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8년 3월 11일

뉴 보이

뉴보이

뉴 보이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
트레이시 슈발리에 지음, 박현주 옮김 / 현대문학 / 2018년 2월

 ‘호가스 셰익스피어 시리즈’의  다섯 번째 작품인 뉴 보이-

 

셰익스피어 사후 400주년을 기념하여 그의 작품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놓은 현존하는 작가들의 작품이란 점에서 원작과 비교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번 작품의 재 해석 저자는 트레이시 슈발리에다.

‘스트 런어웨이’ 작품을 재밌게 읽은 기억이 있기 때문에 원작의 재해석을 어떻게 표현했을까에 대한 궁금증이 많았다.

 

그녀가 선택한 뉴 보이의 원작은 ‘오셀로’다.

어릴 적 읽었던 오셀로란 작품에 대한 강렬함은 피부색을 떠나 사랑하는 연인들의 모습이 어떻게 믿음의 배신과 주변의 이간질로 인해 파멸의 길을 걷는지에 대한 구도가 다른 작품에서 볼 수 없었던 신선함 그 자체였다.

 

여기에 이 작품을 현대적으로 내놓은 저자는 역시 원작의 맛과는 다른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1970년대 미국 워싱턴의 외곽 초등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이야기는 전학 온 흑인 아이 ‘오’와 ‘오’에게 관심을 두고 있는 전교에서 예쁘고 인기 많은 백인 소녀 ‘디’의 관계를 시작으로 하루 동안에 벌어진 일을 다룬다.

 

유일한 흑인 전학생이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나더니 만인의 흠모의 대상이었던 ‘디’의 관심을 받게 된 사실은 시기심을 유발하게 되고 특히 계략을 꾸민 이언의 행동은 그의 여자 친구 미미까지 연결되면서 오셀로에서 나오는 비극의 전조를 충실히 따른다.

 

이 책을 읽으면서 시대가 1970년대라고는 하지만 셰익스피어가 그린 오셀로의 시대 배경과 무엇이 다른가를 묻게 된다.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우월성에 근거한 시기심, 오셀로에서 등장했던 결정적인 손수건의 사건이 여기서는 필통으로 대체되고 계략을 꾸민 이언의 역할이 오셀로에서의 그 역할을 충실히 했던 인물로 대변되는 것까지, 저자는 초등학생들이란 신분을 감안해서 읽을 때 오히려 너무 잔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되지만 이 역시도 한 면만 보고서 생각할 때가 그렇다는 것을 느낀다.

 

시대와 나이를 떠나 인간의 고정관념이 얼마나 무섭게 자리 잡고 있는지, 자신보다 한 수준 낮다고 생각되는 흑인이란 인종에 대한 차별적인 생각들, 흑. 백의 관계가 전혀 이루어질 수 없을 것 같은 상황이 오히려 반전을 이루게 되자 이를 계기로 용납하지 않으려는 또 다른 편견에 쌓인 이언이란 캐릭터는 과거에서 현재까지 여전히 그 지속성이 유효함을 극명하게 드러내 보인다.

 

오셀로를 읽었을 때 안타까웠던 점이었던 진실의 부분을 좀 더 전장의 군인답게 철저하게 조사했더라면 그들의 비극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란 안타까움처럼 ‘오’ 또한 자신의 필통이 블랑카의 손에 들어간 이유를 물었다면 오해로 쌓이진 않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을 같이 비교해 보게 하는 저자의 구성이 책 몰입을 높인다.

 

고전을 읽을 필요성은 느끼고 있지만 막상 쉽게 손에 잡히질 않는 작품들이 있다는 것을 생각해 볼 때 이 책을 통해 느껴보는 고전문학이 주는 가치성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일독의 필요성을 느끼게 해 준 책이 아닌가 싶다.

 

디너클럽

 

디너

디너 클럽
사스키아 노르트 지음, 이원열 옮김 / 박하 / 2018년 2월

표지가 상당히 매혹적이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팜므파탈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해야 할지,,,

눈길을 끄는 강렬함이 인상적인 책이다.

 

네덜란드 소설을 많이 접해보지 않은 상태에서 이 책은  네덜란드의 스릴러 여왕이라고 불린다는 사스키아 노르트 소설이다.

 

대도시에서 이웃 간에 살고 있는 사람이 누군지 모를 정도의 바쁜 생활 속에 복잡하고 피곤한 생활에 젖어있던 카렌은 아이들의 교육과 좀 더 목가적인 삶을 살고 싶어 교외 마을로 이사 오게 된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오히려 지루함을 느껴가는 카렌의 시선을 통해 독자들은 체감하게 된다.

 

우연한 기회에 한네커, 파트리시아, 바베터, 앙겔라와 함께 어울리면서 그녀들은 디너클럽이란 모임을 만들게 되고 이에 그녀의 남편들까지 서로 사업관계로 연결되는 사이로 발전이 된다.

 

그러던 차, 바베터의 남편이 스스로 집에 불을 지르고 온 가족이 함께 죽음이란 길을 선택했지만 결국 남편만 죽게 되고 바베터와 자녀들을 간신히 목숨을 건지게 된다.

 

이 죽음을 계기로  디너클럽은 미세한 흔들림의 묘한 변화를 겪게 되고 더군다나 멤버 중 하나가 원인불명의 추락 사고로 중환자실로 옮겨지게 되면서 클럽의 모임은 균열의 폭을 더욱 증폭시키게 된다.

 

남들이 보기엔 모든 것을 갖추고 살아가는 모습처럼 보이는 중산층의 가정 모습을 겉과 안의 전혀 다른 면들을 대조해 보임으로써 인간의 심리 변화와 그들이 간직한 끈적한 비밀들, 인간들의 욕망과 결부된 결과들이 긴장감 조성도와 소유의 집착들을 아주 잘 보인 작품이 아닌가 싶다.

 

 

치정극을 포함한 내용들의 설정이 위기의 주부들을 연상시킨다는 말처럼 딱 들어맞는 말이란 생각이 들 정도로 선망의 대상들이 어떤 모습으로 감추며 살아가는지를 묘사한 저자의 글은 겉만 다가 아니란 사실을 일깨워준다.

 

처음 대한 작품이지만 심리 표현이 좋다고 생각되며, 가깝다고 생각했던 멤버들의 속 마음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현실적인 위태위태한 모습들이 끈적끈적한 여운을 남기며 그렸다는 점에서  스릴러의 맛을 제대로 느껴가며 읽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