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짜별 글 목록: 2018년 6월 19일

신들의 시간

신들의 시간

신들의 시간 – 메소아메리카의 고대 문명
정혜주 지음 / 틀을깨는생각 / 2018년 5월

다큐멘터리를 통해 알 수 있었던 라틴 아메리카, 특히 마야 문명이 속해 있는 메소아메리카 문명에 대해서는 봐도 봐도 신기하고 궁금증이 여전히 있음을 느낀다.

 

특히 가장 널리 알려진 마야 문명과 아즈텍 문명에 대해서는 왜 그들이 갑자기 사라져 버렸는지에 대한 다양한 해석과 유적 발굴을 통해 짐작만 할 뿐, 어떤 뚜렷한 그들의 역사를 알아내는 과정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그동안 서양 학자들이 다룬 책들을 통해 이들의 문명에 대해서는 조금씩 아는 수준이었고 마침 우리나라 저자가 다룬 이 세계의 책은 처음이라 비교해 보는 즐거움도 가진 책이다.

 

흔히 말하는 중남미, 그중에서 메소아메리카라고 불리는 곳은 중부지역을 말한다.

이 지역의 고대 문명들이 모두 한데 모여있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한데 이 책은 세 문명을 다룬다.

 

신지도

 

 

마야, 떼오띠우아깐, 아스떼까를 다룬 문명은 저자가 실제로 멕시코에서 고고학을 전공하고 유물 유적을 발굴하고 이 문명에 관해 다뤘다는 점에서 참신한 느낌이 들게 한다.

 

세계 유명 문명의 발생들이 그렇지만 자연적인 이점을 이용해서 성장했다는 점에서 이 세 문명들도 같은 맥락을 이어간다.

 

책 첫 장인 마야 문명의 고대 신들을 위시한 첫 태동부터 하나의 나라로, 문명으로 이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고 다음 문명인 떼오디우아깐 문명은 지명이 익숙하지 않은 탓인지 다른 문명보다는 새롭게 다가왔다.

 

이 문명이 기원전 300년부터 100년 사이에 이루어졌고 메소아메리카 문명 중에서도 가장 도시적인 면을 건설했다고 하니 여태 몰랐던 새로운 문명의 지식을 쌓아가는 즐거움이 크다.

 

마지막 아즈텍 문명, 일명 아스떼까 문명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스페인의 침략으로 인해 몰락한 제국이다.

 

안타깝게도 이들의 정확한 멸망 원인은 유물 유적과 그들이 남긴 그림에 의해 해석이 되고 있다는 점이 문명의 발달과 멸망의 가장 기본적인 활자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아가는 과정도 주지만 우리와는 동떨어진 세계에 살고 있었던 그들의 찬란한 문화유적들은 사진을 통해서나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게 한다.

 

신들시간1

 

하나의 제국을 완성하기까지의 시기상으로도 어려움이 있는 과정에 지배자와 피지배자 간의 갈등, 여기에 서양문물의 매몰찬 침략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었던 역사를 생각한다면 그들의 멸망이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이미 알고 있던 문명은 더욱 새로운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간을, 미처 몰랐던 문명에 대해서는 새롭게 알아가는 시간을 준 책인 만큼 고대 문명에 관심을 가진 독자라면 이 책을 통해 새로운 독서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책이다.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미술 100

 

 

서양미술표지

알수록 다시 보는 서양미술 100
차홍규.김성진 지음 / 미래타임즈 / 2018년 6월

학창 시절 미술책에 나온 미술의 역사는 그림을 통해서 배우는 당시의 흐름을 배우는 다른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유명 화가들의 그림을 통해서 배우는 그림의 역사는 화가가 어떤 생각을 하면서 그렸는지, 흐름의 사조를 배우는 한편 그림의 색채를 통해 알아가는 기쁨이 있다.

 

이 책은 15세기부터 20세기까지 서양 미술사에 한 획을 그은 화가들의 그림에 대한 책이다.

 

총천연색의 화려한 색채감은 기본이고, 시간적 순서에 맞춰서 화가들에 대해 설명한다.

책을 보다 보면 화가들의 인생을 그들이 그린 그림을 통해 알아가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르네상스부터 현대의 미술까지 다양한 그림의 사조들은 역사적인 배경과 함께 그 시대를 살았던 화가들이 사용했던 다양한 미술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편집된 것도 어렵다고 생각하는 미술 사조에 대한 이해를 쉽게 알 수 있게 한다.

 

벨라스케스 작품1

 

 

요즘은 해외여행을 가더라도 어떤 테마를 정해서 가는 여행족들이 많다.

특히 어떤 문화사적인 흐름을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는 미술을 통해서 알아가는 점이 훨씬 수월하게 이해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는 점, 각 나라의 유명 미술관을 방문해 그곳에 걸려있는 화가들의 그림을 보면서 느껴가는 지적인 충족감을 느낄 수가 있을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이 주는 역사의 흐름과 미술사의 역사는 화가들이 그린 그림을 통해 알아가는 이해, 짤막하게 소개하는 구성이라 지루함이 느낄 수 없는 구성이다.

