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8년 6월 16일

고양이 1.2

고양이[세트] 고양이 1~2 세트- 전2권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전미연 옮김 / 열린책들 / 2018년 5월

기상천외한 소재를 통해 인간의 욕망과 그릇된 욕구에 일침을 가하는 작가의 새로운 신작이다.

 

첫 만남이었던 개미의 강렬함 때문이었을까? 그 이후에도 여전히 그의 작품을 사랑하는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 이번에 접한 고양이란 작품은 또 하나의 경고를 울려준 작품이다.

 

사람의 인식이 아닌 고양이의 시점으로 그려진 책은 나쓰메 소세키의 작품을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와는 다른 현재의 인류의 그릇된 행동과 모습들을 그렸다는 점에서 시대의 흐름을 느끼게 한다.

 

파리에 살고 있는 암고양이 바스테트는 인간인 집사가 틀어놓는 TV 화면과 골목마다 울리는 총성으로 인해 안락함이 점차 무너짐을 느끼게 된다.

 

이웃인 옆집에 살고 있는 고양이 피타고라스를 우연히 알게 되고 친구가 되는데, 이 피타고라스는 고양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많을 것을 알고 있는 인간들과 유사한 생각하는 인지를 갖고 있다.

 

알고 보니 인간들이 행했던 실험대상의 고양이였고 때문에 인간사회에 대해 바스테트보다 훨씬 유리한 입장에 놓인 고양이란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러한 유대관계는 파리 전역에서 벌어지고 있던 극렬 종교집단이 행하는 과격시위와 전쟁이 선포되면서 전시상황에 이르게 되고 이후 고양이는 페스트를 일으키는 쥐떼들을 피해 다른 곳으로 피신하려는 계획을 세우게 된다.

 

그러려면 인간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 인간의 곁에 오래 머물렀지만 소통을 할 수 없었던 바스테트는 과연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고 자신들이 원하는 목적을 성취할 수 있을까?

 

저자의 독특한 관찰자 시점의 탁월한 시선들을 여전히 필력을 통해 발휘가 된다.

인간의 자신감의 도태에 빠진 전시상황과 그에 맞물리는 이기주의에 빠져 행해지는 극단적인 선택들, 평온하던 도시 자체가 한순간에 전시상황으로 바뀌는 모습들은 현재의 인류 전역에서 벌어지는 세태들을 그려낸다.

 

동물의 시선으로 그려진 작품이기에 더욱 읽는 과정에서 느끼는 부끄러움은 우리 인간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상징이라고 생각된다.

 

끝없는 인간의 탐욕과 절제를 모르는 이기심, 종교적인 것에 부합된다고 생각되는 일렬의 극렬행동들을 비웃듯 저자는 고양이인 동물이 어떻게 우리 인간들의 세상을 바라보는지를 통해 우리들의 반성을 요구하는 한편 결코 희망을 놓쳐서는 안된다는 글도 포함한다.

 

그렇기에 저자의 기존 작품들도 그렇지만 미래를 지향해 나가는 우리 인간들의 삶, 그 근원의 밑바닥을 이루는 양심적인 희망은 아직도 있다는 뉘앙스를, 그렇기에 이 작품을 통해 또 한 번 우리 인간들의 잘못된 부분들을 반성해 볼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스님, 어떤 게 잘 사는겁니까

스님어떤것이ㅐ스님, 어떤 게 잘 사는 겁니까
명진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5월

봉은사 주지로서 한때 몸 담았던 스님, 다른 유명 스님들이 들려주시는 말과 같이 촌철살인의 말을 적재적소로 쏟아내는 명진 스님의 책을 접했다.

 

종교라는 것, 특히 세속과는 다른 세상에서 몸 담아오신 분의 글이란 점에서,  종교를 통해 자신을 다스렸던 스님이 들려주는 인생의 모습에 대해 궁금증이 일었다.

 

살아가면서 뜻하지 않게 겪게 되는 어려움과 그 가운데 희로애락의 여러 감정들을 느끼며 살아가는 ‘인생’이라고 불리는 것-

 

글을 읽으면서 어떤 삶을 살아가야 진정으로 내가 생각하는 인생인지를, 그리고 시국과 연관된 스님 자신이 생각하는 종교인으로서의 자세와 속세의 삶에서 느꼈던 희로애락의 감정을 같이 느껴보게 된다.

 

잘 사는 방법에 대한 진지한 성찰의 물음, 그 근원은 다름 아닌 묻는 것이란다.

불교에서 실행하는 자신과의 싸움이자 종교적인 실천방안으로써 행해지는 이러한 모습들은 보통의 우리들이 쉽게 할 수는 없겠지만 그 근접방안으로써의 끝까지 진지함을 놓지 않는 물음이 필요하단 생각을 해 본다.

 

 

– 잘 사는 법은 잘 묻는 것이다. 수행에 있어 중요한 것은 답이 아니라 질문이다. 그 질문을 계속 유지하는 상태다. 화두는 답이 나오지 않는 막막한 물음인 셈이다. 우리를 미궁 속으로 끌고 가는 질문은 좋은 질문이다. -p 149


오늘이 제일 젊은 날이요, 평온하게 보낸다는 자체가 기적이라고 한 말이 기억난다.

맞는 말이다.

