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7년 12월 28일

팬텀

팬텀 형사 해리 홀레 시리즈 9
요 네스뵈 지음, 문희경 옮김 / 비채 / 2017년 12월

한 작가의 손에 탄생된 시리즈물의 주인공들의 활약은 연작 형태이면서도 독립

 

 

된 책 출간도 겸하고 있는 이점을 통해 독자들에게 매번 새로움을 선사한다

.

 

그런 의미에서 해리홀레 시리즈를 만나지도 시간이 흐른 시점이 되고 있지만

 

여전히 작가가 그려온 해리란 인물에 대한 사랑은 변함이 없다고 자부한다.

 

처음 대했던 ‘헤드헌터’ 이후 시리즈 물로 출간 순서는 뒤바뀌어 출간이 되었지만

 

 

해리의 활약은 기대감과 충족감, 연민, 동정 그 이상의 무언가를 선사하게 만든다.

 

 

 

 

 

오랫동안 손꼽아 기다려왔던 해리홀레 시리즈에서도 유독 이 팬텀에 대한 기대가

 

컸던 이유중의 하나도 바로 연작의 형태이되 독립된 형태로 읽어도 무방하게 글을

 

써온 작가에 대한 신뢰가 컸다고 할 수 있다.

 

영화 상영 중으로 알고 있는 스노우 맨에 이어 레오파드의 뒤를 이은 책이 바로 팬

 

텀이다.

 

스노+레오

 

달리 말하면 해리 홀레 시리즈 중에서도 이 세 권을 연이어 읽는다면 바로 그

 

배경과 연작의 설명이 되는, 그러면서 해리 홀레의 변화된 심경과 활동의

 

영역변화와 행동들까지를 시간 순으로 읽어갈 수 있는 시리즈 물이다.

 

 

 

 

 

레오파드에서 연인 리켈과 그녀의 아들 올레그와 헤어진 후에 다시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 해리는 자신의 예전 상관을 찾아가 마약관련 사건을 조사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한다.

 

 

이유인즉, 올레그가 마약관련과 연관되어 감옥에 수감이 되어 있는 상태로 이 사건

 

배후를 조사하기 위해 애를 쓰게 되는 해리-

 

 

책은 올레그를 마약소굴에 빠지게 만드는 구스토란 아이의 시선으로 그려진 회상,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거리의 마약 왕의 왕좌에 오른 비밀에 쌓인 인물, 그 인물의

 

수하에 놓인 사람들의 행동 반경에 의해 경찰의 버너역할을 하게 되는 사람, 비행

 

기 조종사의 신분을 이용해 마약을 손쉽게 국내에 들여오고 가져나가는 행동을 통

 

해 사건은 일파만파로 크게 번지게 되는 경황들을 그린다.

 

 

 

 

해리의 수사 반경은 여전히 날카롭다.

 

글 한 구절 한 구절을 무심코 넘기다 보면 어느 한 순간 이것이 결정적인 근거로 생

 

각될 수도 있다는 점을 느끼게 해 주는 말과 행동, 그 가운데서 유독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해리의 생각과 행동은 비록 나 자신의 혈육은 아니지만 본의 아니게 레오

 

파드에서 두 사람에게 아픔을 지니게 만들었다는 점에 근거해 멀리할 수밖에 없었

 

던 사정들이 올레그에겐 친아버지 이상으로 생각했던 해리에 대한 실망감으로 이

 

어졌다는 사실이다.

 

 

 

 

 

바쁜 엄마를 뒤로하고 거리에서 만난 구스토를 통해 마약의 길로 발을 들이게

된 사연과 죽어가는 구스토의 회상을 통해 이야기의 전개는 작은 조각들이 하나 둘

모이면서 큰 그림을 완성해가는 형식을 취한다.

 

 

 

올레그에 대한 해리의 생각, 친 아버지는 아니지만 여전히 아들 이상으로 생각하는

 

심정과 라켈과의 인연을 통해 또 다른 사건의 해결 실마리를 연결하고 해결하는

 

모습들은 전작에 이어서 여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다만 전작에서 보였던 치열하게 자신의 목숨을 담보로 무자비하게 활약하는

 

모습의 반전으로 여길 수도 있는 부성애를 느끼게 되는 감정들은 죽음보다도 더

 

치열하게 경험하게 만드는 마약상의 극악무도한 감정과도 대비되는 효과를

 

보인다.

 

 

–  “감방은 죽음보다 지독해. 해리. 죽음은 간단하지. 영혼을 자유롭게 풀어주니까. 한데 감방은 인간성이 남아나지 않을 때까지 영혼을 먹어 치워. 그러다 유령이 될 때까지.”

 

 

 

정해진 루트를 벗어난 행동을 했던 구스토를 처벌하지 않았던 마약상의 비밀은

 

해리의 감정과는 상반된 이미지로 비쳐질 만큼 그려지며 특히 마지막 구스토를

 

죽인 범인의 정체는 반전의 극치를 보인다.

 

 

 

마약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는 영혼들, 결국 같은 동료끼리 배신하고 배신당하지

 

않으려고 총을 잡을 수 밖에 없었던 가여운 사람들은 이미 그 영혼을 마약에 팔아

 

넘긴 유령의 모습 그 자체요, 감옥에서 죽었을 때에 비로소 유령으로서 자유로워진

 

다는 의미에서 이 책의 제목은 읽고 나면 더욱 섬뜩함을 지니게 한다.