 

 

그림의 색채감이 실제 가본 장소에서 보는 것처럼 사실적으로 편집되고, 그림에 얽힌 이야기를 읽는 동안 미술사에 대한 흥미를 더욱 가져보게 하는 책이다.

 

도라 대미지의 일기

도라대미지일기도라 대미지의 일기
벨린다 스탈링 지음, 한은경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6월

시대를 관통하는 직업 중에는 여성들의 참여를 금기하는 것들이 있다.

특히 빅토리아 시대라는 중세 시대를 통해서라면  금기란 단어는 더욱  여성의 진취적인 활동에 제약을 많이 걸지 않았을까도 싶은데, 이런 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책을 접했다.

 

아픈 남편을 대신해 직업전선에 뛰어든 도라의 삶을 그린 이 책은 여성들에게도 생소한 직업인 제본사란 직업이다.

 

아이와 아픈 남편을 대신해 가장으로서 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환경은 당시 귀족의 제안으로 다른 책을 제본하는 일을 맡으면서 노예인 딘과의 관계, 그리고 예상치 못했던 일에 관여하게 되는 과정까지 책의 두께는 벽돌처럼 두껍지만 전혀 지루함을 모르고 읽게 한다.

 

도라의 내면에 움츠리고 있었던 사랑에 대한 욕망, 지금도 보이지 않거나 눈에 확연히 띄는 인종차별, 모성애, 그리고 자신이 진정으로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자각해 깨달아나가는 자립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그린다.

 

대대로 내려오는 여성으로 태어났기에 감수하며 살아갈 수밖에 없는 당시 시대의 차별적인 시선과 흐름, 심지어 도라의 어머니마저 자신의 딸에게 했던 말들은 자신이 그렇게 살아왔고 수긍을 할 수밖에 없었던 당시의 핍박한 삶을 그대로 투영한다.

 

 

유일한 데뷔작이자 마지막 작품이 된 이 책은 당시 시대를 철저히 고증한 노력이 엿보인 작품이자 여성의 눈으로 그린 여성에 대한 이야기란 점에서 느끼는 바가 큰 작품이다.

 

여자란 원하는 것의 절반만 기대하며 살아가야 한다고 말하던 시대, 그것을 거스르며 자신의 삶에 대해 새롭게 눈을 뜬 도라의 인생을 통해 자신의 삶에 대한 개척과 자립이란  말을 다시 되새겨보게 된 책이다.

브레이크 다운

브레이크다운브레이크 다운
B. A. 패리스 지음, 이수영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6월

심리 스릴러의 전형적인 느낌이 물씬 풍기는 소설이다.

오랫동안 치매를 앓아온 엄마를 간호하다 엄마가 돌아가시자 자신의 삶을 살기 시작한 캐시는 교사로서, 자상한 남편 매튜와 함께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어느 날 방학을 앞두고 교사들과의 회식을 끝마치고 집으로 가던 중 비가 사납게 몰아치자 남편은 숲길을 우회해서 집으로 돌아올 것을 말한다.

하지만 지름길인 그 길을 통과하려는 캐시, 우연찮게 그 길에서 한 대의 자동차를 발견하게 되고 그 차 안에 한 여자가 있는 것을 보게 된다.

 

도움을 청하는 것인지, 아니면 누구를 기다리는 것인지에 대한 갈등, 그냥 그렇게 지나쳐온 캐시는 다음 날 그 숲길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음을, 더군다나 자신이 알던 여인이었음을 알게 된 후 자책감에 괴로워한다.

 

자신이 도와주지 못했단 그 사실 이후 집에는 이상한 전화가 걸려오게 되고 엄마의 초기 치매현상처럼 여기는 잊어버리는 증세가 심해지는데…

 

전형적인 여성 심리 스릴러답게 전개는 느리게 전개된다.

자신이 결코 잊어버린 적이 없었다고 자부하는 사실들이 실제로 깜박이게 되는 현상, 남편마저 지쳐가는 시간이 흐르고 자신조차도 스스로가 믿을 수 없게 되어 버리는 진행 과정이 묘사된다.

 

읽다 보면 어느 정도 범인이 이 사람이 아닐까 하는 의심의 근거가 충분히 여기저기 흩트려져 있고 다른 사람을 의심하게 만드는 장치가 여러 군데 보이는 점이 이 소설을 읽다 보면 느끼게 되는데, 그럼에도 마지막 반전의 부분은 정말 아슬아슬한 장면이란 생각이 든다.

 

마치 잠재해있던 물거품이 한꺼번에 터트릴 준비를 하고 있다가 갑자가 폭포수로 변해버리는 듯한 반전의 진실은 역시 한치 앞길은 알 수 없는 인간의 욕망을 제대로 그려냈다는 생각이 든다.

 

 

감춰진 진실의 퍼즐 조각을 역이용한 캐시의 행동도 인상적이지만 저자의 노련한 글의 전개는 독자들로 하여금 역시 반전은 이런 맛에 읽는 것이다 라고 하는 생각을 유감없이 발휘한 작품이란 생각을 하게 한다.

 

전작도 그렇지만 인간의 심리 묘사를 뛰어나게 그린 작가답게 이 작품 또한 이런 심리를 이용한 스릴을 좋아하는 독자라면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다.