어제는 다시 돌아갈 수 없는 과거요, 미래 또한 온다지만 어떤 일들이 생겨날지 모르는 막막하단 감정 앞에서 현재의 오늘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나 자신 스스로가 어떤 실천과 생각을 하며 살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깨달음을 던져준 책이다.

 

 

죽을 때는 아무리 돈과 권력이 있다고 한들 모두 빈손으로 떠나야 함을 우리는 때때로 잊고 산다.

모두가 죽음 앞에서는 평등하고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인생의 마침표는 어떤 자세로 살아가야 좋은 인생인지를, 스님의 말씀처럼 끊임없이 나 자신에게 물어보고 그 물음의 끝은 어떤 가치를 두어야 하는지에 대한 성찰의 말들은 많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꼭 어떤 패턴이 있고 그 패턴에 맞는 삶을 실천하는 것만이 좋은 인생이란 것은 없다.

누구나 주어진 환경이 다르고 생각과 가치관이 다르기에 타인의 삶을 보면서 도움은 받을 수 있어도 정작 나가 살아가야 하는 나침반의 기준은 나 자신의 생각에 좀 더 충실함이 필요함을 느끼게 해 준 책, 종교를 떠나 보편적이고 때로는 종교인이란 인식을 떠나 스님이 겪었던 아픈 가족사의 이야기를 통해 진솔한 삶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볼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시간을 멈추는 법

시간을 멈추는법시간을 멈추는 법
매트 헤이그 지음, 최필원 옮김 / 북폴리오 / 2018년 6월

가끔 내가 원하는 시간대로 돌아갈 수만 있다면 당시 해보지 못하거나 해결되지 못했던 것을 원활하게 이루기 쉽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할 때가 있다.

 

시간은 우리가 멈추라고 해서 멈추어주는 것도 아니고 그저 유유히 흘러가는 것을 토대로 우리들은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런데 정말 자신이 원하지도 않는 시간대를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면, 과연 그는 행복할까?

 

톰 해저드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사람이다.

그가 하고 있는 일들도 그렇고 생김새도 그렇고 그런 보통의 사람, 하지만 그에게는 말 못 할 비밀이 있다.

 

40대 초반의 나이로 생각되는 외모지만 실제 그는 보통 사람들보다 15배나 느리게 늙는 신체조건 탓에 살아온 세월만 해도 벌써 수세기에 해당된다는 사실-

 

1581년에 태어났고 여전히 살아가고 있는 희귀병을 갖고 있는 그, 당연히 책 속에는 그가 함께 살아왔던 당대 유명 인사들인 셰익스피어가 존재했고 재즈가 넘쳐나던 1900년대의 파리, 특히 그가 곁에 책을 펼쳐놓고 읽었던 책의 저자인 스콧 피츠제럴드와 함께 했던 사실들까지 그리는 이야기의 구성은 마치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와 과거를 오고 가는 재미를 준다.

 

하지만 그는 결코 행복하지 않다.

당시 그가 태어난 시대인 중세는 자신의 병으로 인해 엄마가 마녀로 오인받아 죽음에 이르렀고 사랑에 빠졌던 여인은 전염병으로 죽었으며, 이제 그의 희망이 된 단 하나 남겨진, 자신과 같은 병을 가진 딸의 행방을 찾는 일까지를 그리는 이야기는 시종 지루함을 모르게 한다.

 

나이가 먹는다는 사실 앞에서 일반 사람들이 느끼는 여러 가지 복합적인 생각을 뒤로하게 하는 이 소설은 자신이 태어났던 시대는 마녀사냥으로, 현재에는 자신의 희귀병을 연구하고자 접근하는 현대의학의 힘 앞에서 겪는 고충을 그려낸다.

 

세상 사람들이 자신의 비밀을 알아채지 못하게 하는 조건으로 8년마다 옮겨 다니는 생활, 사랑에 빠지지 않는다는 조건, 딸을 찾아주겠다는 은밀한 제안까지…

 

과연 그는 결코 사랑에 빠지지 않을 것 같았던 자신의 모습이 사랑에 한순간에 빠지게 되고 나쁜 악의 무리로부터 딸을 찾아 보호할 수 있을 것인지를 그린 모험담이 함께 들어 있어 재미를 추구하고 인생의 모습까지도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이란 생각이 든다.

 

며칠 전 기사에 100세에 다가서는 노학자의 인터뷰를 읽은 적이 있다.

나이가 먹을수록 가장 절실하게 느끼는 것은 고독과 외로움이란 말이 왠지 다르게 느껴졌다.

 

아무런 병 없이 천년을 살아간다면 좋을 것 같단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나 인터뷰를 통해서나 인간의 삶을 추구하는 데에 있어서 진정으로 무엇이 소중한 것인지를 생각해 보는 계기를 주었다.

 

오직 현재만 살아가는 톰 해저드 앞에 과연 그가 원하는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까?

 

 

책은 정말 술술 넘어간다.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게 되는 책답게 역시나 영화로 확정이 된다고 하고, 더군다나 셜록홈즈로 유명세를 탄 베네딕트 컴버베치 주연으로 나온다니 더욱 그 기대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저자가 실제로 우울증을 앓고 있는 상태에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책을 썼다는데 정말 이러한 기막힌 소재의 설정과 그 안에서 다뤄지는 이야기의 재미는 저자의 필력을 의심하게 만든다.

 

과거, 현재, 사랑, 부성애를 모두 드러낸 책, 한번 읽어도 좋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