 

 

 

 

동유럽과 구 소련일대, 그리고 새롭게 떠오르는 북유럽 마약루트의 이야기를

 

펼치면서 올레그를 구하기 위해 애를 쓰는 해리의 모습은 말한 마디조차 제대로

 

따뜻함을 던지는 인물은 아니지만 그 속마음만은 결코 자신의 핏줄로 태어난

 

아이를 가진 아버지들 이상의 사랑을 보인단 점에서 타 책에 서 볼 수 있었던

 

해리의 행동과는 다른 반전이라고 느낄 수가 있다.

 

 

 

철저히 비밀에 싸인 정체들을 밝혀나가는 과정 속에 사랑과 아픔, 대체해 줄 수 없

 

는 사실 앞에서 안타까움을 지니는 해리의 모습이 여전히 책을 덮고서도 진한 여운

 

을 남기게 한다.

 

 

 

다음 시리즈를 벌써부터 기다리게 만드는 매력의 요 네스뵈의 신작, 올 겨울 팬텀

 

으로 우리들의 해리를 만나보면 어떨까?

 

 

 

 

 

마녀의 씨

마녀의씨마녀의 씨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마거릿 애트우드 지음, 송은주 옮김 / 현대문학 / 2017년 11월

고전이라고 말하는 작품들을 읽을 때면 세월이 흘렀어도 작품 속에 녹아든  인간들의 모습들을 읽노라면 새삼 왜 고전이라고 부르는지를 알게 될 때가 있다.

 

특히 어린 시절 즐겨 읽었던 셰익스피어의 작품들은 언제 읽어도 지루함을 모르게 되는 것들 중에 하나인데, 이 책은 셰익스피어 서거 400주년을 맞이하여 그의  여러 작품들을 유명 작가들의 손에 재해석하고 다듬어진 또 다른 작품으로 만나볼 수 있는 기회를 준 작품이다.

 

이 책의 소재를 다룬 셰익스피어의 작품은 ‘템페스트’다.

이 작품 속에 들어있는 주인공들과 그 배경을 현대적인 해석으로 다시 풀어쓴 저자의 다른 느낌과 같은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작품은 원작의 배경이 섬이라면 여기는 교도소를 배경으로 한다.

 

잘 나가는 연극 연출가인 필릭스는 자신의 모든 일처리를 도맡아 해주던 비서 토니로부터 배신을 당한다.

그것도 자신의 동창생과 같이 공모한 듯한 느낌을 주는 뉘앙스, 무방비 상태로 쫓겨난 그는 이제 가족조차도 없는 홀아비다.

사랑하는 아내도 죽고 늦은 나이에 얻은 딸 미란다마저 어린 나이에 병으로 죽게 된 그 쓸쓸함, 필릭스는 세상으로부터 멀어지고 점차 은둔의 세상으로 접어든다.

 

하지만 자신을 이토록 만든 토니를 결코 용서할 수 없는 복수심에 불타오른 심정은 가실 줄 몰랐으며, 그의 출세를 관심 있게 주시한다.

 

어느 날 교도소에서 죄수들을 대상으로 문예창작을 가르친다는 공고를 접한 그, 제2의 이름인 듀크란 이름으로 강연과 연극을 통해 점차 세상으로 발걸음을 옮기게 되는데, 드디어 자신을 이 지경으로 몰아넣은 사람들을 만나게 될 기회가 다가오게 된다.

 

책의 내용은 원작 속의 내용인 배신과 복수, 그리고 무엇이 중요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는 과정이 현대로 옮겨와 독자들에게 그 느낌을 고스란히 전달해준다.

 

동생 안토니오에 의해 밀라노의 공작이란 직위를 빼앗기고 파도를 만나 섬에 고립된 주인공 프로스페로가 자신의 딸 미란다와 함께 그곳의 괴물 캘리반과 에어리얼과 같이 생활하면서 같은 처지로 섬에 온 동생에 대해 복수를 그린 템페스트의 내용을 필릭스는 의도적으로 이 작품을 선택하고 죄수들에게 맞는 역할을 주면서 연극 무대에 올리는 과정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필릭스와  죄수들이 나누는 대화들은 이 한편의 책 속에 연극 과정을 보는 듯하는 느낌을 준다.

 

모든 것을 읽어버리고 남은 것이라곤 영혼조차도 없는 필릭스, 그가 각오를 다지고 복수의 칼날을 다지면서 비로소 상대에게 그 칼날을 겨누게 되지만 결코 시원한 느낌을 받을 수가 없음을 깨닫게 된다.

 

오랜 시간 그렇게 원한 것을 이루어낸 시점에서 왜 필릭스는 그 복수마저 허무하다고 느꼈을까?

인간의 복수심은 또 다른 복수심에 이르게 되고 그 복수를 갚았다고는 여겨지더라도 결코 완성된 인생의 모습은 가질 수없다는 것을 알게 되었기 때문일까?

 

그런 의미에서 어린 나이에 죽은 미란다의 환영을 곁에 두고 진정으로 떠나보내지 못했던 필릭스가 원수에게 던진 복수를 통해 비로소 미란다를 놓아주었다는 사실, 그 자신도 결국은 오랜 시간 동안 복수라는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살았음을 깨닫는 과정이 인생의 중요한 것은 진정으로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된다.

 

말년의 셰익스피어가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애착을 느꼈다는 템페스트-

현대적인 재해석으로 탄생된 이 작품과 함께 고전과 비교해보면서 읽어도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