지, 굳이 밝힐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 부분들이 결국은 사건 자체의 도구로 활용이 되면서 나가 믿고 있는 이 모든 것들이 진실이 섞인 부분이나 있는 것인지에 대한 의심마저도 일으키게 되는 이야기의 구성이 흥미롭게 이끌어 나간다.

 

타인들이 보기엔 결코 할 수 없을 일을 진행시키는 계획도 그렇지만 계속 헤어 나올 수없게 만드는 절묘한 대화들의 잔치는 허를 찌름과 동시에 답답함을 보인다.

 

세상에는 권선징악과 선과 악이 있을 때 결국 선이 이긴다고 하는 것이 제대로 된 결과라고 생각할 때 이 책은 이 모든 것들을 뒤집는  진실이 무너지는 허무함과 박탈감을 느끼게 해 준다.

 

자신이 생각하고 있는 타인에 대한 생각들, 타인들이 바라보는 나 자신에 대한 생각들 중에는 과연 어느 부분들이 진실된 생각들일까?를 묻게 되는 책, 지금 이 순간 내 주위에 있는 사람들을 다시 둘러보게 된다.

 

첫 소설로 영화사로부터 콜을 받을 정도로 인정받은 작품인 만큼 또 다른 스릴의 맛을 기대하는 독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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